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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8화 국제상인 연합회 만찬 연회

엄마가 내일 떠난다는 걸 듣고, 두 아이는 밤에 고다정한테 유난히도 매달렸다.

가까스로 아이들을 재우고, 고다정은 살금살금 아이들 방에서 빠져나와 서재로 향했다.

여준재한테 내일 별장에 가는 일을 얘기하려다 책상 위에서 검은 바탕에 금빛 테를 두른 심상치 않아 보이는 초대장 하나가 고다정의 눈길을 끌었다.

“이건 뭐예요?”

고다정은 초대장을 가리키며 물었다.

여준재는 그녀가 가리키는 방향에 시선을 돌리더니 그녀한테 설명했다.

“국제상인 연합회 연회 초대장이에요.”

“국제상인 연합회요?”

처음 듣는 단어에 고다정은 의문스러운 눈길로 바라봤다.

그녀의 의혹을 알고 여준재는 갑자기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시답지 않다는 듯한 눈빛을 하며 계속해서 설명해 줬다.

“이건 그냥 할 일이 없는 한가한 양반들이 자랑거리 늘어놓으려고 마련한 시시껄렁한 연회쯤으로 생각하면 돼요.”

그의 말에 고다정은 어리둥절했다. 여준재가 무슨 일에 이러한 표정을 짓는 건 처음이었다. 그냥 한 연회뿐인데 그는 매우 귀찮고 거부감을 대놓고 드러내고 있었다.

“싫으면 안 가면 되잖아요.”

“다른 사람은 안 가도 되지만, 난 안 돼요. 내가 대표니까.”

그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좋지 않은 낯빛으로 얘기했다.

이 안에 필시 무슨 일이 있겠다고 생각을 한 고다정은 궁금했지만 그의 기분에 영향 주고 싶지 않아, 더 묻지 않고 화제를 돌렸다.

고다정은 내일의 일을 이야기하려고 입을 열었는데, 여준재가 또 이어서 말하는 것이었다.

“그때 되면 다정 씨가 저랑 같이 가요, 여기.”

여준재는 그저 이 연회 핑계로 고다정을 해외에 데리고 나가 스트레스를 풀게 할 생각이었다.

한동안 실험실에만 틀어박혀 누가 자료를 훔쳐 가지 않을까 시시각각 신경을 곤두세워 노심초사하다 나니 밤에 잠도 잘 못 자고 악몽에 자꾸 시달리는 고다정을 그는 잠깐이라도 쉬게 하고 싶었다.

고다정은 그의 생각을 모르고 갑자기 연회 얘기가 또 나오니 멍해졌다가 이윽고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거절했다.

“안 돼요, 나 안 갈 거예요. 내가 가면 실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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