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수, 시간도 늦었는데 우리 일찍 쉬는 게 어때요?”나는 한 시 빨리 이곳을 탈출해야겠다는 생각에 더듬거리며 말했다.그때 형수가 나를 소파 위로 확 밀쳤다.그 행동은 너무 카리스마 있었다.심지어 형수가 이 기회에 나랑 뭐라도 하려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솔직히 긴장되는 한편 기대되었다.그러면서 형수를 품에 안고 싶어 손을 자꾸만 꼼지락거렸다.그때 형수가 내 옆에 털썩 앉았다.“아직 가지 마요. 다리 좀 주물러 줘 봐요.”형수는 말하면서 소파에 눕더니 다리를 내 허벅지 위에 올려 놓았다.형수의 다리는 가늘고 늘씬한 다리가 아니다. 오히려 살집이 조금 붙어 있다. 하지만 너무 예뻐 내 마음은 설레기 시작했다.“형수, 그럼 형은...”나는 형이 갑자기 나올까 봐 한편으로 두려웠다.형이 물론 나한테 황당무계한 부탁을 했지만 나와 형수가 이러고 있는 모습을 보면 아마 기분이 썩 좋지 않을 거다.때문에 형이 나오지는 않을지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그때 형수가 기운 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피곤하다고 이미 잠들었어요. 아마 나오지 못할 거예요.”‘그렇다면 마음 놓을 수 있겠네.’나는 그제야 대담하게 형수의 다리 위에 손을 올려 놓았다.형수의 다리는 매끈하니 촉감이 무척 좋았다.게다가 형수라는 신분 때문에 살결이 서로 닿으니 저도 모르게 엉큼한 상상이 들었다.생각할수록 나는 설레고 흥분되었다.물론 욕구를 풀 수는 없었지만 이렇게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다.내가 한참 동안 이런저런 상상을 하고 있을 때, 형수가 뜬금없이 물었다.“수호 씨, 만약 나랑 수호 씨 형 사이에 애가 없다면 어떡해야 하죠?”‘왜 갑자기 이런 걸 묻지?’‘형이 방금 너무 별로여서 만족하지 못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거겠지?’예전 같았으면 나는 분명 포기하지 말라고 형수를 응원해 줬을 텐데, 지금은 왠지 형수의 마음이 알고 싶어졌다.이에 나는 대담하게 질문했다.“형수, 만약, 정말 만약에 형이 안 된다면 다른 사람과 애 낳을 생각
‘맙소사!’‘형수는 어떻게 내 속내를 다 꿰뚫어 보지?’‘형수 앞에서는 내 생각을 속일 수가 없잖아.’형수 앞에만 서면 영원히 비밀이 없어지는 느낌이다.나는 당황스럽고 불안했지만 애써 아무렇지 않은 듯 거짓말했다.“아니에요. 저는 그냥 방법을 제시해 주는 거예요. 다른 생각 하지 마요.”형수는 내 얼굴을 꼬집었다.“그래야 할 거예요. 만약 그런 생각 하면 당장 집에서 쫓아낼 거니까.”“네? 왜요?”나는 무의식적으로 물었다.그랬더니 형수가 되물었다.“내가 누구고 수호 씨가 누구예요? 우리가 어떤 사이인지 몰라서 물어요?”“전 정수호고, 형수는 형의 아니에요. 우리는 형수와 도련님 사이고.”나는 솔직해 대답했다.“알긴 아네요. 나는 또 수호 씨가 그것마저 잊은 줄 알았죠. 우리의 관계가 이렇기에 절대 아무 일도 벌어져서는 안 돼요. 다른 사람과 아이를 가져야 한다 해도 그 상대가 수호 씨가 될 리는 없어요.”형수의 말이 나는 너무 서운하게 느껴져 끈질기게 물었다.“왜요? 제가 형수랑 더 가깝잖아요.”“수호 씨 바보예요? 우리 매일 같이 생활하는데, 내가 수호 씨 아이를 가져 봐요. 시간이 지나면 그게 문제가 되지 않겠어요? 그런데 아예 모르는 사람과 낳으면 상황은 달라지죠. 그저 정자만 받았다고 치면 되니까.”형수가 낯선 남자와 아이를 가지는 걸 상상만 했는데 죽기보다 싫었다.이에 나는 앞뒤 가리지 않고 대뜸 말했다.“안 돼요, 제가 동의 안 해요.”형수는 싱긋 웃으며 나를 봤다.“동의 안 할 거 뭐 있어요? 수호 씨가 나랑 무슨 사이라고 그런 것까지 관여해요?”나는 어디서 난 배짱인지 갑자기 고집을 부렸다.“아무튼 동의 못 해요. 다른 사람과 아이를 가지면 제가... 제가...”나는 제대로 말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그때 나를 보는 형수의 눈빛이 변하더니 이내 물었다.“수호 씨가 뭐요? 말해 봐요.”그 순간 나는 뭐에 홀린 것처럼 형수를 품에 꼭 껴안으며 형수의 허리에 팔을 둘렀다.형수는 나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형수는 자기 욕망을 억제하지 못할까 봐 나를 다급히 밀어내더니 일부러 엇나갔다.“수호 씨 지금 나한테 반말했어요? 이제 아주 막 나가네요? 다 컸다 이거예요?”