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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8화 질투가 나 속이 발칵 뒤집히다

연회가 끝날 무렵, 고다정은 약간 취한 느낌이었다.

비록 샴페인을, 그것도 매번 아주 적은 양을 마셨지만, 건배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보니 이래저래 꽤 많이 마셔버렸다.

품에 안겨 약간 해롱해롱한 여자를 보며 여준재는 실소가 터져 나와 말했다.

“말했잖아요. 못 마실 거 같으면 마시지 말라고요. 아무도 뭐라 하는 사람 없는데.”

“안 돼요. 안 마시면 남들이 주는 축복을 못 받잖아요.”

고다정은 혀 꼬인 말투로 말하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여준재를 쳐다보더니 트림까지 했다.

여준재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눈에는 웃음기가 가득했다.

그리고 그녀한테 뭐라 말하려고 하는 그 찰나, 목덜미가 그녀의 여리여리한 팔에 휘감겼다. 그녀는 갑자기 큰소리를 치며 말했다.

“앞으로 당신은 내 거. 온 세상이 다 아는 내 거.”

“네. 당신 혼자 거예요.”

여준재는 유쾌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두 사람이 한창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그때, 심해영이 여진성의 팔짱을 끼고 그들 쪽으로 걸어왔다.

둘이 끌어안고 알콩달콩한 모습을 보며 심해영은 입꼬리가 꿈틀거리며 여준재한테 물었다.

“다정이가 취한 거니?”

“네. 취해서 이젠 데려가야 할 것 같아요. 애들은 오늘 여기서 묵게 하고 제가 내일 데리러 올게요.”

여준재가 이렇게 뒷일을 배치하자 두 부모님은 그의 속셈을 빤히 들여다보고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가보거라. 하준이 하윤이는 나랑 네 아버지가 돌볼 테니.”

여준재는 고개를 끄덕이고 고다정을 데리고 나와 차에 태워 빌라로 향했다.

돌아가는 길에 고다정은 갑자기 눈을 거슴츠레 뜨고 술주정을 부리기 시작했다.

“어머, 여기 잘생긴 오빠가 있네? 너무 잘생겼다. 잘생긴 오빠, 내가 뽀뽀해도 돼?”

말을 마치자, 그녀는 여준재의 입술에 키스하려는 흉내를 내며 얼굴을 들이밀었다.

과감하게 자기한테 들이대는 그녀의 술에 취한 모습에 여준재는 화내야 할지 웃어야 할지 몰랐다.

뭐? 잘생긴 오빠? 잘 생겨서 뽀뽀하고 싶다고?

다시는 이 여자를 밖에서 술을 마시게 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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