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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2화

“두 사람의 대결을 오랫동안 기다려왔어요. 그들 사이는 항상 나빴고, 누구도 서로를 인정하지 않았죠. 그러니 승혁 선배는 문혁 선배에게 꼬투리 잡힐 일을 하고 싶지 않은 거겠죠.”

“솔직히 말해서, 문혁 선배는 많은 선배님들과 사이가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런 말은 안 해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죠. 평소에 자신보다 약한 사람을 얼마나 무시하던지, 너무 노려보아서 눈이 잘못될 것 같다니까요? 그러지 않아도 저번에 문혁 선배를 만나 인사했는데, 문혁 선배는 저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무시하더라고요. 그때서야 저는 소문이 거짓이 아니라는 걸 알았죠.”

주변에서 말하는 걸 도범은 모두 들었다. 소문혁은 그의 주변을 둘러싼 아첨꾼들 외에, 다른 제자들과 관계가 별로 좋지 않았다. 소문혁이 너무 오만하게 굴어서, 대부분 그와 잘 지내고 싶지 않아 했다.

관람석에 도착한 이승혁이, 소문혁을 차갑게 한 번 훑어보고는 이내 시선을 돌려 소문혁과 멀리 떨어진 곳에 앉았다. 다른 제자들이 말한 것처럼, 이승혁과 소문혁의 관계는 정말 좋지 않은 것 같았다.

한편 조백천은 눈썹을 추켜세우며 이승혁을 자세히 관찰한 후 말했다.

“승혁 선배가 조금 자신 없어 보이는 것 같은데요?”

도범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소문혁에 비해, 이승혁의 표정은 너무나도 진지했다. 오늘 대결에 자신감이 없는 모습이었다. 반면 소문혁은 아무것도 신경 쓰이지 않는 듯한 태도로 자신감을 더욱 드러냈다.

이러한 둘의 모습에 도범은 자연스럽게 이승혁이 소문혁을 이기길 바랐지만, 이것도 그저 생각일 뿐이었다. 오늘 대결의 심판은 도범이가 잘 알고 있는 조문우였다.

이 기간 동안 도범은 양극종 내부의 사건들을 살펴봤다. 십여 명의 집사가 있었으나, 장소천을 제외하고는 조문우밖에 만날 수 없었다. 다른 집사들은 그림자처럼 흔적도 없었다.

그런데 오늘따라 조문우의 얼굴은 유난히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도박장으로 걸어 올라간 후, 조문우는 귀찮은 표정으로 주머니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어 펼쳐 읽기 시작했다.

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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