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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82화

원경릉은 원용의를 보고 흠칫 놀랐다.

원경릉은 술이라면 질색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손왕비와 문영 공주의 부추김에 그녀도 어쩔 수없이 술잔을 들었다.

“건배!”

모두가 술을 입에 털어 넣었고 원경릉도 마지못해 술잔을 비웠다.

근데 이게 웬걸?

‘술이 아니고 물이잖아?’

그녀는 고개를 돌려 술을 따라준 희상궁을 보았다.

희상궁은 조용히 눈짓을 하며 그녀에 귀에 대고 “제가 술을 따라드리겠습니다. 태자비께서는 분위기만 맞추세요.”라고 말했다.

“조금은 괜찮아요.” 원경릉이 웃었다.

“아뇨. 태자비 술은 멀리하시는 게 좋습니다.” 희상궁이 고개를 저었다.

원경릉은 자신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흥을 깨버리는 게 아닐까 걱정했다.

*

어서방.

안왕은 명원제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있었다.

그는 부황의 화난 얼굴이 무서워 어서방에 들어온 후 한 번도 부황의 얼굴을 올려다보지 않았다.

안왕은 목여태감이 초왕부로 자신을 데리러 왔을 때부터 무슨 일로 자신을 불렀을지 예상했고, 그에 대한 대처 방법도 머리에 짜놓았다.

안왕은 혜선생이 모든 죄를 다 뒤집어쓸 거라고 예상했기에 안왕은 그저 모르쇠로 나가기로 했다.

만약 정후가 입을 열지 않는다면 안왕이 이 일에 관여됐다는 증거는 하나도 없었다.

명원제는 안왕을 한참 보았다.

“무슨 할 말 없느냐?” 명원제가 물었다.

안왕은 고개를 들었다.

“부황, 소자가 가신을 잘 가르치지 못했습니다. 정말 면목없습니다. 벌을 내려주십시오.”

안왕은 명원제의 수를 내다보고 있었다.

혜선생은 모든 죄명을 죄다 뒤집어썼으며, 정후도 모든 일이 혜선생이 저질렀다고 말했다.

정후는 혜선생이 자기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자신이 안왕을 설득해 관직에도 복직시켜주겠다고 했다고 했다.

정후는 혜선생의 말을 듣고 바로 태자에게 전했고, 혜선생을 잡을 기회를 줬다고 말했다.

이것에 명원제가 알고 있는 정후와 혜선생의 자백이다.

당시 나장군이 찰떡이를 안고 궁으로 들어오는데, 찰떡이의 얼굴이 파랗게 질려있는 것을 본 명원제는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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