그 순간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솔직히 말하면 나도 너무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절대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었기에 뻔뻔하게 말했다.“이건 다 형수 때문이에요.”“왜 나 때문인데요?”“다른 남자랑 애 낳겠다고 했잖아요!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요?”형수가 했던 말을 다시 떠올리니 마음이 너무 아팠다.물론 내가 형수 남편도, 남자도 아니지만 우리도 은밀한 관계를 가진 적 있으니까.나는 진작 형수를 내 여자라고 정의했다.내 여자가 내 앞에서 다른 남자의 힘을 빌리겠다는데, 기분이 좋을 리가.‘형수도 참, 어쩜 내 기분은 조금도 생각해 주지 않는 거지?’내가 슬픈 표정을 짓자 형수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지금 질투한 거예요?”확실히 질투한 건 맞다.하지만 형수가 웃는 걸 보니 솔직하게 인정하기 싫었다. 내가 형수를 얼마나 신경 쓰고 있는지 알게 하고 싶지도 않았다.이에 나는 일부러 형수의 말에 반박했다.“아니거든요. 제가 형수랑 무슨 사이도 아닌데, 왜 질투하겠어요?”“아니긴, 질투한다는 게 얼굴에 다 쓰여 있는데.”내 마음을 꿰뚫어 본 형수는 일부러 나를 비웃었다.그 순간 나는 더욱 화가 났다.‘내가 형수를 얼마나 신경 쓰는지 알면서 이렇게 웃는다는 건, 형수 마음속에는 아예 내가 없다는 건가?’‘정말 눈곱만치도 없나?’‘어떻게 이럴 수 있지?’생각할수록 서럽고 화가 나 나는 강조했다.“마음대로 생각해요. 아무튼 다른 남자 찾으면 안 돼요.”형수는 웃는 얼굴로 나를 흔들어 대며 물었다.“다른 남자 찾지 않으면 누구를 찾아요? 수호 씨요?”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 ‘나는 왜 안 되냐?’고 아우성쳤다.적어도 내가 어디 가서 빠지는 조건은 아니고, 형수한테 진심인데.하지만 이 말을 입 밖에 낼 수는 없었다.지금은 형수한테 삐진 상태니까.
형은 진짜로 자는 게 아니라 자는 척 연기하고 있었다.그저 형수를 속일 목적이었는데, 형수는 형이 ‘잠든걸’ 확인하기 바쁘게 방을 나섰다.그러면서 낮은 소리로 형이 나보다 못하다며 중얼거렸다.그 말에 형의 마음은 무척 괴로웠다. 속이 말이 아니었을 거다.그와 동시에 형수가 왜 그런 말을 하는지, 나와 형수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의구심이 들었다.그런 의심을 품은 형은 형수가 안방을 나서자마자 침대에서 내려 문에 바싹 붙어 문틈 사이로 훔쳐봤다.그리고 형의 눈에 보인 건 나와 형수가 수군거리며 대화하는 모습이었다.물론 거리 때문에 대화 내용을 들을 수는 없었지만 형은 직감적으로 우리의 관계가 간단하지 않다는 걸 느꼈다.그렇지 않으면 실랑이를 벌일 이 없으니까.그 모습을 본 형은 점점 질투심이 밀려와 나마저 거슬렸다.“정수호, 그렇게 안 된다고 내빼더니 진작 내 마누라랑 어떻게 해볼 생각이었어?”형은 더 이상 보기 힘들어 문을 닫아버렸다.하지만 마음은 이미 말이 아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형수가 돌아오자 형은 다급히 침대에 누웠다.그리고 얼마 뒤, 형은 형수가 자위하며 신음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그 순간 형의 마음은 더욱 괴로워 났다. 심지어 질투심이 폭발했다.이건 어쩔 수 없는 거다. 그 어떤 남자라도 자기 아내가 바람피우는 걸 참지 못할 거다.형도 아무리 말로는 나한테 도와달라고 부탁했지만, 나랑 형수가 뒤에서 붙어먹었다는 걸 알게 되면 기분이 안 좋을 테다.자기가 속았다는 느낌이 들고, 내가 저를 갖고 놀았다고 느껴질 테니까.형이 참지 못해 형수한테 따져 물으려 할 때, 형수가 갑자기 나지막하게 형의 이름을 불렀다.“동성 씨... 자기야...”그 순간 형은 미안함이 몰려왔다.형수가 저한테 미안한 짓을 하지 않은 데다 마음속으로 항상 저를 생각했다는 걸 알아버렸으니까.그에 반해 형은 형수한테 질려버렸다고 형수를 속이는 방식으로 곁에 남겨주려 했다.형은 속으로 자기한테 욕지거리를 퍼부었다.‘진동성, 넌 진짜 인
