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그렇게 무책임하게 떠날 수 있어? 엄마를 버릴 수는 있어도 찬이까지 어떻게 버려? 임신까지 했어? 나랑 세헌이가 너 때문에 얼마나 속상했는지 알아? 너 정말 대단하다...”한혜숙은 딸이 죽는 척을 했단 사실을 알고는 화가 치밀어 올라 끊임없이 송연아를 꾸짖었다. 송연아도 감히 말대꾸하지 못했다.강세헌은 찬이를 안은 채 옆에서 그저 듣고 있었다. 어쩌면 한혜숙이 그가 감히 말하지 못하는 속마음을 대변해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혜숙에게 꾸중을 들으면 송연아도 정신을 차려 앞으로 더는 이런 짓을 벌이지 못할 것이다.아무리 말 못 할 사정이 있다고 한들 송연아는 죽은 척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너 임신하고 있잖아. 배 속의 아이에게 혹시나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세헌이한테는 뭐라고 설명할 거야? 넌 어린애가 아니야, 다 큰 성인이라고. 곧 두 아이의 엄마일 텐데 사리 분별을 할 줄 알아야지. 그렇게 막 나가면 돼?”한혜숙은 찬이를 보며 말을 이어갔다.“봐봐, 찬이가 얼마나 컸는지. 지금 찬이는 널 못 알아보잖아. 그게 엄마로서 할 짓이야?”찬이는 어리둥절한 채 똘망똘망한 두 눈을 뜨고 있었는데 흑포도 같은 두 눈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한혜숙과 같이 보낸 시간이 가장 많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찬이와 가장 가까운 사람은 강세헌이었다.“네가 말해봐. 잘못했어 안 했어?”한혜숙이 물었다.송연아는 자기가 잘못했다는 걸 알고 있었고, 한혜숙의 꾸중도 허심하게 받아들였다. 다만 옆에서 깨고소해 하는 강세헌을 보고 그녀는 불쾌한 기분이 들었다.분명 이 일을 일으킨 장본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그녀가 혼나는 것을 옆에서 그냥 지켜보고만 있었으니 말이다.“잘못했어요.”한혜숙이 한시라도 빨리 이 상황을 끝내게 하려면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잘못을 인정해야 했다.하지만 한혜숙은 그녀가 잘못을 인정했다고 해서 꾸중을 끝내지 않았다. 오히려 전보다 더 거세게 송연아를 혼냈다.“연아야, 앞으로 무슨 일을 할 때마다 생각이라
송연아는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고개를 돌려 의문의 눈빛으로 옆에 있는 동료들을 바라봤다.“서원 연구센터에서 우리 병원의 연구 성과를 가지고 있어요. 그뿐만 아니라 우리보다 한발 먼저 논문을 발표해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죠.”동료가 말했다.송연아는 침착한 얼굴로 말했다.“어떻게 그런 일이?”주임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몰랐어?”“네, 몰랐어요.”송연아가 침착하게 대답했다.“그래?”주임은 송연아를 의심 했기에 그녀를 일부러 떠보았다.“제인 선생이 우리 연구 성과를 빼돌려서 한국의 서원 연구센터에 넘긴 거 아니야?”이 말을 할 때 주임은 계속 송연아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봤다.만약 그녀가 범인이 맞는다면 긴장한 마음이 들 것이고, 그럼 분명 표정에 허점이 드러날 것이다.훌륭한 흉부외과 의사로서 송연아는 당연히 침착함을 유지했다. 그녀는 주임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저 아니에요.”