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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1화

분명 왕정민이 손을 쓴 게 틀림없다.

병원에서 나를 해고하게 한 것도 모자라 비방하기까지 하다니.

‘비겁하긴.’

“마음대로 생각해요. 그림자가 비뚤었다고 사람도 비뚠 건 아니니까.”

더 이상 실랑이를 벌이기 싫어 말을 마치고 떠날 준비를 하려 할 때, 지은이 먼저 떠나버렸다.

하지만 인사팀에서 수속을 마치고 떠나려 할 때 하필이면 또 지은을 만나버렸다.

이번에 지은은 혼자가 아니라 웬 낯선 남자한테 몰려 구석에 서 있었다.

“지은아, 잘못했어. 정말 잘못했어. 나한테 한 번만 더 기회를 줘.”

남자의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상대가 지은의 남자 친구 여준휘라는 걸 알았다.

예전에 지은이 남자 친구가 집에 다른 여자를 들였다가 현장을 잡혔다고 했던 게 갑자기 생각났다.

그렇다면 두 사람이 헤어지는 건 당연한 건데, 여기까지 달려와서 용서해달라고 하는 걸 보니 참으로 뻔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기 싫어 뒤돌아 다른 쪽 계단으로 올라갔다.

이제 막 두 걸음 정도 걸었을 때, 갑자기 지은이 버럭 소리치는 게 들렸다.

“여준휘, 너 뭐 하는 거야? 당장 이거 놔.”

“싫어. 나 용서해주지 않으면 손 안 놓을 거야.”

남자는 뻔뻔하게 말하면서 지은을 안고 입까지 맞추려 했다.

그러자 지은이 상대의 뺨을 때리며 분노에 차서 소리쳤다.

“그런 짓을 했으면서 용서해달라고? 무슨 염치로 그런 말을 해?”

“그래! 아가씨 좀 데려다 놓았다. 세상 남자들 중에 여자 밝히지 않는 남자가 어디 있어? 그런데 그건 그저 논 것뿐이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너뿐이라니까.”

여준휘는 펄쩍 뛰며 소리쳤다.

그 말을 들으니 너무 놀라웠다.

사람이 얼마나 뻔뻔하면 저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나 생각이 들었다.

다른 여자와 잠자리를 가졌으면서 또 다른 여자한테 사랑을 속삭이다니.

아니나 다를까 지은도 화가 나서 이성을 잃었다.

“그 더러운 손 치워. 역겨우니까. 지금은 너만 봐도 역겨워. 당장 꺼져!”

“왜? 설마 너도 딴 남자 생겼어? 안 그러면 이렇게 단호할 리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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