그래야만 형의 죄책감이 조금이나마 덜어질 테니까....그 시각 나는 안방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그저 형수가 떠나고 나니 마음 한구석이 허전한 게 뭐가 없어진 기분이었다.더욱이 방금 전 형수랑 한 스킨십 때문에 아직도 불편해 형수가 가자마자 혼자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혼자 하는 건 너무 재미없어 혼자 하고 싶지 않았다.‘애교 누나를 찾아갈까? 아니면 남주 누나?’‘아니야, 애교 누나가 내일 기회를 만들어준다고 했는데 너무 급할 필요 없지.’안 그러면 내가 남주 누나를 오래전부터 마음에 두고 있었다고 생각할 게 틀림없었다.그렇다고 지은을 찾아가고 싶지는 않았다‘그 여자와는 앞으로 엮이지 않는 게 좋아.’‘그런데 이 사람들 제외하면 아는 사람도 없는데?’“하!”나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영상 보면서 혼자 해결해야지.’이번에는 순전히 욕구 해결 목적이라 그다지 강렬한 느낌도 없었다.심지어 욕구를 풀고 나니 허전함마저 느껴졌다.‘애교 누나는 남주 누나가 있고, 형수는 형이 곁에 있는데 나만 혼자네.’나는 순간 내가 너무 불쌍하게 불쌍하게 느껴졌다.‘그래도 애교 누나가 왕정민과 이혼하면 매일 애교 누나를 끌어안고 잘 수 있잖아.’이 생각을 하니 내 기분은 다시금 좋아졌다.나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잠들 준비를 시작했다. 내일을 맞이하려고.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핸드폰이 윙윙 진동하기 시작했다.의외인 것은 나한테 문자를 보내온 사람이 민규라는 거다.“이 자식은 왜 갑자기 문자를 보내고 지랄이야?”‘어디 무슨 꿍꿍이인지 보자고.’속으로 중얼거리며 문자를 본 순간 나는 너무 화가 나 그 자식 얼굴에 토하고 싶었다.‘그날 병원에서 봤던 그 섹시한 미녀의 연락처 좀 보내줘 봐?’[야 이 개자식아. 넌 분리수거도 안 될 놈이야!]나는 화가 나서 문자를 보내고는 곧바로 민규를 삭제했다.하지만 아직도 화를 삭일 수 없었다.특히 그런 놈이 남주 누나를 어떻게 할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만 떠올리면 마음 한
나는 다급히 물었다.[어떻게 어디서 발견했는데?]나는 무의식적으로 남주 누나가 밖에 애인을 두고 있는데 마침 민규 그 자식한테 들켰다고 생각했다. 그러지 않으면 민규가 이런 말을 할 리가 없으니까.만약 정말 그렇다면 남주 누나까지 내 여자로 만들려던 생각은 다시 해보는 게 좋을 지도.물론 내가 남주 누나를 좋아하는 건 맞지만 다른 남자와 한 여자를 공유하고 싶지 않다.사람은 누구나 소유욕이 있기 마련이다.나도 내 여자가 나 혼자만의 소유였으면 좋겠고.그때 민규가 또 문자를 보내왔다.[오늘 오후 스카이 라운지 바에서 그 여자가 웬 기생 오라비 같이 생긴 놈이랑 같이 있는 걸 봤어. 서로 웃으며 얘기 나누더라.]이 문자를 받은 순간 나는 머리가 윙 하며 터질 것만 같았다.처음에는 일말의 요행 심리를 품고 있었는데, 이 순간 이런 답변을 보니 무조건 사실일 거라는 짐작이 들었다.남주 누나는 나를 건드리면서 한편으로 다른 남자와 놀아났던 거다.‘남주 누나한테 나는 그저 그 기생오라비 같은 존재였던 거네?’그걸 인지한 순간 남주 누나에 대한 호감이 사라졌다.심지어 누나한테 제대로 농락당했다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괴로웠다.곧이어 민규가 또 문자를 보내왔지만 나는 보는 체도 하지 않고 비행 모드로 설정하고 자버렸다.다음 날 아침, 나는 형의 부름에 깨어났다.“수호야, 수호...”어제 늦게 잔 탓에 나는 아직도 너무 피곤했다.때문에 한참 지난 뒤에야 정신을 차렸다.“형, 무슨 일이야?”형은 무척 흥분하고 설렌 모습이었다. 게다가 특별히 나를 찾아온 것 같았기에 이렇게 물은 거였다.형은 내 침대에 앉으며 흥분한 듯 말했다.“나 오늘 네 형수랑 술자리에 나갈 건데 너도 같이 가자. 내가 네 형수를 취하게 하면 네가 형수 데리고 집에 돌아와. 나는 돌아오지 않을 테니까.”“오늘 저녁 기회를 꼭 잡아야 해. 한 번에 임신시킬 수 있게. 그리고 내일 아침이 되면 내가 바로 돌아올 테니까 아무도 우리 계획을 모를 거야.”나는 여전히 흐리멍
나는 다급히 말했다.“형, 이러지 마. 약속한 일은 나도 지켜.”“그럼 오늘 다른 데로 새지 말고 우리랑 같이 술자리 나가는 거다?”이 상황에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을까?그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알았어.”형은 웃는 얼굴로 내 어깨를 툭툭 치며 일어나 식사하자고 얘기했다.하지만 나는 지금까지도 어리둥절하다.‘정말 내가 형수를 도와야 하나? 이건 너무 터무니없는 일인데?’‘왜 나한테는 이런 일만 일어나는 거야?’그때 밖에서 형수 목소리가 들렸다.“수호 씨, 얼른 일어나서 식사해요.”“네, 가요.”‘그래, 됐어. 더 이상 생각하지 말자. 될 대로 되라지.’