주임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떠보았다.“전에 내가 자료를 정리하라고 했을 텐데. 그때 우리 병원의 핵심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었을 거야. 그때 정보를 빼돌려서 한국에 보냈을 수도 있잖아.”송연아는 여전히 차분하게 대답했다.“저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주임이 반박했다.“제인 선생은 한국 사람이라서 충분히 그런 일을 할 수 있어.”“하지만 저는 미디브 소속의 의사이기도 하죠. 저는 그 어떤 정보를 빼돌리지 않았습니다...”“제인 선생, 오늘 열린 세미나에서 제인 선생은 작성된 연설문대로 말하지 않았어. 모두 한국 연구 쪽에 대한 얘기였지. 미디브 내부에서는 이미 조사를 시작했어. 제인 선생이 그 데이터를 빼돌렸는지 안 빼돌렸는지는 곧 결과가 나올 거야.”몸 옆으로 손을 늘어뜨린 송연아는 저도 모르게 주먹을 쥐었다.그녀의 눈에 띄지 않은 행동을 알아차린 주임은 얼굴색이 어두워졌다.송연아는 뒤가 꿀린 게 분명했다.주임은 저도 모르게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송연아를 측은하게 여겼지만 절대 엄폐해 줄 생각은 없
“제인 쌤, 왜 그래요?”동료가 물었다.송연아가 정신을 차리고는 대답했다.“아무것도 아니에요.”주임이 돌아오고는 자리에 앉았다.“왜 먹고 있지 않았어?”동료가 말했다.“교수님 기다리고 있었어요.”“얼른 먹어.”주임이 젓가락을 들었다.“교수님, 젓가락 쓸 줄 아셨어요?”동료의 물음에 주임이 대답했다.“이게 뭐가 어렵다고 그래, 한국에 왔으니 당연히 한국의 문화를 체험해야지.”이때 종업원이 커피를 가져다주었다.동료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말했다.“커피는 안 시켰는데?”주임이 대답했다.“내가 시켰어.”그는 우유를 송연아에게 건네며 말했다.“제인 선생은 커피 마시면 안 되잖아. 특별히 우유 주문했어.”이에 동료가 말했다.“저랑 교수님이 커피를 마실게요.”그는 커피 한 잔을 자기 앞에 놓았다.송연아는 주임이 건넨 우유를 받고는 말했다.“교수님, 감사해요.”송연아는 목이 말라서 한 모금 마셨다....식사를 하는 사이에 송연아는 머리가 어지러웠다.동료는 그녀가 몸이 불편한 것을 알아채고는 물었다.“제인 쌤, 왜 그래요?”송연아가 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나 괜찮아요, 너무 피곤했나 봐요.”주임이 말했다.“피곤하면 먼저 들어가서 쉬는 게 어때?”송연아가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그럼 저 먼저 들어갈게요.”그녀는 자신의 몸이 이상하다고 느꼈다.자리에서 일어설 때 그녀는 우유가 담긴 유리잔을 보더니 뭔가를 눈치챈 듯이 물었다.“이 우유에 약 탔어요?”아니면 멀쩡하던 그녀가 갑자기 무기력감을 느낄 리가 없었다.주임이 그녀를 보더니 말했다.“그래도 눈치가 빠르네. 나 우유에 약을 탄 거 맞아. 아까 전화를 받았는데 반드시 제인 선생을 데리고 오라고 하네. 제인 선생이 데이터를 빼돌린 걸 다 알아냈으니까. 내가 제인 선생을 데려가지 않으면 해고는 물론, 아마 평생 이 업계에서 취직하지 못할 거야. 퇴직하기 전에 해고되지 않으려면 이럴 수밖에 없었어.”상황이 너무 갑작스러워서인지, 아니면 단호하고 얄짤없는
