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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화

형은 진짜로 자는 게 아니라 자는 척 연기하고 있었다.

그저 형수를 속일 목적이었는데, 형수는 형이 ‘잠든걸’ 확인하기 바쁘게 방을 나섰다.

그러면서 낮은 소리로 형이 나보다 못하다며 중얼거렸다.

그 말에 형의 마음은 무척 괴로웠다. 속이 말이 아니었을 거다.

그와 동시에 형수가 왜 그런 말을 하는지, 나와 형수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의구심이 들었다.

그런 의심을 품은 형은 형수가 안방을 나서자마자 침대에서 내려 문에 바싹 붙어 문틈 사이로 훔쳐봤다.

그리고 형의 눈에 보인 건 나와 형수가 수군거리며 대화하는 모습이었다.

물론 거리 때문에 대화 내용을 들을 수는 없었지만 형은 직감적으로 우리의 관계가 간단하지 않다는 걸 느꼈다.

그렇지 않으면 실랑이를 벌일 이 없으니까.

그 모습을 본 형은 점점 질투심이 밀려와 나마저 거슬렸다.

“정수호, 그렇게 안 된다고 내빼더니 진작 내 마누라랑 어떻게 해볼 생각이었어?”

형은 더 이상 보기 힘들어 문을 닫아버렸다.

하지만 마음은 이미 말이 아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형수가 돌아오자 형은 다급히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 얼마 뒤, 형은 형수가 자위하며 신음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 순간 형의 마음은 더욱 괴로워 났다. 심지어 질투심이 폭발했다.

이건 어쩔 수 없는 거다. 그 어떤 남자라도 자기 아내가 바람피우는 걸 참지 못할 거다.

형도 아무리 말로는 나한테 도와달라고 부탁했지만, 나랑 형수가 뒤에서 붙어먹었다는 걸 알게 되면 기분이 안 좋을 테다.

자기가 속았다는 느낌이 들고, 내가 저를 갖고 놀았다고 느껴질 테니까.

형이 참지 못해 형수한테 따져 물으려 할 때, 형수가 갑자기 나지막하게 형의 이름을 불렀다.

“동성 씨... 자기야...”

그 순간 형은 미안함이 몰려왔다.

형수가 저한테 미안한 짓을 하지 않은 데다 마음속으로 항상 저를 생각했다는 걸 알아버렸으니까.

그에 반해 형은 형수한테 질려버렸다고 형수를 속이는 방식으로 곁에 남겨주려 했다.

형은 속으로 자기한테 욕지거리를 퍼부었다.

‘진동성, 넌 진짜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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