침실에서 나왔더니 형수는 이미 풍성한 아침상을 차려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수호 씨를 위해 특별히 달걀 후라이 두 개 준비했으니 많이 먹고 기력 보충해요.”나는 왠지 형수의 말에 숨은 뜻이 있다고 느껴졌다. 마치 오늘 밤 힘 제대로 써야 하니 많이 먹고 보충하라는 것처럼 들렸다.순간 나는 마음이 찔려 형 쪽을 봤다. 하지만 다행히 형은 아직 화장실에 있어 못 들은 모양이었다.“형, 앞으로 형이 집에 있을 때는 그런 말 하지 마요. 형이 듣고 기분 나빠 할 수 있잖아요.”물론 나랑 형이 일을 꾸미고 있다지만 형 앞에서 형수랑 눈빛을 주고받으면 형이 기분 나쁠 게 뻔하다.그러자 형이 웃으며 나를 째려봤다.“그저 많이 먹고 기력 보충하라고 말한 것뿐인데 대체 무슨 생각 하는 거예요?”“아, 그래요.”내가 야릇한 쪽으로 생각한 게 아니라 형수가 자기가 말을 내뱉고 인정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모른 척 지나갈 수밖에 없었다.내가 형수 앞에 앉자 형수는 내 앞으로 우유 한 잔을 밀었다.그리고 내가 그걸 들어 마시려고 할 때 갑자기 물었다.“수호 씨 어제 양이 이 우유만큼 될까요?”“풉...”나는 순간 참지 못하고 우유를 그대로 내뿜었다.그것도 형수를 향해.순간 형수는 옷이 축축하게 젖었고 물기 때문에 옷이 투명해져 속옷이 희미하게 보였다.나는 너무
“정말이에요? 그런데 왜 홧김에 한 말처럼 들리죠?”‘알면서 뭘 묻는대?’형수가 일부러 나를 놀린다는 걸 알면서도 나는 방법이 없었다.그저 화가 나고 답답해서 속으로 중얼거릴 뿐이었다.‘형수, 아직 형수 남편이 나더러 형수랑 자라고 한 거 모르죠?’‘그것도 오늘 밤. 그러니까 아직 좋아하긴 일러요.’‘내가 오늘 밤 아주 제대로 혼쭐내 줄 테니까.’오늘 밤 형수랑 있을 일을 생각하니 나는 순간 기분이 좋아져 음식과 우유를 단번에 먹어버렸다.그러고는 일부러 형수한테 말했다.“형수, 형수 우유 참 맛있네요.”나도 일부러 형수를 희롱했다.형수는 당연히 그걸 보아냈을 거다.하지만 내가 왜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는지는 알지 못한 듯했다.“맛있어요? 한 잔 더 마실래요? 바로 짜줄 수 있는데.”나는 무의식적으로 형수의 가슴을 봤다.물론 이 우유가 오늘 아침 갓 짠 따끈따끈한 소젖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나는 참지 못하고 환상했다.‘저기서 짜는 거라면 내가 직접 먹고 싶은데.’‘그러면 형수도 자지러질 건데.’상상하다 보니 나는 저도 모르게 소리 내어 웃어 버렸다.형수는 내가 흐뭇해하는 걸 보더니 갑자기 식탁 위에 손을 짚고 허리를 숙이며 물었다.“대체 뭘 그렇게 웃는 거예요?”“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한 잔 더 주세요.”내가 웃으며 잔을 건네자 형수는 곧바로 우유 한 잔을 더 따라주었다.하지만 내가 손을 뻗자 갑자기 손을 뒤로 뺐다.“직접 가져가요. 난 옷 갈아입고 올 테니까.”그러더니 아예 뒤돌아 떠나버렸다.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싱긋 웃으며 직접 우유 잔을 집었다.내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이번 우유는 아까 것보다 더 맛있는 듯했다.은은한 우유 향이 나면서 말이다.내가 한창 우유를 마시고 있을 때 형이 다가왔다.“수호야, 방금 네 형수랑 무슨 얘기 했어?”“아, 아무것도 아니야. 방금 내가 실수로 형수 옷에 우유를 쏟았더니 형수나 나를 뭐라 하더니 옷 갈아입으러 갔어.”내 말에 형은 바싹 긴장했다.“형수가 너
현성은 손을 휙 저었다.“뭔데? 말해 봐.”“네가 나 대신 대출 좀 받아 줘.”은행 직원에게 물어봤더니 거액의 대출을 받으려면 실력 있는 보증인이 필요하다고 했다.현성은 가정형편이 좋으니 내 보증을 서주기에 적합했다.“얼마나 빌릴 건데?”“3억.”나는 필요한 돈보다 더 대출할 생각이었다. 만약 앞으로 혼자 하면 이런저런 지출이 있을 게 뻔하니, 수중에 돈을 남겨두는 건 당연했다.“뭐 하러 그렇게 많이 빌려?”현성은 음식을 우물거리며 물었다.결국 나는 민우와 함께 한의관을 열려고 한다는 걸 털어놓았다.그걸 들은 현성은 테이블을 탁 치며 일어섰다.“정수호. 어떻게 민우랑 한의관을 열면서 나한테 말하지 않아? 난 네 친구 아니야?”현성의 반응에 멍해진 나는 한참 뒤에 반응했다.“나도 네가 강북에 온 걸 얼마 전에 알았어.”“그럼 이제 돌아왔는데 나도 좀 끼워주면 안 돼?”나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우선 앉아 봐. 내가 천천히 설명해 줄게.”현성은 내 말에 얼른 자리에 앉았다. 그가 앉는 걸 본 나는 조목조목 분석하기 시작했다.