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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81화

“부황께서도 큰형님이 억울하게 누명을 썼다는 것을 알고 계실 거야. 그러니 큰형님도 좀 더 기다리면 옥에서 풀려나시겠지. 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 조정에서 큰형님을 지지하는 사람이 많이 줄었어. 지금 큰형님에게 남은 인맥도 별로 없는데, 남아있는 사람마저도 다 기왕비와 연관이 되어있으니 이제 큰형님은 이빨 빠진 호랑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우문호의 말을 듣던 원경릉은 순간 주명양이 떠올랐다.

“주명양도 괜히 기왕에게 시집가서 기도 못 펴고 살겠네.” 원경릉이 말했다.

기왕은 야망은 크지만 머리가 좋지 않았다.

그는 시커먼 속내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인물로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는 유형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가 불쌍하다거나 안쓰럽다는 것은 아니다.

원경릉은 그가 지금까지 한 일만 생각하면 속에서 천 불이 끓었다.

기왕은 가장 나이가 많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별 볼일 없는 친왕이다.

그는 마치 나이가 어린 정후 같았다.

그는 지금까지 모든 일을 기왕비와 주명양을 통해 처리했다.

여자를 통해 태자가 되려고 한 기왕과 정후가 다를 게 뭐가 있겠는가?

처음엔 기왕비를 이용하다가 기왕비가 병에 걸려 힘이 약해지자 주명양을 들여 다시 한번 세력을 뒤집으려고 했다. 하지만 멍청하게도 기왕은 안왕의 덫에 걸려 죽을 뻔하지 않았는가.

*

사람들이 어느 정도 탕병을 먹자, 하인들은 분주하게 술상을 준비했다.

안왕이 떠나고 난 후, 초왕부의 연회가 정식으로 시작됐다.

원경릉은 황족들과 그의 부인들에 둘러싸였다.

사람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원경릉이 대단하다고 칭찬했으며, 새삼 그녀는 삼둥이를 낳은 것이 대단한 일이었구나 생각했다.

다섯째는 사람들과 술을 주고받으며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우문호는 사람들이 술을 마시는 속도를 봐가며 천천히 술을 마셨다.

탕양은 황실의 귀한 술인 여아홍을 꺼냈고 사람들은 눈을 번뜩이며 흥이 나는 듯 노래도 부르고 덩실덩실 춤도 췄다.

소로(蘇老)는 우문호의 연회에 흥을 돋기 위해 소씨 집안의 젊은 사내들을 모두 데리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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