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심재경의 결혼식에서 걸린 현수막, 당신이 사람 시켜서 저지른 짓이잖아요. 나에게는 당신이 그 현수막을 걸었다는 증거가 있어요.」심재경은 진원우가 보낸 문자 내용을 보더니 말했다.“나랑 소민이의 결혼식에 걸린 그 현수막을 말하는 거야? 소민이가 왜 자기 결혼식에서 그런 짓을 했겠어?”심재경은 전혀 믿지 않은 눈치였다.진원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답장을 기다렸다.심씨 가문에서.샤워를 끝낸 윤소민은 화장대 앞에서 값비싼 화장품을 얼굴에 바르고 있었다.그녀는 기분이 좋은지 활력이 넘쳐 보였다.눈에 거슬리는 안이슬을 제거했고, 또 심재경의 마음을 다시 얻게 되었으니 그녀는 목적을 다 이룬 거나 다름없었다.이제 조금의 시간이 더 지나 심재경이 안이슬을 완전히 잊어버린다면 윤소민은 완벽히 그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럼 그녀는 이 ‘전쟁’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둘 것이고 심재경은 바로 그녀의 ‘전리품’일 것이다.앞으로 심재경은 그녀만의 남자가 될 것이다.이때, 화장대 위에 놓인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윤소민은 휴대폰을 들고는 문자 내용을 확인하더니 얼굴색이 확 바뀌었다.그녀는 바로 자기가 매수한 그 사람을 떠올렸다.‘그 남자 빼고는 아무도 이 일을 모를 텐데? 설마 내 돈을 더 뜯어내려고 이러는 건가?’윤소민은 조급한 마음에 휴대폰만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하지만 다행히도 아직 이성을 잃지 않았다.그녀는 애써 감정을 억누르며 자신을 진정시켰다.만약 상대가 돈을 요구한다면 분명 문자를 더 보내올 것이다. 지금 바로 답장을 한다면 오히려 조급한 마음이 들통날 것이라고 생각했다....다른 한편, 심재경이 비아냥거리며 말했다.“내가 말했지? 소민이는 순진한 애라고. 절대 그런 일을 하지 않았을 거야.”진원우가 심재경을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설마 진짜 윤소민을 사랑하게 된 거야?”“아니.”심재경이 재빨리 해명하기 시작했다.“내가 미안한 짓을 저질러서 그래. 결혼하기 전에 임신하게 만들었고, 결혼한 후에 또 유산하
물론 진원우도 이 말을 송연아에게서 직접 들은 것이 아니라 강세헌에게서 알게 되었다.함정으로 문자를 보내는 것도 강세헌의 아이디어였고.“윤소민은 자기 결혼식을 망치기까지 하면서 안이슬을 모함하는 여자야. 그럼 충분히 자기 아이를 이용해서 네가 이슬 씨에게 마음이 가지 않도록 음모를 꾸밀 수 있는 거 아니야?”진원우의 날카로운 질문에 심재경은 휴대폰만 뚫어지게 쳐다봤다, 마치 진원우의 말을 아예 듣지 못한 듯이 말이다.사실 그는 진원우의 말을 모두 들었지만 잔혹한 현실에 충격이 쉽게 가시지 않은 것이었다.그가 알고 있는 윤소민은 단순하고 착하고 따뜻한 사람인데 말이다...그런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었다니?“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악독할 수 있지?”거짓말, 은폐, 음모, 함정, 모함... 윤소민이 안 한 짓이 없었다.진원우가 그를 보더니 말했다.“네가 애도 아니고 비즈니스계를 그렇게 오랫동안 겪고서도 그 정도 경각심도 없어? 겨우 이런 일로 충격받은 거야?”“소민이가 그렇게 머리를 잘 굴리는지 몰랐어. 그리고 그렇게 악독한 사람인지도 몰랐어.”심재경은 윤소민에게 단단히 배신감을 느낀 모양이다.그는 진심으로 윤소민을 믿었었는데...