“그 한의관을 운영할 사람은 나랑 민우뿐만이 아니야. 또 다른 파트너 두 명이 더 있어. 물론 네가 끼어도 되지만 네 성격에 매일 가게에 붙어 있을 수 있어?”내 기억에 따르면 현성은 학교 다닐 때 교실에 붙어 있는 걸 가장 싫어했었다.직접 한의관을 운영하는 건 학교 다니는 것보다 분명 더 바쁠 거다. 뭐든 직접 해야 하는 건 물론, 하루 종일 가게를 지키며 이런저런 잡다한 일을 처리해야 한다. 때문에 나는 어릴 때부터 고생 한번 한 적 없는 현성이 그걸 버릴 리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내 분석을 들은 현성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뜻은 알겠어. 그런데 너도 알다시피 내가 뭐 하나 해낸 게 없어서 우리 부모님이 맨날 닦달해. 난 진작부터 성과를 내서 두 분께 보여주고 싶었어. 그동안은 딱 떠오르는 게 없어서 실행하지 못했지만 너랑 민우가 창업한다는 말을 들으니 내가 더 등신 같더라. 그래서 나도
게다가 집도 마침 강북에 위치해 있다.나는 얼른 전화번호부에서 조현성의 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얼마 뒤 현성은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현성아. 나야. 정수호.”[정수호? 오호 브라더. 갑자기 웬일로 연락했어?]대학교 때 친구들은 우리가 늘 꼭 붙어 다닌다고 부부냐며 놀렸었다.나도 처음에는 그런 말들이 싫었지만, 현성의 성격이 꽤 괜찮은 데다 어디 놀러갈 때 항상 나를 데리고 다닌다는 걸 인지한 뒤로는 우리가 친해서 그렇게 놀리는 거라고 점차 받아들였다. 하지만 현성은 웬 여자애를 따라다니느라 대학교를 그만뒀고, 그 뒤로 우리의 연락은 점점 뜸해졌다. 그러다 며칠 전 강북으로 돌아왔다는 현성의 SNS를 보고 그에게 연락해 봐야겠다는 결심을 내렸다.“용건이 있으니까 했지. 너 지금 어디야? 우리 만날까?”[나야 백수라 빈둥빈둥 놀고먹기만 하지. 며칠 전에 우리 영감탱이가 날 집에 가두는 바람에 아직도 집에 있어.]“어? 그럼 만나지 못하잖아.”[만나려면 당연히 만날 수 있지. 내가 누구야. 마왕이라고 불리는 사나이 아니겠어. 우리 집 열쇠로 나를 가둘 수 있을 것 같아? 주소 보내 봐. 이따 찾으러 갈게.]현성의 말에 나는 한시름 놓았다.나는 얼른 근처에서 가게를 찾아 위치 정보를 공유했다.그러자 현성은 곧 올 거라며 기다리라는 문자를 보냈다.약 20분쯤 기다렸을 때 현성은 모습을 비추었다.몇 년 만에 만나서인지 조현성은 많이 변해 있었다. 몸에 살이 올랐고 얼굴도 더 동글동글해졌다. 하지만 본업에는 충실하지 않고 예쁜 여자를 보면 눈을 반짝이던 본성은 어디 가지 않았다.글쎄, 안으로 들어오면서 문 앞에 있는 두 여자애를 향해 휘파람을 불다가 된통 욕까지 먹었다. 하지만 현성은 어찌나 뻔뻔한지 개의치 않고 제 명함까지 건넸다. 물론 그 명함은 예상대로 쓰레기통 행이였지만.“하하. 까칠하네. 그래도 마음에 들어.”현성은 빙그레 웃으며 내 맞은편에 앉았다. 그 순간 다시 대학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점차 보다 보니 꽤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나도 사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다.모든 제품을 한번 훑은 뒤 나는 세 가지를 선택했다.“제가 볼 때 이 세 가지가 괜찮아 보여요.”이영미는 한번 확인하더니 말했다.“그래. 그럼 이 세 가지로 하지 뭐. 주소 알려 줘.”“제 주소는 왜요?”“먼저 수호 씨 집에 보낼게. 수호 씨가 한번 사용해 보고 괜찮은 것 같으면 말해 줘. 그러면 내가 다시 살 테니까.”‘나를 실험용 생쥐로 보는 건가?’비록 조금 찜찜했지만 나는 거절하지 않았다. 나도 마침 사용해보고 싶었으니까. 나는 결국 내 주소를 가르쳐 줬다.이영미가 구매를 마쳤을 때 문이 갑자기 열리더니 윤지은이 하이힐을 또각거리며 밖에서 들어왔다. 그녀는 나와 제 어머니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채자마자 나를 죽일 듯 노려봤다.“둘이 뭐 했어?”이영미는 핸드폰을 내려 놓으며 말했다.“내가 수호 씨한테 사진 좀 찍어달라고 부탁했어. 뭐야? 이런 것도 상관하게?”“엄마는 나이도 있으면서 뭐 맨날 사진을 찍어요?”윤지은은 불만 투로 투덜댔으나 표정은 전혀 싫어하는 티가 나지 않았다. 그녀도 제 엄마가 아직도 아이 같은 분이라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가끔 윤지은은 이런 엄마가 부러울 때도 있다. 