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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6화

끊임없이 담배를 피우는 형을 보니 이 순간 형의 속이 얼마나 탈지 알 수 있었다.

곁에서 지켜보는 나까지 속이 말이 아니라 위로할 수밖에 없었다.

“형, 너무 낙심하지 마. 요즘 의술이 발달해서 꼭 고칠 수 있을 거야.”

“그만 위로해. 내 상태는 내가 잘 알아.”

형은 풀이 죽어 말하면서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 한의학적으로 봐도 형의 경우는 완치되기 어렵다.

때문에 형이 더욱 안쓰러웠다.

하지만 지금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나는 침묵을 지켰다.

그대 형이 갑자기 내 손을 덥석 잡았다.

“수호야, 이러다가 나 정말 미칠 것 같아. 네가 얼른 네 형수 임신시켜. 그러면 나도 이렇게 괴롭지는 않을 거야.”

‘또 이 얘기를 하다니.’

나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숨이 턱 막혔다.

“형, 나 좀 더 고민해 볼게.”

나는 거절하면서 형의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형은 오히려 내 손을 더 꽉 잡았다.

“수호야, 더 고민할 필요도 없어. 네가 나 안 도와주면 난 끝장이야. 너도 내가 네 형수랑 이혼하는 게 싫을 거 아니야. 수호야, 형이 이렇게 빌게.”

말하면서 아예 무릎 꿇으려는 형의 모습에 나는 깜짝 놀라 얼른 형을 부축했다.

“형, 이러지 마. 알았어. 약속할게.”

너무 놀란 나머지 엉겁결에 요구를 들어줬더니 형은 그제야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정말이지? 거짓말 아니지?”

사실 나는 형의 요구를 들어주겠다고 약속한 걸 곧바로 후회했다.

하지만 이미 말을 꺼냈기에 번복할 수 없었다. 게다가 형의 희망찬 눈빛을 보니 거절하는 말을 할 수 없었다.

결국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울며 겨자 먹기로 대답했다.

“어, 진짜야.”

형은 안도의 한숨을 푹 내쉬었다.

“수호야, 난 이제 모든 희망을 너한테 걸었어. 형이 남은 인생 행복할 수 있을지는 너한테 달렸어.”

“형, 너무 오버 아니야?”

형의 말에 나는 너무 난감하여 거절하기도 힘들었다.

‘우선 이렇게 하는 수밖에. 안 그러면 형이 또 무릎 꿇으면 어떡해.’

나는 얼른 형을 부축했다.

“형, 이따가 먼저 방에 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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