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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5화

작가: 은광수
나는 일부러 애교 부리는 말투로 문자를 보냈다.

[그런데 전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아요. 제 마음속에는 애교 누나뿐이에요.]

애교 누나는 내 말에 곧바로 웃는 이모티콘을 보내오더니 말을 보탰다.

[그 말이 진심이든 아니든, 듣기 좋네요. 그런데 만약 출세하고 남들 위에 서고 싶다면 남주 비위는 무조건 잘 맞춰 줘요.]

나는 애교 누나의 말에 담긴 의미를 알 것 같았다.

남주 누나는 공무원이기에 다른 정계 인사를 많이 알고 있을 거다.

때문에 내가 남주 누나의 비위를 잘 맞춰 주면 나중에 발전하는 데 더 도움이 될 거다.

하지만 나는 조심스럽게 다시 물었다.

[그런데 정말 화 안 내요? 만약 신경 쓰인다면 솔직하게 말해줘요. 출세하는 기회를 버리더라도 누나를 잃고 싶지 않아요.]

이 말은 내 진심이다.

애교 누나 정말 좋은 여자이기에 절대 놓치고 싶지 않다.

그때 애교 누나가 나에게 뽀뽀하는 이모티콘을 보내더니 이내 문자 하나를 보내왔다.

[이런다고 나 잃지 않아요. 난 언제나 수호 씨 곁에 있을 테니까. 난 수호 씨 미래가 밝았으면 좋겠어요.]

그 문자를 본 순간 나는 너무 감동했다.

애교 누나는 어쩜 예쁜 데다 착하기까지 하고 나한테 또 이렇게 잘해주는지.

만약 애교 누나 같은 여자와 결혼하면 분명 엄청 행복할 거다.

애교 누나는 나한테 또 문자를 보내왔다.

[남주가 모레면 간대요. 그러니 남은 시간 얼마 없어요. 내일 기회를 마련해 줄 테니까 꼭 성공해요.]

‘나를 도와주려고 내가 자기 친구와 잠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허락하다니.’

애교 누나가 이렇게까지 하는데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이에 나는 곧바로 애교 누나한테 문자를 보냈다.

[네, 누나 말대로 할 게요.]

애교 누나 쪽 문제가 해결되니 내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건 형 쪽 문제다.

하지만 아직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지 못했다.

그때, 밖에서 쨍그랑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놀란 나머지 문에 귀를 바싹대고 들었더니 곧바로 형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체 왜 그래? 우리 오늘 시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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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지은은 두말없이 가방에서 립스틱 하나를 꺼냈다.그걸 본 여경은 이내 눈을 휘둥그렇게 뜨면서 기분 좋은 듯 미소 지었다.“아르마니 한정판이잖아? 나 오래전부터 예약했는데 아직도 못 샀는데. 역시 우리 윤지은 아가씨가 나서야 한다니까. 나 그냥 주는 거야?”“그 컬러는 나한테 많아. 너한테 하나 주는 게 뭐라고.”“헐. 누가 부자 아니랄까 봐. 말로 사람 기죽이네. 그런데 대체 누가 우리 윤지은을 움직였는지 궁금한데?”여경은 말하면서 내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그 순간 나는 얼른 다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나는 윤지은의 말을 명심하고 있기에 절대 다른 여자에게 한눈팔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여경은 내가 이상하게 행동하자 곧바로 나를 가리키며 윤지은에게 물었다.“설마 저 남자야? 오 마이 갓! 윤지은, 너 연애해? 심지어 남자 때문에 나한테 부탁하는 거야?”여경은 놀란 듯 과장된 표정을 지었다.윤지은의 얼굴은 단번에 싸늘하게 굳어버렸다.“립스틱 갖기 싫어? 싫으면 돌려주든가.”말을 마치자마자 윤지은은 립스틱을 빼앗으려고 손을 뻗었다.여경은 단번에 몸을 비틀었다.“줬다 뺐는 게 어디 있어? 이미 줬으면 내 거야.”그러면서 또 나를 한번 흘긋거렸다.몰래 훔쳐보던 나는 여경이 나를 보자 또다시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그 모습을 본 윤지은이 낯빛이 어두워진 채 말했다.“정수호, 뭘 그렇게 피해?”‘왜 또 나한테 뭐라는 거야?’나는 억울함을 호소했다.“보는 것도 안 돼, 안 보는 것도 안 돼. 그럼 말해봐요. 어떻게 할까요?”나는 이번에 살가운 태도로 말했다. 그도 그럴 게 어떻게 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으니까.하지만 윤지은은 또 화를 냈다.“어떡하긴. 내가 뭐 협박이라도 했어? 다 큰 성인이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몰라?”나는 너무 어이없어 헛웃음이 나왔다.“알았어요. 갈게요. 내가 있으면 지은 씨 화만 날 테니까.”나는 말을 마친 뒤 바로 뒤돌아섰다. 나는 더 이상 윤지은과 다투기 싫었다. 생각해 보니 윤지은은 가끔 아이처럼 너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988화