평생 남편의 예쁨을 받고 아무 고민 없이 영원히 동심을 유지할 수 있으니까.식사 후반부는 그런대로 순조로웠다.식사를 마친 뒤 이영미는 함께 노래 부르러 가자고 초대했지만 나는 그걸 거절했다. 이번에는 윤지은도 강요하지 않았다.나는 사장님이 빌려준 레인지로버에 앉아 긴 한숨을 내쉬고는 형수에게 전화했다. 그러고는 방금 이영미의 병을 봐주고 형수를 만나러 갈 생각이었다고 솔직히 털어 놓았다.“그런데 결국 못 가게 됐어요.”다시 생각해도 이건 너무 아쉬웠다.내 말에 형수는 싱긋 웃었다.[난 계속 집에 있으니까 언제든 와요.]그 순간, 방금 이영미가 산 물건을 형수와 함께 사용하면 분명 끝내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까 이영미가 문건을 고를 때 나
윤지은은 여전히 미소 지었다.“걱정하지 마. 난 꼭 말한 대로 할 테니까.”“그럼 약속한 거예요. 두고 봐요. 지은 씨는 언젠가 저한테 매달리게 될 테니까.”말을 마친 나는 홱 돌아서서 자리를 떠났다.혼자 룸 안에서 셀카를 찍고 있던 이영미는 내가 들어오자 사진을 찍어 달라며 핸드폰을 건넸다.나는 두말없이 핸드폰을 받아 들고 사진을 찍어주려고 했다.하지만 그 순간 갑자기 뜬 메시지에 나는 얼굴이 빨개졌다.이영미가 인터넷으로 중년 부부가 부부 관계를 개선하는 방법을 물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게다가 때마침 네티즌들이 댓글로 그녀의 질문에 답했다. 심지어 일부 네티즌들은 섹스 토이를 추천하며 사진까지 첨부했다.“크흠...”난생처음 보는 신문물에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그때 이영미가 마침 내 상태가 이상하다는 걸 발견하고 물었다.“왜 그래? 얼굴은 왜 그렇게 빨간데?”“직접 보세요.”나는 말하면서 핸드폰을 건넸다.폰을 건네받은 이영미는 댓글을 확인하더니 피식 웃었다.“고작 이것 때문에 그래? 혹시 우리 지은이랑 이런 거 사용해 본 적 있어?”“아니요. 절대 없어요. 절 그렇게 변태로 몰아가지 마세요.”이영미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말했다.“아직도 젊어서 그런지 부끄러움이 많네. 수호 씨도 나이 먹으면 이러지 않을 거야. 사실 난 남녀가 성관계를 하는 건 즐겁기 위해서라고 봐. 그러니 즐겁고 재밌는 건 해봐야지.”‘제가 경험 많은 어머님과 어떻게 비교하겠어요?’입만 열면 이런 쪽으로 얘기하는 건 난 도저히 할 수 없다. 역시 유부녀라 그런지 욕구도 많고 뭐든 거리낌이 없는 것 같다. 어쩐지 인터넷에서 연애 경험 많은 여자가 아무것도 모르는 여자보다 재밌다고 하더라니.그 말인 즉 유부녀가 훨씬 낫다는 말 아니겠나?“지은은?”“모르겠어요.”나는 그 여자를 언급하고 싶지 않아 거짓말했다.그때 이영미가 룸 문을 닫더니 생글생글 웃으며 내 앞으로 다가왔다.“그럼 나 대신 골라 줘. 뭐가 더 재밌을 것 같아?”나는 순간 어리
이영미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듯 손을 휘휘 저었다.“괜찮아. 젊을 때는 누구나 다 경험이 부족해 감정적으로 굴 때가 많아. 이해해. 오늘 기분도 좋은데 이따 같이 식사하는 건 어때? 내가 살 테니까.”사실 나는 싫었다. 형수를 만나러 가고 싶었으니까.하지만 윤지은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나를 쏘아봤다.“누구는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 같은데?”나는 다급히 부인했다.“제가 무슨 꿍꿍이가 있다는 거예요? 저를 그렇게 나쁘게 생각하지 말아 줄래요? 알았어요. 먹으면 될 거 아니에요.”‘따발총이야 뭐야? 왜 항상 이렇게 쏘아붙여?’이영미는 딸이 남자 맛을 본 걸 축하한다며 고급 호텔을 예약했다. 심지어 파티까지 준비하려 했는데 윤지은이 막았다.“엄마, 파티 열면 엄마를 정신병원에 처넣는 수가 있어요.”이런 일로 정말 파티까지 열면 윤지은은 아마 쪽팔려 죽을 거다. 다행히 윤지은의 말은 이영미에게 겁을 주는 데 성공했다.하지만 식사 내내 윤지은의 상태는 계속 이상했고 자꾸만 나를 흘끔거리기까지 했다. 나 역시 윤지은이 무슨 꿍꿍이인지 걱정이 돼 식사에 집중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나는 밖에서 바람을 쐬려고 화장실 간다는 핑계를 대고 밖을 나왔다. 그 뒤로 얼마 뒤, 윤지은도 따라 나왔다.“우리 일 이제 들켰는데 어쩔 거야?”‘이건 또 뭔 질문이지?’“제가 어떻게 하길 원하는 건데요?”“정수호. 너 정말 남자 맞아?”윤지은은 낯빛이 어두워져 욕지거리를 퍼부었다. 뜬금없이 욕을 먹은 난 너무 어이없었다.“의견을 묻는 건데 왜 또 화내는 거예요?”“누가 의견 물으래? 네 태도가 궁금하다고.”“제 태도는... 책임져줄 수 있어요. 물론 지은 씨가 원하면.”윤지은은 여전히 나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심지어 안색이 점점 어두워져 나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이것도 싫어요? 그럼 뭘 원하는데요?”윤지은은 나에게 바짝 다가오면 싸늘하게 물었다.“그럼 어떻게 책임질 건데? 네 애교 누나를 차버리고 나랑 결혼이라도 할 거야?”“그건 안 되죠. 전 애
