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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0화

‘맙소사!’

‘형수는 어떻게 내 속내를 다 꿰뚫어 보지?’

‘형수 앞에서는 내 생각을 속일 수가 없잖아.’

형수 앞에만 서면 영원히 비밀이 없어지는 느낌이다.

나는 당황스럽고 불안했지만 애써 아무렇지 않은 듯 거짓말했다.

“아니에요. 저는 그냥 방법을 제시해 주는 거예요. 다른 생각 하지 마요.”

형수는 내 얼굴을 꼬집었다.

“그래야 할 거예요. 만약 그런 생각 하면 당장 집에서 쫓아낼 거니까.”

“네? 왜요?”

나는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그랬더니 형수가 되물었다.

“내가 누구고 수호 씨가 누구예요? 우리가 어떤 사이인지 몰라서 물어요?”

“전 정수호고, 형수는 형의 아니에요. 우리는 형수와 도련님 사이고.”

나는 솔직해 대답했다.

“알긴 아네요. 나는 또 수호 씨가 그것마저 잊은 줄 알았죠. 우리의 관계가 이렇기에 절대 아무 일도 벌어져서는 안 돼요. 다른 사람과 아이를 가져야 한다 해도 그 상대가 수호 씨가 될 리는 없어요.”

형수의 말이 나는 너무 서운하게 느껴져 끈질기게 물었다.

“왜요? 제가 형수랑 더 가깝잖아요.”

“수호 씨 바보예요? 우리 매일 같이 생활하는데, 내가 수호 씨 아이를 가져 봐요. 시간이 지나면 그게 문제가 되지 않겠어요? 그런데 아예 모르는 사람과 낳으면 상황은 달라지죠. 그저 정자만 받았다고 치면 되니까.”

형수가 낯선 남자와 아이를 가지는 걸 상상만 했는데 죽기보다 싫었다.

이에 나는 앞뒤 가리지 않고 대뜸 말했다.

“안 돼요, 제가 동의 안 해요.”

형수는 싱긋 웃으며 나를 봤다.

“동의 안 할 거 뭐 있어요? 수호 씨가 나랑 무슨 사이라고 그런 것까지 관여해요?”

나는 어디서 난 배짱인지 갑자기 고집을 부렸다.

“아무튼 동의 못 해요. 다른 사람과 아이를 가지면 제가... 제가...”

나는 제대로 말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때 나를 보는 형수의 눈빛이 변하더니 이내 물었다.

“수호 씨가 뭐요? 말해 봐요.”

그 순간 나는 뭐에 홀린 것처럼 형수를 품에 꼭 껴안으며 형수의 허리에 팔을 둘렀다.

형수는 나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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