    “너 가은 쓰레기를 계속 강북에 있게 하면 또 형수한테 무슨 짓 할지 모르잖아.”진동성은 나에게 기어와 싹싹 빌며 애원했다.“수호야. 내가 잘못했어. 정말 잘못했어. 이렇게 빌 테니 봐줘. 우리 같은 동네 출신이잖아. 내가 예전에 너 도와줬던 걸 생각해서 한 번만 봐줘.”나는 또 진동성을 걷어찼다.그 사이 윤지은은 어디론가 전화했고 얼마 뒤 양동준이 모습을 드러냈다.“아가씨.”“이 인간 강북에 다시는 못 오게 처리해.”윤지은은 차갑게 명령했다.“네.”양동준은 짤막하게 대답하고는 진동성을 향해 걸어갔다.그러자 진동성은 버림받은 개처럼 두 손 두 발을 사용해 앞으로 기어갔다. 하지만 그가 아무리 몸부림쳐도 양동준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건 불가능했다.진동성이 양동준에게 끌려가는 걸 보니 속이 다 시원했다. 그와 동시에 온몸의 힘이 빠져나간 듯 바닥에 주저앉았다.“수호 씨, 괜찮아?”윤미화는 나를 걱정하는 듯 물었다.“괜찮아요. 조금만 휴식하면 돼요.”나는 이제야 내 사지의 힘이 모두 빠져 흐물흐물해졌다는 걸 발견했다.이런 일은 처음 겪는지라 반응이 세게 온 모양이었다. 그 때문에 나는 체력을 회복하려고 한참을 휴식했다.휴식을 마친 뒤 나는 바닥에서 기어 일어났다.“이제 괜찮아요. 가요. 나머지 일은 제가 알아서 처리할게요.”윤지은은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어떻게 처리할 건데?”사실 나도 어떻게 처리할지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것마저 두 사람의 도움을 바랄 수는 없었다.내가 한창 망설이고 있을 때 윤지은이 말했다.“앞으로 이런 미친 짓 안 하겠다고 약속하면 뒤처리는 내가 해줄게.”“이런 일은 절대 안 해요. 아까는 상황이 상황인지라...”아까의 상황을 돌이켜 보니 나는 겁이 났다.윤지은은 내가 반박하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나를 욕하지 않았다. 그저 동창으로 보이는 사람들에게 전화를 돌렸다.전화에서 윤지은은 이곳에 교통사고가 났으니 대신 처리해달라고 부탁했다.하지만 이 일은 사고가 아니라 내가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987화

    나는 얼른 조수석으로 가 진동성을 차에서 끌어내렸다. 차는 순간 평형을 잃고 도로 위로 떨어졌다.다행히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다.나는 차 상태를 신경 쓸 겨를이 없이 진동성 앞으로 다가갔다.진동성은 한쪽 팔과 다리를 찔린 데다 한쪽 팔은 쓰지 못해 도살장에 끌려가는 돼지 신세가 되었다.나는 칼을 들어 진동성의 목을 겨누었다. 그러자 진동성은 겁에 질려 엉엉 울면서 윤지은과 윤미화에게 애원했다.다만 두 사람은 모두 진동성을 무시했다.“정수호. 진동성을 죽일 방법은 수천수만 가지가 있어. 그런데 방금처럼 하는 건 아니지.”윤지은은 싸늘한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늘 고고하고 깨끗하던 그녀는 이 순간 얼굴이 흙투성이가 되어 있었고 머리도 헝클어져 있었다.윤지은의 그런 모습을 보니 나는 순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그런 위험한 순간 윤지은은 재벌가 아가씨라는 신분도 생각하지 않고 몸을 던져 나가 같이 평범한 사람을 구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내 잘못을 인정했다.“그러면 안 되는데, 다음에는 안 그럴게요.”“또 다음도 있어? 아까 심장 튀어나오는 줄 알았어.”윤미화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쓸어내렸다.그 모습을 보니 나는 더 미안해졌다.방금 두 사람이 나서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쯤 형수처럼 병원에 누워있었을 거다.나는 너무 무모했다.때문에 두 사람이 뭐라고 하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잘못을 인정했다.“경찰에 신고해서 저 인간은 경찰한테 맡겨.”“안 돼요. 경찰에 맡기는 건 너무 가벼워요.”“그럼 어떻게 하려고?”윤지은이 물었다.나는 바닥에 엎드려 있는 진동성을 흘긋 보고는 그의 손등을 발로 밟았다.“말해. 왕정민이 어디 있어?”“정말 몰라. 나중에 먼저 연락하겠다고 했어.”“좋아. 그럼 두 번째 질문. 우리 할아버지가 준 의서는 누구한테 팔았어?”진동성은 눈을 깜빡거리며 나를 봤다.“내가 그걸 말하면 풀어줄 거야?”“풀어 달라고? 꿈 깨!”“날 풀어주지도 않는데 내가 왜 말해야 해?”진동성은 배 째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986화

