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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0화 고다정은 연약하지 않다

고다정의 눈에 장난기가 뚜렷하지 않았더라면 여준재는 방금 한 말을 믿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어이없으면서도 사랑 어린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알고 싶으면 저녁에 돌아가서 내가 직접 알려줄게요.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알 필요는 없어요.”

여준재가 자기를 ‘다른 사람’으로 분류하자 유라는 빨간 입술을 살짝 깨물면서 옆에 있는 가녀린 여인에게로 시선을 돌렸고, 질투가 용솟음쳤지만 이내 내리눌렀다.

이때 그녀의 귓가에 여준재의 거리감이 느껴지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한테 무슨 일이 있어?”

“너와 상의할 중요한 일이 있어.”

일 얘기가 나오자 유라도 표정이 엄숙해졌다.

다만 그녀는 이내 입을 열지 않고 고다정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가씨, 당신의 약혼자를 몇 분간 빌릴 수 있을까요? 외부인이 있는 자리에서 할 얘기가 아니라서.”

이 말을 들은 고다정은 유라가 비밀 유지를 위해서 그런다는 걸 알면서도 자기를 외부인이라고 말한 것에 심기가 불편해졌다.

그녀가 입을 열려고 할 때, 여준재가 옆에서 불쾌해하며 말했다.

“다정 씨는 외부인이 아니야. 나의 모든 일에 대해 알 자격이 있으니까 자리를 피할 필요가 없어.”

“안 돼. 외부인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할 얘기를 제삼자가 들으면 안 돼.”

유라는 여준재와 단둘이서 상의해야 한다고 고집했다.

여준재도 태도가 단호했다.

“그렇다면 말하지 마.”

“준재야, 너 미쳤어?”

여준재가 고다정을 위해 중요한 일을 포기할 줄은 몰랐는지 유라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질투의 불길은 곧 억제할 수 없을 정도로 타올랐다.

두 사람이 자기 때문에 다투기라도 할 것 같아 고다정은 급히 나서서 여준재를 말렸다.

“비밀 유지가 필요한 일이라면 제가 자리를 피해주는 게 맞아요. 유라 씨가 고집하는 것도 협력자로서 염려되어 그러는 것이니 유라 씨한테 화내지 마세요. 마침 저도 배고프던 차라 디저트 코너에 가서 디저트를 먹고 있을 테니 두 분이 얘기 나누세요.”

그녀는 또 여준재에게 눈빛을 보냈다.

여준재는 비위를 맞추려고 웃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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