“현수막 일이 윤소민 짓이니 이슬 씨가 실종된 것도 윤소민 때문일 거야.”진원우가 말했다.“심씨 가문과 윤씨 가문이 손을 잡는다면 한 사람을 없애버리는 건 아주 손쉬운 일이지.”심재경은 눈이 벌게진 채로 진원우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물었다.“네 말은 이슬이가 살해당했다는 거야?”사람도 잡아먹을 것 같은 심재경의 무서운 눈빛에 진원우는 소름이 돋았다.그는 다급하게 손을 저으며 말했다.“그냥 추측일 뿐이야. 추측. 그렇게 나 보지 마. 나 무서우니까...”“증거가 없으면 말 함부로 하는 거 아니야!”심재경이 소리를 지르며 말했다.진원우는 눈만 끔뻑끔뻑했다.‘화가 나서 저러는 거야? 왜 갑자기 소리를 질러?’“이슬이에게는 아무 일도 없을 거야.”심재경이 화난 이유는
진원우는 어안이 벙벙했다.‘중요한 일이 아니면 연락하지 말라더니. 왜 벌써 전화한 거야? 그리고 형수님은 왜 갑자기 병원에 간 거야? 아직 아이를 낳을 때가 되지 않은 것 같은데?’하지만 진원우는 감히 물어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강세헌의 목소리가 워낙 조급하게 들려왔기 때문에 그는 바로 대답했다.“네, 지금 알아보겠습니다.”...전화를 끊은 후, 강세헌은 운전하며 내비게이션을 사용해 호텔에서 가까운 병원부터 찾기 시작했다.그는 몹시 당황했다. 이유도 없이 말이다.아마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을까 봐 걱정되어서 그런 마음이 들었을 것이다.오랜만에 다시 만난 송연아의 얼굴을 아직 제대로 보지도 못했고, 그녀와 아직 제대로 얘기도 나눠보지 못했는데 말이다.그는 송연아에게 하고 싶은 말이 너무나도 많았다.임옥민에 관한 그 편지도 강세헌은 읽어보게 되었다.송연아가 임옥민을 위해 한 수많은 일들에 아직 감사 인사도 전하지 못했는데 말이다.병원에 도착한 후 강세헌이 주차하고는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병원에는 사람이 많았다. 그는 아는 사람에게 전화해 겨우 프런트에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하지만 송연아의 입원 기록은 없었고, ‘제인’이라는 환자도 찾아볼 수 없었다.이때, 진원우에게서 연락이 왔다.“다 물어봤는데요, 형수님의 입원 기록은 찾아볼 수 없어요, ‘제인’의 이름으로 된 기록도 없고요.”진원우가 말했다.강세헌은 바로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바로 전에 송연아에게 신신당부를 했었는데 송연아는 또 한 번 말도 없이 떠날 리가 없다.그는 진원우를 호텔로 가라고 했고, 본인도 서둘러 호텔로 향했다.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 지는 호텔에서부터 단서를 찾아야 할 듯했다.강세헌은 호텔과 가까이 있었기 때문에 그가 먼저 호텔에 도착하고는 CCTV를 입수했다.호텔의 CCTV는 정상으로 작동되었기에 모든 상황을 똑똑히 찍었다.그는 송연아가 주임 방에 들어간 후 얼마 있지 않아 나왔고, 또 식사하러 호텔 레스토랑으로 향한 걸 확인했다.식사를 하는
번역된 내용은 이와 같았다.「서원 연구센터 말이에요, 언제 논문을 발표했어요?」「휴대폰 안 봤어요?」...「저희도 방금 연락받았어요. 미디브는 세계 최고의 심장 연구센터인데 서원에서 먼저 연구 성과를 발표했으니 세상 사람들이 우리 미디브를 어떻게 생각하겠어요?」「그러네요.」...「이 우유에 약 탔어요?」「그래도 눈치가 빠르네. 나 우유에 약을 탄 거 맞아. 아까 전화를 받았는데 반드시 제인 선생을 데리고 오라고 하네. 제인 선생이 데이터를 빼돌린 걸 다 알아냈으니까. 