    “틀렸어. 내가 너 같은 줄 알아? 난 인간이야. 넌 인성도 없어. 너 같은 놈은 인간도 아니야.”나는 진동성을 죽이려고 칼을 꼭 움켜잡았다.진동성은 내가 칼을 쥔 걸 보고는 바들바들 떨었다.“수호야. 바보짓 하면 안 되지. 나 같은 쓰레기 때문에 이럴 필요는 없잖아.”“너를 위해 이럴 가치가 없긴 하지.”내 말에 진동성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나는 그의 희망을 바로 부숴버렸다.“그런데 네 놈을 살려두는 건 형수한테 가장 큰 위협이 돼. 난 아무도 형수를 다치게 내버려두지 않을 거야.”나는 칼을 들어 진동성의 허벅지를 콱 내리 찔렀다.진동성은 단번에 비명을 질렀다. 그가 격렬하게 몸부림칠수록 차도 당장이라도 떨어질 것처럼 흔들거렸다.진동성 다급히 나에게 애원했다.“수호야. 너 아직 젊잖아. 왜 이런 바보짓을 하는 건데? 내가 잘못했어. 그만 놔줘. 우리 같이 내려가자. 내가 당장 네 형수랑 이혼하고 두 사람 축복해 줄게.”“못 믿겠어.”나는 칼을 힘껏 비틀었다.그 순간 진동성은 고통에 더 세게 비명 질렀고 차도 따라서 삐걱거리며 소리 냈다.그때 윤지은과 윤미화가 달려왔다.“정수호. 이러다 떨어져. 당장 내려.”“살려줘요. 살려주세요...”진동성은 밖을 향해 소리쳤다.윤지은과 윤미화는 진동성을 무시한 채 나를 잡아끌었다.하지만 이미 분노에 눈이 먼 나는 진동성과 같이 죽을 결심까지 한 지라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그때 차 앞부분이 앞으로 기우뚱 쏠렸고 나와 진동성의 몸도 동시에 앞으로 쏠렸다.차가 당장이라도 떨어질 절체절명의 순간, 윤지은과 윤미화는 다급히 뒤로 달려가 차를 내리눌렀다.하지만 이미 겁먹을 대로 먹은 진동성은 이미 바지에 오줌을 지려 축축하게 젖어버렸다.나 역시 죽음의 문턱에서 빠져나온 것처럼 온몸이 식은땀에 푹 젖었다.그 순간 나한테 무슨 일이 있으면 형수는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이런 쓰레기 때문에 나를 희생하는 건 너무 수지가 맞지 않았다.그렇다고 진동성을 이대로 풀어 주자니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985화

