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 970화

한달 축하

현비는 이성을 잃은 게 아니여서, 이번에 진짜 기절을 했어도 아무도 자신한테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을 알고 있다.

황제가 현비를 싫어하고 고모인 태후도 현비를 돕지 않을 뿐 아니라 제일 가증스러운 건, 다섯째도 현비를 위해 나서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반 평생을 계획한 일이 성공이 코앞인데 고작 이정도가 모자라다니 현비가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현비는 천천히 일어나 차갑게: “내가 실언했구나, 다음에 자연 태후마마께 죄를 청할 것이나 지금은 내 손자의 만 한달 경사로, 내가 손자를 위해 준비한 선물도 아직 못 줬으니 여기서 석고대죄 하고 있을 수는 없다.”

말을 마치고 현비를 이를 악물고 밖으로 갔다.

호상궁은 현비의 성격을 알아서 말리지 않고 단지 고개를 흔들며: “마마 또 왜 그러십니까? 이번에 태후마마와 황제 폐하께서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나셨는데 어찌 석고대죄를 안 하려고 하세요? 석고대죄하시면 태후마마께서도 여지를 봐서 마마를 용서하실 겁니다.”

현비는 호상궁의 말을 듣지 않고, 곧바로 밖으로 나갔다.

현비는 밖으로 나갔지만 차마 건곤전으로 들어가진 못했다.

건곤전은 태상황이 사는 곳으로 태상황의 윤허 없이 감히 누가 현비를 안으로 들여보낼까? 현비는 밖에서 서성거리다가 사람들이 우리 떡들에게 축하선물 보따리를 주고 나올 때를 기다렸다가 가서 세개의 금 자물쇠 목걸이를 우리 떡들 목에 걸어주었다.

떡들의 몸엔 이미 각종 장수 목걸이며 여의주 목걸이가 걸려 있고 빛나는 금은장식모자가 몇 개나 있어 이미 걸칠 수가 없는 상태로, 각종 축하선물은 우리 떡들 몸에 놓아 두었다가 잠시 후 희상궁이 거두어 갔다.

호비가 준 건 금 목걸이로 ‘뜻대로 평안하게, 오래오래 백살까지’가 새겨져 있었다.

현비의 금 자물쇠는 마침 호비가 둔 금 목걸이 위에 놓여졌는데 눈에 띄게 쩨쩨해 보였다.

현비는 열 받았지만 이번엔 경솔하게 굴지 않은 게 오늘 더 소란을 피웠다간 만회할 여지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내시관(內侍官)이 우리 떡들이 출궁하는 것을 배웅할 때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