“엄마, 괜찮아요?”윤지은은 엄마의 이상한 모습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보통 엄마라면 자기 딸이 우수한 짝을 찾기를 원하지 않나? 왜 엄마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지?’‘게다가 딸이 아무것도 아닌 남자랑 잤다는데 왜 화를 내지 않지?’“괜찮지 그럼. 우리 윤씨 가문은 정략결혼으로 사업을 유지할 필요도 없고 돈 많은 사돈에게 빌붙을 필요도 없어. 난 전에 네 심리에 문제가 있는 줄 알고 걱정했는데 문제없다니 오히려 다행이지. 앞으로 외로우면 만나고 싶은 남자 마음대로 만나. 넌 윤씨 가문 딸이잖아. 뭐든 너 하고 싶은 대로 해.”윤지은의 얼굴은 또 빨갛게 달아올랐다.윤지은은 사실 욕구불만인 사람은 아니다. 다만 전에는 정말 힘든 데다 여준휘한테 복수하려는 마음에 아무나 만나 터무니없는 짓을 저지른 거였다.“필요 없어요. 요즘 병원 일이 바빠서 쓸데없는 생각할 시간 없어요.”“누굴 속여? 너희 병원 요즘 안 바쁘잖아. 나 고 교수한테 다 물어봤어. 네가 요즘 할 일이 없다면서 휴가 줄 생각도 하던데. 차라리 이참에 수호 씨랑 여행이나 다녀와.”윤지은은 꼬리 밟힌 고양이처럼 버럭 소리 질렀다.“싫어요. 가더라도 혼자 다녀올 거예요.”“혼자 가는 게 얼마나 위험해? 낯선 환경과 낯선 도시에 가면 외로울 때 누가 같이 있어 줘?”“엄마. 말끝마다 남자 얘기하지 마요. 전 독립적인 여성이에요. 남자가 없어도 잘 살 수 있다고요.”“우리 딸이 얼마나 독립적인지는 나도 잘 알지. 그럼 그냥 친구랑 같이 논다고 생각해. 두 사람이 가는 게 혼자보다는 낫잖아. 남자도 사실 애완동물처럼 곁에 두면 꽤 즐거워.”그 말에 나는 너무 충격을 받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역시 부자들한테는 뭐든 애완동물로 보이는구나.’나는 속으로 중얼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윤지은 씨, 윤 사모님, 이제 설명 끝났으니 전 이만 가볼게요.”나는 기분이 언짢아 일부러 호칭으로 두 사람과 거리를 두었다.그러자 이영미가 다급히 내 팔을 잡았다.“가긴 어딜 가?
그때, 슬리퍼 한쪽이 날아와 내 뒤통수를 가격했다. 그 힘이 어찌나 센지 나는 그대로 소파 위에 벌러덩 넘어지고 말았다.윤지은은 그 틈에 덮쳐와 가위로 내 옷을 마구 잘랐다. 그 모습에 나는 오금이 저려 났다.가위가 조금만 더 아래로 향하면 나는 정말 고자가 됐을지도 모른다.나는 다급히 윤지은의 손목을 움켜잡았다.“너무한 거 아니에요? 정말 저를 고자로 만들 작정이에요? 내 거로 얼마나 기분 좋았던지 잊었어요? 정말 잘라버리면 앞으로 누가 지은 씨 기분 좋게 해줘요?”윤지은은 차가운 눈초리로 나를 쏘아봤다.“그건 너 없이 나 혼자서도 해결해. 그런데 감히 우리 엄마를 노려? 그러면 죽어야지.”“전 지은 씨 어머님 노린 적 없어요. 정말 마사지해 드린 것뿐이에요.”“노린 적 없다고? 그런데 아까 더 세게 하라느니 거친 게 좋다느니 한 말은 뭔데?”“제가 너무 살살 누른다고 더 세게 누르라는 거였어요.”“헛소리하지 마. 누가 그 말을 믿을 줄 알고. 내가 들어왔을 때 네놈이 우리 엄마랑 같이 방에 들어가는 거 똑똑히 봤는데. 말해. 우리 엄마한테 나쁜 짓 하려고 했지?”“제가 여색을 밝히는 건 맞지만 짐승은 아니에요. 전에 지은 씨랑 그랬는데 어떻게 지은 씨 어머니를 노리겠어요? 내가 변태도 아니고.”윤지은이 뭐라 하기 전에 이영미가 초조한 모습으로 달려 나왔다.“지은아, 너희 둘... 정말 했어?”윤지은은 얼굴이 화끈 달아올라 목까지 빨개졌다.“엄마, 말 좀 예쁘게 하면 안 돼요?”이영미는 헤실 웃으며 말했다.“용천 호텔에서부터 두 사람 심상치 않다 생각했는데, 역시나 내 생각이 맞았어. 우리 예쁜 딸. 네가 남자랑 사랑도 나누어 봤다니 엄마는 너무 기뻐. 난 네가 불감증인 줄 알았잖아. 어때? 해보니까 기분 좋지? 한 번 하니 또 하고 싶고 계속하고 싶지?”윤지은의 얼굴은 점점 달아올라 빨갛게 익어 버렸다.“엄마. 좀 점잖게 행동해요.”“에이, 엄마도 다 겪었는데 뭘 그렇게 부끄러워해? 나랑 수호 씨 정말 아무것도 없었어.
