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003화

소문혁은 이승혁 쪽으로 고개를 살짝 숙여, 몸짓으로 그를 가리키며 낮은 목소리로 무언가를 말했다.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던 조문우는 이승혁에게 눈짓하였고, 이승혁은 그 신호를 받고 대결 플랫폼으로 천천히 올라섰다.

두 사람은 사전에 이미 교류를 했던 것처럼 보였다. 서로를 바라보며 플랫폼 양쪽에 선 그들 앞에서 조문우의 목소리가 다시 한번 공간을 메웠다.

“외문 제자 소문혁, 순위 187위. 외문 제자 이승혁, 순위 143위. 두 사람의 베팅은 총 150개의 종문 공헌 포인트입니다. 만약 소문혁이 승리한다면, 두 사람의 순위가 서로 바뀌게 됩니다. 이승혁이 승리한다면, 이승혁의 순위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말을 마친 후, 조문우는 도박장에서 신속하게 물러나 영정으로 대결 플랫폼 주변의 진법을 활성화시켰다. 각 도박장 위에는 전투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충격파가 관람 중인 제자들에게 영향을 주지 않도록 독립된 진법이 설정되어 있었다.

소문혁과 이승혁은 서로를 바라보며 대치했다. 이승혁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전투 전에 무언가 심한 말은 하고 싶지 않은 듯했다. 반면, 소문혁은 이승혁을 바라보지 않고 대신 관람석에 앉아있는 도범을 바라보았다.

소문혁의 이러한 행동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도범에게 꽂혔다. 그러자 도범은 어이없다는 듯 씩 웃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때 소문혁이 목을 빳빳이 세우며 말했다.

“곧 있을 내 전투를 보고나서 도망치거나 울어서는 안 돼. 울어봤자 아무 소용없으니까. 약속한 건 행동으로 옮겨야지, 그렇지 않으면 누구도 너를 존중하지 않을 거야.”

이 말을 들은 모든 사람들은 소문혁의 말이 이승혁을 향한 것이 아니라 관람석에 앉아 있는 도범을 향한 것임을 알아차렸다. 이윽고 사람들은 조롱 섞인 웃음을 터뜨렸고, 모두가 도범을 재밌다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들은 모두 기대하고 있었다. 곧 소문혁이 자신의 진짜 실력을 보여줄 때, 도범이가 어떤 표정을 지을지, 여전히 지금처럼 태연할 수 있을지를 말이다.

그러나 도범은 약간의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