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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9화 애 낳는 게 더 아파

채성휘는 임은미의 안색에는 별로 개의치 않아 하며 점잖게 걸어나가 손에 든 도시락 텀블러를 건넸다.

“집에 아주머니한테 부탁해서 끓인 삼계탕 국물이에요. 담백하게 끓였으니까 아침 안 먹었으면 이거 마셔요. 아침밥 이미 먹은 거면 나중에 수술하고 마시든지요.”

그의 따뜻한 말에 임은미는 난데없이 화를 냈다.

“이런 걸로 내가 생각을 고쳐먹을 거 같아요? 안 마셔요.”

말을 마치고 그녀는 고다정의 손을 잡아끌어 고다정의 차에 올라타서 기사한테 빨리 출발하라고 했다.

기사는 눈빛으로 고다정의 의견을 물었다.

고다정은 임은미의 말대로 하라고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떠나간 고다정의 차 꽁무니를 쳐다보다 채성휘는 짧게 한숨을 내리 쉬고는 차를 몰고 뒤쫓아갔다.

병원 가는 길에 짜증이 가득한 임은미를 보며 고다정은 이상해서 물었다.

“왜 다 얘기가 됐다면서 계속 화를 내?”

“몰라. 저 사람만 보면 화가 치미는 걸 어떡해.”

임은미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고다정은 친구의 말이 너무 어이없다는 듯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가 무언가 생각나서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

“아까 네가 한 말, 그거 뭐야? 채 선생님이 이 아이 낳기를 원해?”

고다정이 묻자마자 임은미는 기다렸다는 듯이 펄쩍 뛰었다.

“그러게 말이야! 네가 몰라서 그렇지, 저 사람 되게 웃기는 사람이다. 결혼은 하기 싫은데, 집에서 재촉하니까 이 애를 낳았으면 한다는 거야. 그러면 집에서 더는 결혼하라는 말을 안 할 거라고, 대체 날 뭐로 본 거야?!”

임은미는 말할수록 화가 나서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고다정도 눈살을 찌푸리며 채성휘의 생각에 불만을 가졌다. 그녀는 임은미의 등을 다독였다.

“네가 거절하는 게 맞아.”

“당연히 그럴 순 없지!”

너무 화가 났는지 임은미는 씩씩대며 뜨거운 콧김을 내뱉었다.

고다정은 ‘그래, 맞아, 맞아’ 하며 계속해서 그녀의 등을 쓸어내렸다.

한참 지나자 임은미는 화가 좀 많이 누그러든 거 같았고, 차도 병원 앞에 도착했다

접수와 각종 검사를 마치고 한 시간이 넘게 지나서야 수술을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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