“절대 못 그래요. 제가 그렇게 물으면 지은 씨는 분명 저를 잡아먹으려고 할 거예요.”나는 바로 거절했다.그러자 이영미는 한숨을 푹 쉬었다.“우리 딸이 정말 불감증은 아니겠지? 평생 결혼도 안 하고 남자도 안 만나려는 건가? 남자랑 한 번도 해보지 못한다는 건 너무 불쌍한데.”“크흠...”서슴없이 말하는 이영미의 모습에 나는 너무 놀라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수호 씨, 힘 좀 써봐. 아무 느낌도 안 나잖아.”“이 정도면 돼요?”“아니. 더 힘써 봐. 난 심플하고 거친 걸 좋아하거든.”“이렇게요?”“아, 좋아...”한편, 집 문 앞에 도착해 문을 열려던 윤지은은 안에서 어머니와 누군가의 이상한 대화가 들려 다급히 문에 귀를 바짝 댔다. 그리고 바로 우리의 대화를 들어 버렸다.그 순간 나와 제 어머니가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다고 착각한 윤지은은 얼굴이 잿빛이 되어 문을 확 열어젖히고 노기등등해서 들어왔다.“정수호, 이 개자식. 감히 우리 엄마를...”하지만 거실에는 아무도 없었다.참 공교롭게도 윤지은이 들어오기 바로 전 이영미는 소파가 불편하다며 침대에 누워 마사지를 받겠다고 했다.결국 나는 마지못해 이영미를 따라 방으로 들어갔다. 그 때문에 나와 이영미가 한 방에 같이 있는 장면을 윤지은에게 들키고 말았다.단단히 화가 난 윤지은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손에 잡히는 대로 가위를 집어 들었다.“정수호, 이 개자식. 감히 우리 엄마를 넘봐? 내가 너 다시는 남자구실 못 하게 만들 거야.”나는 침실에 들어오기 전에 사실 도어락 소리를 듣고 뒤돌아보려고 했었다. 하지만 이영미가 얼른 마사지해달라고 재촉하는 바람에 바로 그걸 무시해 버렸다.고개를 돌렸을 때 이영미는 어느새 침대에 누워 있었다. 게다가 슬립이 너무 짧아 예쁜 다리가 훤히 드러났다. 이런 상태에서 마사지해 주는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한참 동안 망설이고 있을 때, 이영미가 말했다.“안 될 거 뭐 있어? 집에 사람도 없는데. 무엇보다 당사자인 내가 괜찮다잖아. 얼른 눌
“이렇게요. 손가락을 구부리지 말고 쫙 펴야 해요.”나는 최선을 다해 시범을 보여주었다.그때 이영미가 갑자기 내 바지춤을 잡으며 말했다.“옷이 너무 커서 시선이 막히잖아. 옷 벗어 봐. 그래야 잘 보이지.”“어머님, 그건 안 돼요...”“그럼 옷을 들어 올리던가. 이렇게 하면 잘 안 보여.”나는 어쩔 수 없이 티셔츠 밑단을 위로 들고 다시 시범을 보여주었다.“보세요. 이렇게 손가락을 놓으면 검지와 중지 사이에 간격이 조금 생기는데 그 위치가 바로 우리가 찾으려는 혈자리예요.”“똑바로 앉아 봐. 잘 안 보여.”이영미는 또다시 나를 마구 잡아당겼다. 이러다가 바지가 벗겨질 것 같아 나는 다급히 일어나 벌렁거리는 심장을 다독이며 그녀와 거리를 유지했다. “어머님, 전 이미 충분히 보여줬으니 직접 찾아보세요.”“이렇게? 이것 봐, 내 손가락이 말을 안 듣는다니까.”이영미는 동안에 귀염 상이지만 손은 어찌나 둔한지 계속 틀렸다.결국 보다 못한 나는 직접 가르쳐주었다. 다만 자세만 잡아주고 혈자리를 찾는 건 역시나 이영미 스스로 찾게 했다.“혈자리를 찾았다면 가볍게 눌러 봐요. 시큰거리는지 확인해 봐요.”그 과정에 나는 이영미를 보지 않으려고 계속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있었다. 내 말에 이영미는 혈자리를 살짝 눌렀다.“아. 진짜 시큰거리는 것 같네. 앞으로 여기를 누르면 해소된다는 거지?”“네.”나는 그제야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자리로 돌아가 다시 이영미의 맥을 짚었다.이영미는 낮은 소리로 진작 물었던 걸 그랬다며 혼잣말했다. 이영미의 모습을 보니 연기 같지는 않았다. 아까 계속 내 바지를 내리려 해서 하마터면 이영미가 나한테 뭐라도 할 줄 알고 진땀을 뺐는데, 보아하니 내가 너무 예민했던 모양이었다.맥을 한참 짚어본 뒤 나는 상황을 말했다.“보아하니 편두통이 있으신 것 같아요. 손으로 마사지하면 두통이 사라질 거예요.”나는 이영미더러 소파에 기대앉게 하고 나는 소파 뒤에 선 채 머리를 마사지해 줬다.그때 이영미가 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