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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77화

안왕은 평온한 표정으로 우문호를 보았다. 그는 시종일관 온화하고 우아했다.

우문호가 고개를 돌리고 손님 마중을 나가자 안왕은 미소를 거두고 본래 차가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초왕부에는 전례 없이 시끌벅적했다. 실내도 자리가 없어 실외 정원까지 사람들이 서있었다.

손님이 어찌나 많은지 사람들이 구름처럼 뭉게뭉게 뭉쳐 다니는 것 같았다.

황친들과 손님들이 기다리는 것은 딱 하나.

갓 태어난 삼둥이들이다.

시간이 되어도 아이들을 얼굴을 보여주지 않자 사람들은 우문호가 삼둥이를 얼마나 아끼는지 가늠이 된다며 수군거렸다.

때마침 도착한 주수보가 사람들을 진정시키며 조금만 더 기다리자고 했다.

주수보도 오랜만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것을 보고 기가 빨리는 기분이 들었다.

초왕부에는 흔히 볼 수 없는 고관들도 있었다.

일품이든 이품이든 그보다 높은 고관이든 고대하던 태자 책봉에 다들 기뻐했다.

게다가 태자비가 세 사내아이를 순산했다니.

이 얼마나 경사스러운 날인가?

안왕은 우문호에게 다가가 “다섯째, 듣자 하니 삼둥이가 모두 똑같이 생겼다면서? 안고 나와서 한 번 보여주지 그래?” 라고 물었다.

안왕의 말을 듣고 우문호도 고개를 돌려 사람들을 보았다.

다들 삼둥이들을 보고 싶어서 목이 빠져라 기다리는 눈치였다.

안왕은 우문호가 아무 반응이 없자 사람들 쪽으로 시선을 돌려 그들을 선동했다.

“태자비가 분명 삼둥이를 낳았다고 했는데, 다들 보고 싶지 않습니까?”

“예! 태자 전하, 소신들 기다리다가 숨넘어가겠습니다!”

황친들과 조정의 관리들이 하나같이 삼둥이를 기다리는 모양이었다.

그들의 열렬한 환호에 우문호가 마지못해 웃으며 말했다.

“삼둥이들이 낮잠을 자고 일어났으니, 이제 여러분들께 보여드려야겠습니다.”

그는 탕양에게 준비하라고 손을 흔들었다.

군중은 태손들이 나온다는 말에 기대에 찬 눈빛으로 두리번거리며 얘기를 나누었다.

“삼둥이가 모두 똑같이 생겼다는데 정말 신기합니다!”

“다 똑같이 생겼다는 게 뭐가 신기해? 같은 배에서 나왔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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