「당신과 심재경의 결혼식에서 걸린 현수막, 당신이 사람 시켜서 저지른 짓이잖아요. 나에게는 당신이 그 현수막을 걸었다는 증거가 있어요.」심재경은 진원우가 보낸 문자 내용을 보더니 말했다.“나랑 소민이의 결혼식에 걸린 그 현수막을 말하는 거야? 소민이가 왜 자기 결혼식에서 그런 짓을 했겠어?”심재경은 전혀 믿지 않은 눈치였다.진원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답장을 기다렸다.심씨 가문에서.샤워를 끝낸 윤소민은 화장대 앞에서 값비싼 화장품을 얼굴에 바르고 있었다.그녀는 기분이 좋은지 활력이 넘쳐 보였다.눈에 거슬리는 안이슬을 제거했고, 또 심재경의 마음을 다시 얻게 되었으니 그녀는 목적을 다 이룬 거나 다름없었다.이제 조금의 시간이 더 지나 심재경이 안이슬을 완전히 잊어버린다면 윤소민은 완벽히 그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럼 그녀는 이 ‘전쟁’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둘 것이고 심재경은 바로 그녀의 ‘전리품’일 것이다.앞으로 심재경은 그녀만의 남자가 될 것이다.이때, 화장대 위에 놓인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윤소민은 휴대폰을 들고는 문자 내용을 확인하더니 얼굴색이 확 바뀌었다.그녀는 바로 자기가 매수한 그 사람을 떠올렸다.‘그 남자 빼고는 아무도 이 일을 모를 텐데? 설마 내 돈을 더 뜯어내려고 이러는 건가?’윤소민은 조급한 마음에 휴대폰만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하지만 다행히도 아직 이성을 잃지 않았다.그녀는 애써 감정을 억누르며 자신을 진정시켰다.만약 상대가 돈을 요구한다면 분명 문자를 더 보내올 것이다. 지금 바로 답장을 한다면 오히려 조급한 마음이 들통날 것이라고 생각했다....다른 한편, 심재경이 비아냥거리며 말했다.“내가 말했지? 소민이는 순진한 애라고. 절대 그런 일을 하지 않았을 거야.”진원우가 심재경을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설마 진짜 윤소민을 사랑하게 된 거야?”“아니.”심재경이 재빨리 해명하기 시작했다.“내가 미안한 짓을 저질러서 그래. 결혼하기 전에 임신하게 만들었고, 결혼한 후에 또 유산하
물론 진원우도 이 말을 송연아에게서 직접 들은 것이 아니라 강세헌에게서 알게 되었다.함정으로 문자를 보내는 것도 강세헌의 아이디어였고.“윤소민은 자기 결혼식을 망치기까지 하면서 안이슬을 모함하는 여자야. 그럼 충분히 자기 아이를 이용해서 네가 이슬 씨에게 마음이 가지 않도록 음모를 꾸밀 수 있는 거 아니야?”진원우의 날카로운 질문에 심재경은 휴대폰만 뚫어지게 쳐다봤다, 마치 진원우의 말을 아예 듣지 못한 듯이 말이다.사실 그는 진원우의 말을 모두 들었지만 잔혹한 현실에 충격이 쉽게 가시지 않은 것이었다.그가 알고 있는 윤소민은 단순하고 착하고 따뜻한 사람인데 말이다...그런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었다니?“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악독할 수 있지?”거짓말, 은폐, 음모, 함정, 모함... 윤소민이 안 한 짓이 없었다.진원우가 그를 보더니 말했다.“네가 애도 아니고 비즈니스계를 그렇게 오랫동안 겪고서도 그 정도 경각심도 없어? 겨우 이런 일로 충격받은 거야?”“소민이가 그렇게 머리를 잘 굴리는지 몰랐어. 그리고 그렇게 악독한 사람인지도 몰랐어.”심재경은 윤소민에게 단단히 배신감을 느낀 모양이다.그는 진심으로 윤소민을 믿었었는데...“현수막 일이 윤소민 짓이니 이슬 씨가 실종된 것도 윤소민 때문일 거야.”진원우가 말했다.“심씨 가문과 윤씨 가문이 손을 잡는다면 한 사람을 없애버리는 건 아주 손쉬운 일이지.”심재경은 눈이 벌게진 채로 진원우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물었다.“네 말은 이슬이가 살해당했다는 거야?”사람도 잡아먹을 것 같은 심재경의 무서운 눈빛에 진원우는 소름이 돋았다.그는 다급하게 손을 저으며 말했다.“그냥 추측일 뿐이야. 추측. 그렇게 나 보지 마. 나 무서우니까...”“증거가 없으면 말 함부로 하는 거 아니야!”심재경이 소리를 지르며 말했다.진원우는 눈만 끔뻑끔뻑했다.‘화가 나서 저러는 거야? 왜 갑자기 소리를 질러?’“이슬이에게는 아무 일도 없을 거야.”심재경이 화난 이유는
