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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4화 다른 생각 하지 말아요

그날 밤, 여준재는 회사로 고다정을 데리러 왔다. 집에 돌아가며 그는 물었다.

“지선우한테 부지를 구해오라 했다면서요? 연구소 짓는다고.”

“네, 맞아요.”

고다정이 고개를 끄덕이자 여준재는 다그쳐 물었다.

“왜 연구소 지을 생각을 했어요? 회사에 새로운 프로젝트가 생긴 거예요?”

그제서야 고다정은 사실을 말했다.

“회사 일이 아니고요, 오늘 선생님이 저한테 전화가 왔어요. 국내에 연구소를 설립하고 싶으신데 모든 일을 저한테 일임할 거라고요. 나중에 연구소 관리와 신약 개발하는 것까지 전부 다요.”

“그렇군요. 저도 적당한 부지나 기성 연구소가 있는지 알아봐 줄게요.”

여준재는 자진해서 돕겠다고 했고 고다정도 그의 호의를 거절하지 않았다. 여준재의 인맥이나 정보가 자신보다 훨씬 더 넓고 빠르니 말이다.

문득 그녀는 스승님이 배치해 주신 또 다른 연구개발원이 생각나, 잠깐 고민 끝에 말을 꺼냈다.

“저, 그게...선생님께서 저 말고도 실험실에 조수 한 명이랑 연구개발원을 한 명 더 구해 주셨거든요.”

그녀의 말을 들은 여준재는 마치 텔레파시라도 통한 것처럼 그녀의 말뜻을 단번에 알아챘다.

“혹시 그 연구개발원이 저번 해주시 그 사람 맞나요?”

“네, 맞아요. 절대 다른 생각 하면 안 돼요.”

전에 해주시에서 돌아오고 나서 여준재한테 한바탕 괴롭힘을 당했던 생각이 떠올라, 고다정은 서둘러 해명하느라 바빴다. 누군가의 질투심이 불타올라 또 험하게 시달려 침실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일이 벌어질까 두려웠다.

여준재는 자신한테 쌩긋쌩긋 웃으며 살살 비위를 맞추는 그녀의 속셈을 알아차리고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그건 다정 씨가 어떻게 하는지에 달렸죠.”

“무조건 잘할게요.”

고다정은 또다시 활짝 웃으며 그를 보았다.

그 모습에 여준재는 웃으며 말머리를 돌려 물었다.

“그 사람 언제 오는데요? 도착하면 제가 호스트로서 단단히 접대를 해드려야겠는데.”

말은 그럴싸하게 해도 그가 무슨 꿍꿍인지 훤히 꿰뚫고 있는 고다정은 웃으며 눈을 가늘게 뜨고 여준재를 곁눈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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