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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4화 여아린의 중2병

사진을 본 그녀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벌겋게 달아오른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계속 지켜보라고 해.”

“네.”

옆에 서 있던 경호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여자는 손을 흔들어 경호원을 떠나보냈고, 멀어지는 발자국 소리를 듣고는 손의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더니 곧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같은 시각, 여준재의 휴대폰이 울렸다.

발신자 표시를 본 그는 미간을 약간 찌푸리더니 계속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 모습에 고다정이 물었다.

“왜 그래요?”

“별것 아니네요. 전화 좀 받을게요.”

여준재는 말하면서 휴대폰을 귓가에 대고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무슨 일이야?”

“너 E국으로 왔다며? 왔으면 옛 친구들을 불러 한번 만나야지, 내가 먼저 전화하게 만들어?”

요염한 목소리가 휴대폰에서 흘러나왔지만 여준재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좀 바빠. 별다른 일 없다면 이만 끊을게.”

말을 마친 그는 상대방에게 말할 틈도 주지 않고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는 휴대폰을 접고는 다시 고다정의 손을 잡고 다정하게 말했다.

“이제 가요.”

“좋아요.”

고다정은 남자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지만 눈 밑 깊은 곳에는 약간의 의심이 생겼다.

그녀의 착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여준재가 방금 전화를 받은 태도가 조금 이상하게 느껴졌다.

별로 반가운 사람이 아니지만 전화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았다.

여기까지 생각한 고다정은 또 자신이 괜한 생각을 한 것 같았다.

여준재의 신분과 성격으로 누가 감히 그를 강요할 수 있을까?

곧 고다정은 잡생각을 뒤로하고 여준재와의 여행에 집중했다.

이틀 동안 그들은 수도의 명소를 거의 다 돌아다녔다.

사진도 많이 찍었고, 돌아가 두 아이와 외할머니에게 드릴 특산물도 잊지 않고 샀다.

...

셋째 날, 고다정과 여준재가 밖에서 놀고 있을 때, 갑자기 여아린의 전화가 걸려왔다.

“준재야, 너 다정이랑 E국에 왔다며?”

“네, 국제상인 연합회 행사에 참여하러 왔어요.”

여준재는 간단하게 설명했다.

여아린은 이 행사가 3년에 한 번 열리는 것을 알고 있었다.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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