진원우는 어안이 벙벙했다.‘중요한 일이 아니면 연락하지 말라더니. 왜 벌써 전화한 거야? 그리고 형수님은 왜 갑자기 병원에 간 거야? 아직 아이를 낳을 때가 되지 않은 것 같은데?’하지만 진원우는 감히 물어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강세헌의 목소리가 워낙 조급하게 들려왔기 때문에 그는 바로 대답했다.“네, 지금 알아보겠습니다.”...전화를 끊은 후, 강세헌은 운전하며 내비게이션을 사용해 호텔에서 가까운 병원부터 찾기 시작했다.그는 몹시 당황했다. 이유도 없이 말이다.아마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을까 봐 걱정되어서 그런 마음이 들었을 것이다.오랜만에 다시 만난 송연아의 얼굴을 아직 제대로 보지도 못했고, 그녀와 아직 제대로 얘기도 나눠보지 못했는데 말이다.그는 송연아에게 하고 싶은 말이 너무나도 많았다.임옥민에 관한 그 편지도 강세헌은 읽어보게 되었다.송연아가 임옥민을 위해 한 수많은 일들에 아직 감사 인사도 전하지 못했는데 말이다.병원에 도착한 후 강세헌이 주차하고는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병원에는 사람이 많았다. 그는 아는 사람에게 전화해 겨우 프런트에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하지만 송연아의 입원 기록은 없었고, ‘제인’이라는 환자도 찾아볼 수 없었다.이때, 진원우에게서 연락이 왔다.“다 물어봤는데요, 형수님의 입원 기록은 찾아볼 수 없어요, ‘제인’의 이름으로 된 기록도 없고요.”진원우가 말했다.강세헌은 바로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바로 전에 송연아에게 신신당부를 했었는데 송연아는 또 한 번 말도 없이 떠날 리가 없다.그는 진원우를 호텔로 가라고 했고, 본인도 서둘러 호텔로 향했다.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 지는 호텔에서부터 단서를 찾아야 할 듯했다.강세헌은 호텔과 가까이 있었기 때문에 그가 먼저 호텔에 도착하고는 CCTV를 입수했다.호텔의 CCTV는 정상으로 작동되었기에 모든 상황을 똑똑히 찍었다.그는 송연아가 주임 방에 들어간 후 얼마 있지 않아 나왔고, 또 식사하러 호텔 레스토랑으로 향한 걸 확인했다.식사를 하는
번역된 내용은 이와 같았다.「서원 연구센터 말이에요, 언제 논문을 발표했어요?」「휴대폰 안 봤어요?」...「저희도 방금 연락받았어요. 미디브는 세계 최고의 심장 연구센터인데 서원에서 먼저 연구 성과를 발표했으니 세상 사람들이 우리 미디브를 어떻게 생각하겠어요?」「그러네요.」...「이 우유에 약 탔어요?」「그래도 눈치가 빠르네. 나 우유에 약을 탄 거 맞아. 아까 전화를 받았는데 반드시 제인 선생을 데리고 오라고 하네. 제인 선생이 데이터를 빼돌린 걸 다 알아냈으니까. 내가 제인 선생을 데려가지 않으면 해고는 물론, 아마 평생 이 업계에서 취직하지 못할 거야. 퇴직하기 전에 해고되지 않으려면 이럴 수밖에 없었어.」「그만 포기해. 제인 선생도 의사인 걸 알아. 그래서 제인 선생이 절대 눈치챌 수 없지만 충분히 의식을 잃을 만큼 약을 넣었어.」강세헌은 대충 어떻게 된 상황인지 깨닫게 되었다.아마 송연아는 미디브의 연구 성과를 빼돌렸기 때문에 비밀리에 사라졌을 것이다.