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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97화

원경릉이 궁 안으로 들어오는 광경을 본 적위명은 얼굴이 순식간에 하얘지더니 눈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말도 안 돼! 어제 내가 분명 횃불로 얼굴까지 자세히 확인했는데!’

문무백관들도 민녀와 원경릉의 얼굴을 자세히 보았다.

두 사람이 닮기는 했지만 태자비의 코가 조금 더 높고 턱이 길며 민녀 미색의 얼굴보다는 뾰족했다.

원경릉은 갑작스러운 부황의 부름에 어리둥절하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우문호는 그녀의 손을 잡아끌어 적위명 앞에 세웠다.

“대장군, 아무리 출세에 눈이 멀었어도 그렇지 태자비를 모함하다니요! 도대체 이러는 이유가 뭡니까?”

적위명은 귀가 먹먹해져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의 입술을 파르르 떨렸고, 눈동자는 공허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이렇게 닮은 사람이 있을 수 있다니……”

원경릉은 의아한 표정으로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라고 물었다.

“적위명 대장군이 문둥산 아래에서 여인을 잡아 왔는데, 그게 너라며 아침 조회에 끌고 왔다.”우문호가 말했다.

이 상황을 지켜보던 민녀는 억울한 듯 울음을 터뜨렸고, 모든 사람들이 그녀에게 시선이 쏠렸다.

“제가 분명 아니라고 했잖아요! 저는 태자비님이 아니라고요!”

우문호는 화가 나서 적위명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적위명! 당신!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게 분명해! 설령 문둥산 아래에서 본 게 태자비였어도 저렇게 하루 종일 굶기고, 도망을 가지 못하게 묶어둘 심산이었느냐!”

우문호의 주먹에 적위명은 코를 부여잡고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대전에서 태자가 황제 앞에서 대장군에게 손찌검을 했지만 사람들은 태자의 행동이 이해가 간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적위명을 안쓰럽게 보았다.

적위명을 코피를 소매로 닦으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덫에 걸려들었구나.’

명원제는 씩씩거리는 우문호를 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다섯째 이만하면 됐다. 지금 당장 태자비와 민녀를 데리고 가거라. 그리고 민녀 너는 문둥산 근처에는 얼씬도 말거라.”

“예, 황상 알겠습니다.” 민녀가 고개를 숙이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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