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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4화

...

“어떻게 그렇게 무책임하게 떠날 수 있어? 엄마를 버릴 수는 있어도 찬이까지 어떻게 버려? 임신까지 했어? 나랑 세헌이가 너 때문에 얼마나 속상했는지 알아? 너 정말 대단하다...”

한혜숙은 딸이 죽는 척을 했단 사실을 알고는 화가 치밀어 올라 끊임없이 송연아를 꾸짖었다. 송연아도 감히 말대꾸하지 못했다.

강세헌은 찬이를 안은 채 옆에서 그저 듣고 있었다. 어쩌면 한혜숙이 그가 감히 말하지 못하는 속마음을 대변해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혜숙에게 꾸중을 들으면 송연아도 정신을 차려 앞으로 더는 이런 짓을 벌이지 못할 것이다.

아무리 말 못 할 사정이 있다고 한들 송연아는 죽은 척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너 임신하고 있잖아. 배 속의 아이에게 혹시나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세헌이한테는 뭐라고 설명할 거야? 넌 어린애가 아니야, 다 큰 성인이라고. 곧 두 아이의 엄마일 텐데 사리 분별을 할 줄 알아야지. 그렇게 막 나가면 돼?”

한혜숙은 찬이를 보며 말을 이어갔다.

“봐봐, 찬이가 얼마나 컸는지. 지금 찬이는 널 못 알아보잖아. 그게 엄마로서 할 짓이야?”

찬이는 어리둥절한 채 똘망똘망한 두 눈을 뜨고 있었는데 흑포도 같은 두 눈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한혜숙과 같이 보낸 시간이 가장 많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찬이와 가장 가까운 사람은 강세헌이었다.

“네가 말해봐. 잘못했어 안 했어?”

한혜숙이 물었다.

송연아는 자기가 잘못했다는 걸 알고 있었고, 한혜숙의 꾸중도 허심하게 받아들였다. 다만 옆에서 깨고소해 하는 강세헌을 보고 그녀는 불쾌한 기분이 들었다.

분명 이 일을 일으킨 장본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그녀가 혼나는 것을 옆에서 그냥 지켜보고만 있었으니 말이다.

“잘못했어요.”

한혜숙이 한시라도 빨리 이 상황을 끝내게 하려면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잘못을 인정해야 했다.

하지만 한혜숙은 그녀가 잘못을 인정했다고 해서 꾸중을 끝내지 않았다. 오히려 전보다 더 거세게 송연아를 혼냈다.

“연아야, 앞으로 무슨 일을 할 때마다 생각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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