온 세상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미국 사람들의 성깔이라면 절대 이 일을 가만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송연아는 지금 아이까지 임신하고 있으니 강세헌은 걱정이 들었다.“국내에서 어떻게 미디브 연구 성과가 어떻게 유출되었는지 알아볼까요? 그렇게 오랫동안 떠났는데 형수님이 국내의 서원과 연락을 유지했을 리가 없잖아요.”진원우는 생각할수록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강세헌은 갑자기 송연아가 그날 밤에 일이 있어 꼭 주석민을 만나러 가야겠다던 말이 생각났다.송연아가 그날 밤 주석민을 찾아간 것도 아마 연구 성과 때문이었을 것이다.“가서 주석민 찾아와.”강세헌이 겨우 분노를 참으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진원우가 대답했다.“지금 당장 사람 시켜 주석민을 데려오겠습니다.”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는 무조건 주석민을 빠른 시간 내로 데려오겠다는 뜻이었다.“그리고 그 사람들이 어떻게 떠났는지도 알아봐.”국내에 있던 그들이 소리소문없이 사라졌을 리가 없다.“네.”진원우가 바로 대답
분명 무슨 일이 있었을 것이고 지금 주석민은 영락없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연아가 미디브연구센터의 데이터를 유출해서 붙잡힌 건 알고 있어요? 빨리 말해요, 데이터를 누구한테 넘겼어요?”강세헌은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간신히 억누르며 말했다.지금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야만 송연아를 구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을 생각해 낼 수 있었기에 강세헌은 주석민의 침묵에 당장이라도 분노가 폭발할 것 같았지만 꾹 참았다.“뭐라고?”주석민은 깜짝 놀랐다.“그럴 리가, 서원 쪽 사람들과 인공심장에 관한 연구는 비밀리에 진행하기로 하고 연구가 끝난 후에 발표하기로 약속했는데...”“그 사람들이 이미 발표를 했는데, 그것도 몰랐어요?”강세헌은 발표한 논문을 찾아서 그에게 보여줬다.“지금 업계에서 얼마나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데, 아직도 모른다고요?”주석민이 논문을 읽어보자 눈이 점점 휘둥그레졌고 역정을 내면서 말했다.“서원이 감히 날 배신해? 이건 송연아를 바람막이로 쓰겠다는 거 아니야!”“알기는 하네요?”강세헌은 주석민이 일 처리를 철두철미하게 못 한 것에 대해 무척 화가 났다.이런 일은 원래 비밀리에 진행됐어야 하고, 이렇게 무턱대고 발표를 먼저 해버리면 시작만 거창해질 뿐 무슨 좋은 점이 있겠는가?만약 이후에 연구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분명 국제적인 망신거리로 될 것이다.“생각 없는 놈들이!”강세헌은 폭언을 쏟아부었다.주석민도 논문을 읽고는 이번 일의 심각성을 깨달았다.“그럼 지금 연아가 많이 위험한 거 아니야?”“말이라고 해요?”강세헌은 이 미련한 놈들 때문에 좀처럼 분노가 가시질 않았다.“누구한테 줬어요?”주석민이 말했다.“서원연구센터의 부원장. 근데 우리가 지금 어떻게 해야 이 상황을 수습할 수 있을까?”강세헌은 아직 좋은 방법을 생각해 내지 못했지만 이미 사람을 보내 공항 출입국을 조사하게 했고 만약 그들이 아직 한국을 떠나지 않았다면, 출국하는 것을 막아 조금이나마 일을 순조롭게 처리할 수 있었다.주석민은 후회막심하였다.“어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