    “네놈이 형수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는 네가 가장 잘 알잖아. 진동성 난 단지 진실을 원해.”나는 진동성을 빤히 주시했다.진동성은 눈을 이리저리 피하며 내 눈을 보려고 하지 않았다.“진실은 바로 그 교통사고는 단순 사고였어. 나도 네 형수가 그렇게 심하게 다칠 줄 몰랐어.”“좋아!”나는 더 이상 진동성과 말씨름하기 싫었다. 이런 인간과 얘기하는 건 입만 아프니까.나는 두말없이 육교 가장자리로 차를 이동했다.그때 윤지은의 차가 내 차를 따라잡았다.“정수호, 명령하는데 당장 차 세워!”나는 윤지은을 무시한 채 반대쪽 차선으로 차를 돌렸다.육교의 양쪽은 모두 공중에 떠 있어 어느 쪽으로 부딪히든 아래로 떨어질 수 있었다.“진동성, 빌어!”나는 액셀을 밟으며 난간 쪽으로 부딪혔다.“아! 정수호, 이 미친놈! 말할게. 말할게!”차 바퀴는 이미 난간을 뚫고 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내가 제때 브레이크를 밟은 덕에 완전히 떨어지지는 않고 공중에 반만 둥둥 떠 있었다.정신을 차린 뒤에야 나는 내가 얼마나 미친 짓을 했는지 알아챘다.방금 1초만 늦었어도 나와 진동성은 아래로 떨어졌을 거다. 솔직히 나도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 하지만 이 선택을 조금도 후회하지 않았다.나는 진동성을 보며 물었다.“말해. 그때 상황이 어땠어?”진동성의 얼굴은 식은땀에 흠뻑 젖었고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이제야 내가 농담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만약 마지막 한마디를 하지 않았다면 나는 정말로 육교 아래로 돌진했을 거다.진동성의 목소리는 떨림이 가득했고 몸도 사시나무 떨듯 떨었다.“난, 난 그냥 네 형수랑 좀 다투다가 실수로 떨어진 거야.”나는 순간 화가 치밀었다. 역시 그 사고가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았다.하지만 고작 이게 다라고?고작 몇 마디 다툰 거로 차가 통제력을 잃고 육교 아래로 떨어졌다면 왜 운전석에 앉은 진동성은 고작 찰과상만 있고 형수는 그렇게 심하게 다친 걸까?“진동성, 한꺼번에 다 말하는 게 좋을 거야. 안 그러면 같이 여기서 떨어질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984화

    우연히 그림자를 통해 진동성이 벽돌을 휘두르는 걸 발견한 나는 재빨리 피해 진동성을 세게 걷어찼다.진동성은 내 발에 차여 연신 뒷걸음치더니 이내 벽돌을 던져버리고 도망쳤다.그 순간 나는 곧바로 뒤쫓았다.그러자 진동성이 도망치면서 소리쳤다.“정수호, 이 개자식아. 꼭 나를 죽여야만 해?”“내가 네 놈을 죽이려는 게 아니라 네 놈이 죽으려고 설치는 거잖아.”“내가 잘못했어. 다시는 안 그럴게. 수호야. 우리 그래도 형제처럼 지냈잖아. 그러니 그동안의 정을 생각해서 한 번만 봐줘.”나는 진동성의 말을 무시한 채 그를 잡자마자 또 주먹질했다. 그러고는 그의 다리를 잡은 채 질질 끌어 다시 원래 자리로 끌고 갔다.그 모습을 본 윤미화는 놀란 듯 눈이 휘둥그레졌다.“수호 씨가 이런 거야?”“윤 사장님, 지은 씨, 왕정민은 두 분한테 맡길게요. 난 우리 형을 데리고 교통사고를 체험하러 가야 해서요.”말을 마친 나는 진동성을 끌고 차에 올라탔다.차를 금방 샀을 때만 해도 나는 이게 내 애마라고 애지중지했었다. 비록 가격은 비싸지 않았지만 그래도 내 스스로 산 인생 첫 차였으니까.하지만 지금은 단지 진동성을 태운 채 교통사고 체험을 시켜주고 싶을 뿐이었다.나는 조수석에 앉은 진동성도 형수처럼 세게 다칠지 확인하고 싶었다.진동성을 차에 밀어 넣은 뒤 나는 곧바로 차에 시동을 걸어 전속력으로 내달렸다.그러자 진동성은 겁을 먹었는지 버럭 소리쳤다.“수호야,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왜 이렇게 빨리 밟아? 사고 나면 어쩌려고?”나는 미친 듯이 액셀을 밟았다.“맞아. 사고 내려는 거야. 이따가 육교에서 떨어지면 네 놈도 정말 형수처럼 크게 다칠지 확인해야겠어.”진동성은 다급히 조수석 위에 있는 손잡이를 꼭 잡았다.“정수호, 너 미쳤어? 어떻게 이럴 수 있어? 멈춰. 당장 멈춰!”나는 차를 멈춰 세울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진동성은 핸들을 잡으려고 버둥댔지만 나는 냉소를 지으며 비아냥거렸다.“그래. 잡아. 더 빨리 죽고 싶으면.”진동성은 형수가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983화

