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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1화

형수는 자기 욕망을 억제하지 못할까 봐 나를 다급히 밀어내더니 일부러 엇나갔다.

“수호 씨 지금 나한테 반말했어요? 이제 아주 막 나가네요? 다 컸다 이거예요?”

그 순간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솔직히 말하면 나도 너무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절대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었기에 뻔뻔하게 말했다.

“이건 다 형수 때문이에요.”

“왜 나 때문인데요?”

“다른 남자랑 애 낳겠다고 했잖아요!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요?”

형수가 했던 말을 다시 떠올리니 마음이 너무 아팠다.

물론 내가 형수 남편도, 남자도 아니지만 우리도 은밀한 관계를 가진 적 있으니까.

나는 진작 형수를 내 여자라고 정의했다.

내 여자가 내 앞에서 다른 남자의 힘을 빌리겠다는데, 기분이 좋을 리가.

‘형수도 참, 어쩜 내 기분은 조금도 생각해 주지 않는 거지?’

내가 슬픈 표정을 짓자 형수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지금 질투한 거예요?”

확실히 질투한 건 맞다.

하지만 형수가 웃는 걸 보니 솔직하게 인정하기 싫었다. 내가 형수를 얼마나 신경 쓰고 있는지 알게 하고 싶지도 않았다.

이에 나는 일부러 형수의 말에 반박했다.

“아니거든요. 제가 형수랑 무슨 사이도 아닌데, 왜 질투하겠어요?”

“아니긴, 질투한다는 게 얼굴에 다 쓰여 있는데.”

내 마음을 꿰뚫어 본 형수는 일부러 나를 비웃었다.

그 순간 나는 더욱 화가 났다.

‘내가 형수를 얼마나 신경 쓰는지 알면서 이렇게 웃는다는 건, 형수 마음속에는 아예 내가 없다는 건가?’

‘정말 눈곱만치도 없나?’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생각할수록 서럽고 화가 나 나는 강조했다.

“마음대로 생각해요. 아무튼 다른 남자 찾으면 안 돼요.”

형수는 웃는 얼굴로 나를 흔들어 대며 물었다.

“다른 남자 찾지 않으면 누구를 찾아요? 수호 씨요?”

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 ‘나는 왜 안 되냐?’고 아우성쳤다.

적어도 내가 어디 가서 빠지는 조건은 아니고, 형수한테 진심인데.

하지만 이 말을 입 밖에 낼 수는 없었다.

지금은 형수한테 삐진 상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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