내가 제인 선생을 데려가지 않으면 해고는 물론, 아마 평생 이 업계에서 취직하지 못할 거야. 퇴직하기 전에 해고되지 않으려면 이럴 수밖에 없었어.」「그만 포기해. 제인 선생도 의사인 걸 알아. 그래서 제인 선생이 절대 눈치챌 수 없지만 충분히 의식을 잃을 만큼 약을 넣었어.」강세헌은 대충 어떻게 된 상황인지 깨닫게 되었다.아마 송연아는 미디브의 연구 성과를 빼돌렸기 때문에 비밀리에 사라졌을 것이다.온 세상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미국 사람들의 성깔이라면 절대 이 일을 가만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송연아는 지금 아이까지 임신하고 있으니 강세헌은 걱정이 들었다.“국내에서 어떻게 미디브 연구 성과가 어떻게 유출되었는지 알아볼까요? 그렇게 오랫동안 떠났는데 형수님이 국내의 서원과 연락을 유지했을 리가 없잖아요.”진원우는 생각할수록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강세헌은 갑자기 송연아가 그날 밤에 일이 있어 꼭 주석민을 만나러 가야겠다던 말이 생각났다.송연아가 그날 밤 주석민을 찾아간 것도 아마 연구 성과 때문이었을 것이다.“가서 주석민 찾아와.”강세헌이 겨우 분노를 참으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진원우가 대답했다.“지금 당장 사람 시켜 주석민을 데려오겠습니다.”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는 무조건 주석민을 빠른 시간 내로 데려오겠다는 뜻이었다.“그리고 그 사람들이 어떻게 떠났는지도 알아봐.”국내에 있던 그들이 소리소문없이 사라졌을 리가 없다.“네.”진원우가 바로 대답
분명 무슨 일이 있었을 것이고 지금 주석민은 영락없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연아가 미디브연구센터의 데이터를 유출해서 붙잡힌 건 알고 있어요? 빨리 말해요, 데이터를 누구한테 넘겼어요?”강세헌은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간신히 억누르며 말했다.지금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야만 송연아를 구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을 생각해 낼 수 있었기에 강세헌은 주석민의 침묵에 당장이라도 분노가 폭발할 것 같았지만 꾹 참았다.“뭐라고?”주석민은 깜짝 놀랐다.“그럴 리가, 서원 쪽 사람들과 인공심장에 관한 연구는 비밀리에 진행하기로 하고 연구가 끝난 후에 발표하기로 약속했는데...”“그 사람들이 이미 발표를 했는데, 그것도 몰랐어요?”강세헌은 발표한 논문을 찾아서 그에게 보여줬다.“지금 업계에서 얼마나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데, 아직도 모른다고요?”주석민이 논문을 읽어보자 눈이 점점 휘둥그레졌고 역정을 내면서 말했다.“서원이 감히 날 배신해? 이건 송연아를 바람막이로 쓰겠다는 거 아니야!”“알기는 하네요?”강세헌은 주석민이 일 처리를 철두철미하게 못 한 것에 대해 무척 화가 났다.이런 일은 원래 비밀리에 진행됐어야 하고, 이렇게 무턱대고 발표를 먼저 해버리면 시작만 거창해질 뿐 무슨 좋은 점이 있겠는가?만약 이후에 연구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분명 국제적인 망신거리로 될 것이다.“생각 없는 놈들이!”강세헌은 폭언을 쏟아부었다.주석민도 논문을 읽고는 이번 일의 심각성을 깨달았다.“그럼 지금 연아가 많이 위험한 거 아니야?”“말이라고 해요?”강세헌은 이 미련한 놈들 때문에 좀처럼 분노가 가시질 않았다.“누구한테 줬어요?”주석민이 말했다.“서원연구센터의 부원장. 근데 우리가 지금 어떻게 해야 이 상황을 수습할 수 있을까?”강세헌은 아직 좋은 방법을 생각해 내지 못했지만 이미 사람을 보내 공항 출입국을 조사하게 했고 만약 그들이 아직 한국을 떠나지 않았다면, 출국하는 것을 막아 조금이나마 일을 순조롭게 처리할 수 있었다.주석민은 후회막심하였다.“어떻