    나는 두 사람한테서 모든 빚을 천천히 받아낼 작정이었다.나는 한참 때리다가 손이 힘들어 발로 걷어차기 시작했다.어찌 됐든 형수가 혼수상태가 된 게 진동성 짓이라고 확신했으니까.그렇게 나는 힘이 모두 빠져서야 동작을 멈추었다.나는 바닥에 주저앉아 진동성이 도망칠까 봐 그의 옷을 잡고 있었다.나도 내가 이토록 강할 줄은 몰랐다. 그저 형수가 혼수상태라는 생각만 하면 분노가 차올라 힘도 솟구치는 것 같았다. 그와 동시에 진동성에 대한 미움도 더해져 진동성을 죽여서라도 형수의 복수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나는 시뻘게진 눈으로 반쯤 죽은 듯 누워 있는 진동성을 보며 또다시 물었다.“형수가 저렇게 된 거 너랑 관련 있는 거 맞지?”진동성은 여전히 잡아뗐다.“아니야. 진짜 아니야. 그냥 사고였어.”나는 또다시 진동성을 주먹질했다.“말 안 해도 괜찮아. 내가 싹 다 조사할 거니까. 진동성, 만약 이 일이 네놈 짓이면 내 손에 죽을 줄 알아.”그 순간 진동성이 나를 보는 눈빛에 두려움이 더해졌다. 그는 내가 이토록 살기를 내뿜는 눈빛을 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게다가 사람을 죽이겠다고 협박할 줄은 더더욱 몰랐다.진동성은 겁에 질려 머리를 마구 저었다.“정말 아니야. 정말 나 아니라고.”나는 진동성을 발로 걷어차며 물었다.“여긴 왜 왔어? 왕정민은 어디 있는데?”“나, 난 왕정민 대신 물건 가지러 왔어. 어디 있는지는 나도 몰라. 나한테 연락한다고 했어.”“물건은 가졌어?”내가 따져 물었다.그때 윤지은과 윤미화도 다가왔다.진동성은 전전긍긍하며 목을 움츠렸다.“서, 서류야.”진동성은 대충 얼버무렸다.“무슨 서류?”윤미화가 따져 물었다.그 옆에서 윤지은이 보충했다.“혹시 모든 핵심 서류를 챙겨 오라고 했어?”그 서류만 챙기면 왕정민은 언제든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윤지은은 평소 차갑기만 하고 사업에 관심이 없어 보여도 어릴 때부터 사업하는 아버지 밑에서 보고 들은 것이 있기에 나와 윤미화보다 맥을 더 잘 짚었다.그때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982화

    나는 다급히 일어섰다.“그런다고 이렇게 나간다고요?”윤지은은 나를 매섭게 노려보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밖으로 걸어 나갔다.그때 윤미화가 뒤에서 말했다.“분명 계획이 있을 거야. 따라가 보자.”윤지은이 이미 계획이 있다니 순간 궁금했다.나와 윤미화는 윤지은을 따라 왕정민 회사 입구에 도착했다.현재는 새벽 2시가 넘는 시간이라 주위에 아무도 없어 매우 조용했다.순간 문득 궁금해 물어보려던 그때 그림자 하나가 살금살금 수풀 뒤에서 걸어 나왔다.하지만 그 사람은 왕정민이 아니라 진동성이었다.진동성은 우리를 발견하고도 무서워하기는커녕 냉소를 지었다.“정수호, 설마 이런다고 왕정민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나는 이를 갈며 진동성을 바라봤다.“왕정민은 언젠가 잡혀. 계속 왕정민과 협력하면 분명 불똥이 튈 거야. 진동성, 이제 벼랑 끝이니 그만 멈춰.”“벼랑 끝? 하하, 정수호.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그런 말을 해?”진동성은 나를 비아냥거렸다.“넌 나랑 다를 것 같아? 너도 여자 덕에 여기까지 왔잖아. 넌 뭐 대단한 것 같아?”나는 반박하지 않았다. 반박해 봤자 아무 의미 없으니까.“마음대로 말해. 왕정민은 어디 있어?”내 질문에 진동성은 나를 향해 침을 뱉었다.“알고 싶으면 직접 찾아.”나는 두말없이 진동성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내가 그렇게 나올 거라는 건 진동성뿐만 아니라 윤지은과 윤미화도 몰랐다.내가 평소에 고분고분하고 나약한 인상을 줘서인지 누구도 내가 먼저 진동성을 때릴 거라고 생각지 못했던 모양이었다.준비도 없이 한 대 맞은 진동성은 이를 갈며 버럭 소리쳤다.“정수호, 네가 감히 나를 때려?”나는 두말없이 또 한 번 달려들었다.요 며칠간 나는 어느 정도 경험을 쌓았다. 비록 대단한 건 아니지만 진동성을 상대하기엔 충분했다.진동성은 죽었다 깨어나도 내가 왜 갑자기 이렇게 강해졌는지 모를 거다. 진동성은 몇 대 맞다가 내 발에 차여 바닥에 넘어졌다. 나는 곧장 그의 몸 위에 올라타 주먹질을 해대며 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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