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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87화

희상궁과 기상궁이 우문호를 도와 원경릉을 밖으로 빼냈다.

“드디어 나오셨네요! 태자, 태자비님을 씻겨야 할 것 같습니다. 옷에 술을 쏟으셔서 온몸에서 술 냄새가 진동합니다.” 희상궁이 말했다.

우문호는 원경릉의 지저분한 옷과 얼굴에 덕지덕지 묻은 먼지를 보고 고개를 저었다.

“술을 마신 거야? 아니면 술독에 빠졌던 거야?” 우문호의 목소리가 떨렸다.

“오늘은 기쁜 날이니 태자비께서도 술을 많이 드신 모양입니다. 아까 다른 하인들의 말을 들으니 의자에 다리를 하나 올리고는 손으로 술이 담긴 항아리를 들어 벌컥벌컥 마시다가 머리가 항아리에 들어갔다고 하더라고요……” 기상궁이 말했다.

우문호는 한숨을 내쉬며 원경릉의 엉덩이를 걷어차고 싶은 것을 참았다.

그는 오늘 연회가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오늘같이 경사스러운 날, 두 사람이 오붓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설마 원경릉이 일부러 이러는 거 아니야?’

우문호는 원경릉을 보며 혀를 찼다.

“어쩌죠. 황친들이 다 있는 자리에서 태자비께서 그런 흉한 모습을 보이셨으니, 내일이면 소문이 파다하게 날 텐데 말입니다.” 기상궁이 말했다.

우문호는 소문이 나는 것보다 지금 당장이 중요했다.

그는 바지 쪽을 내려다보며 오늘도 글렀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 순간 그의 머릿속에 한 가지 묘안이 떠올랐다.

“어의를 불러라! 무슨 수를 써도 태자비를 깨워야 한다!”

조어의는 오늘 같은 날 호출될 줄 몰랐다는 표정이었다. 그도 연회에서 술을 마셨기에 얼굴이 붉었다. 하지만 그는 어의로서 술에 쉽게 취하지 않는 안주만 골라 먹어 취하지는 않았다.

어의는 태자의 급한 부름에 태자비가 사고라도 난 줄 알고 약상자를 짊어지고 빠르게 소월각으로 달렸다.

“무슨 일입니까?” 조어의가 물었다.

“태자비께서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취하셨습니다!” 기상궁이 말했다.

우문호는 조어의의 옷깃을 잡고 “조어의, 무슨 수를 써서라도 태자비가 정신을 차리게 만들어 놓거라!” 라고 말했다.

‘왕야께서 왜 이렇게 조급하신 거지? 설마……’

조어의는 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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