“원장님은 이번 일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요...”부원장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주석민이 그의 말을 재빨리 가로챘다.“부원장으로서 이런 논문을 발표했는데, 사전에 원장의 동의도 구하지 않았다고요? 우리를 바보로 아나, 우리가 당신 말에 속을 것 같아요?”“오해예요, 원장님이 모른다고 한 건 그 데이터들을 말하는 거였어요.”부원장은 이제 사실대로 말할 수밖에 없었다.“원장님이 이제 곧 퇴직하시는데, 그 자리를 차지하려면 뭐라도 해야 해서...”“그래서 당신이 그 데이터를 자신이 연구해 낸 결과라고 발표했다고요?”주석민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송연아가 주석민을 그렇게나 신뢰했는데, 이렇게 중요한 물건을 이런 사람에게 건네주었다니.결국, 사람 보는 눈이 없는 자신 때문에 여태껏 송연아의 노력을 헛되게 했을 뿐만 아니라 그녀에게 위험까지 안겨주었다.“그렇게 하면 당신이 원장 자리를 가질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제가 반드시 당신 원장을 찾아가서 이 사실을 반영할 거예요!”주석민은 정말 화가 났고 빈말이 아니라 진짜로 그러려고 했다.주석민은 배신감을 느꼈다.“당신을 철석같이 믿고, 그렇게 중요한 것을 맡겼는데, 자기 마음대로 다른 사람의 성과를 탈취해요? 연구 분야에 공헌했다면 모를까, 소란만 일으켜 놓고 무슨 원장을 하려고 그래요? 당신은 자격 미달이에요, 사람 됨됨이부터가 안됐다고!”주석민은 분통이 터졌다!부원장은 논문을 이미 발표했기 때문에 그는 지금 무조건 차기 원장으로 내정되었을 것이고 그렇다면 원장이 퇴직하고 그는 바로 그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만약 주석민이 정말로 원장에게 찾아간다면 부원장의 사업은 하루아침에 물거품으로 될 것이다.“석민아, 이번 일은 내가 정말 경솔했어, 미안해...”“사과 한마디로 해결되는 일은 아니잖아요?”진원우는 이번 일의 자초지종을 듣고는 마음속으로 이런 사람들에게 분노했고 실망했다.명예와 권력만 생각하고 어떤 일을 할 때 뒤따르는 결과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진원우는 송연아를 대신해 그녀가 여태
부원장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화만 났고 어차피 좋은 결말은 없을 것 같아서 아예 주석민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에게 대들었다.“네가 나보다 나은 게 뭔데? 넌 단 한 번도 그 연구 데이터를 다른 곳에 이용할 생각 해본 적 없어?”“난 그 데이터가 우리 심장 수술 연구의 미래에 큰 영향을 일으킬 걸 아니까 그것이 자신의 가치를 최대한 발휘하기를 바랐어, 근데 너 같은 사람 때문에 파괴되고 말았지. 애초에 너한테 이 중요한 걸 맡긴 내 잘못이야, 다 내 잘못이라고!”주석민과 부원장 두 사람은 말다툼을 그치지 않았다.심지어 주먹 들고 싸울 기세였다.강세헌은 그들의 말다툼을 들을 시간도 기분도 없었다.진원우는 한 통의 전화를 받았는데, 행적을 좇도록 보낸 사람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출국한 정보를 찾지 못했습니다.”진원우는 알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그리고 강세헌에게 보고했다.“그 사람들이 아직 한국에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출국한 정보가 없습니다.”강세헌은 그렇게 낙관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그들은 틀림없이 가장 먼저 출국하려고 했을 텐데 기록이 없는 것을 보니 아마도 다른 방법을 사용한 것 같았다.“여기에 일은 너한테 맡길게. 난 지금 미국에 가봐야겠어.”강세헌은 한국에서 가만히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진원우가 말했다.“네, 지금 준비시키겠습니다.”강세헌은 무슨 생각이 났는지 진원우에게 말했다.“이 일을 일단 장모님한테는 비밀로 해. 물어보시면 그냥 나랑 연아가 일 때문에 해외에 갔고 좀 지나면 돌아올 거라고 말씀드려.”진원우가 말했다.“네, 어떻게 해야 할지 다 압니다.”강세헌은 담담하게 ‘응’하고 대답했다....심재경이 집에 돌아왔을 때, 마침 윤소민이 집에 있었다.투피스 민소매 파자마를 입은 그녀는 심재경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돌아왔어요?”윤소민은 자상하게 심재경에게 물을 따라주었다.“안색이 안 좋은 것 같아요. 회사 일 때문이에요?”심재경은 눈을 내리깔고 윤소민을 노려보았다.얌전한 고양이가 먼
윤소민은 메시지 보내고 바로 삭제 안 한 자신을 원망했다.이제 심재경이 자신을 추궁할 수 있는 이유 거리를 만들어줬다.“누군가가 나를 협박했고, 난 그 사람을 잡으려고 일부러 그 제안을 받아들인 거예요....”“그럼 왜 그 사람은 다른 사람 말고 널 목표물로 삼은 건데?”심재경은 그녀의 손목을 잡고 있던 손을 더 힘주었다.“네가 무슨 잘못을 했으니까 네 약점을 잡으려고 널 협박한 거 아니야...?”“아니요.”윤소민은 다급히 해명했다.“난 절대 그 어떤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어요. 내가 이 사람한테 돈을 주겠다고 한 건 단지 그를 잡으려는 미끼일 뿐이고 내가 양심에 찔려서 돈을 주겠다고 한 게 아니라고요.”심재경은 눈살을 찌푸렸다.“억지 부리지 마!”“아니라니까요!”윤소민은 이 일을 절대로 인정하면 안 되었다.그렇지 않으면, 심재경이 분명 그녀를 더욱 싫어할 것이고 안이슬의 일마저 숨기지 못하게 된다.“난 날 협박한 그 사람과 맞설 수 있어요, 난 맹세코 양심에 거리끼는 일을 한 적이 없어요. 만약 내가 했다면 난 벼락에 맞아 곱게 죽지 못할 거예요.”윤소민은 손을 들어 맹세했다.심재경은 망설였다.“소민아, 우리는 이미 결혼했어, 네가 안이슬한테 적대감을 가지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야. 그러니까 말해봐, 넌 안이슬의 행방을 알고 있지?”윤소민은 심재경을 바라보았다.“그렇죠. 이미 오빠랑 결혼했는데, 내가 왜 이슬 언니를 해치려고 하겠어요.”심재경은 말문이 막혔다.“그런데...”“내가 맹세까지 했는데도 믿어주지 않으면, 도대체 내가 어떻게 해야 믿을 수 있겠어요? 말해 봐요, 다 할 테니까.”윤소민은 이제 마음에 확신이 섰다. 그 사람에게 메시지를 보낸 사람이 심재경이라는 것을.그러면 심재경이 그 사람에게 메시지를 보내 떠보려고 한 이유는 분명 그가 무슨 단서를 발견했기 때문일 것이다.하지만 확실한 증거는 없을 것이다.만약 확실한 증거가 있었다면 이렇게 추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진작에 그녀의 얼굴에 찾아낸 증거들을 던지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