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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64화

미색은 초왕부에 지내는 동안 사식이와 성격이 잘 맞아 자주 얘기를 나눴다.

사식이는 미색이 올해 만으로 스무 살이 된다는 것을 알고 그녀가 조급해 하는 것이 이해가 됐다. 그래서 그녀는 미색을 위해 초왕부에 온 사내들의 혼인 및 연애 상황을 낱낱이 미색에게 알려주었다.

“저 사람은 제왕인데, 저 사람은 볼 것도 없어요. 아직도 죽은 전처를 잊지 못하고 있거든요.”

“그래? 그럼 저 선비 같은 사람은?’

“아 냉정언이요? 저 사람은 재미가 없고 사람이 무미건조하니 딱 말린 오징어 같습니다.”

“그럼 저기 여자랑 같이 온 사람은?”

“아 구사인데, 저 사람은 안 됩니다. 혼인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내외 사이가 아주 좋아서 힘들 겁니다.”

“저기 건장하게 생긴 청년은 누구야?”

“소로 형님? 저분은…… 너무 저돌적인 편이라……”

결국 남은 것은 왕 선생과 전진 장군 두 사람뿐이었다.

사식이가 손님들 중에서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딱 왕 선생과 전진 장군이었다.

미색이 전진 장군에게 호감을 보이려고 하는데 전진 장군이 호탕하게 엉덩이를 벅벅 긁는 것을 보고 미색이 그 자리에서 마음을 접었다.

‘엉덩이에서 피 나는 거 아니야? 왜 저렇게 벅벅 긁어?’

결국 왕 선생만이 미색의 신랑감 명단에서 살아남았다.

사식이는 왕 선생을 보며 곰곰이 생각했다.

‘왕 선생님은 이상하게 흠잡을 곳이 없네…… 학식도 풍부하고 사람이 조용하니 소란을 피우지도 않고.’

미색은 왕 선생 얼굴에 묻은 작은 먹 자국 때문에 그에 대한 호감도가 상승했다.

잘생긴 얼굴에 큰 키, 하지만 외모에는 관심이 없는 책벌레.

딱 미색이 원하는 신랑감이었다.

미색은 왕 선생에게 정신이 팔려 자신이 이리 나리의 술을 가지고 왔다는 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녀는 부랴부랴 뛰어다니며 술을 이리 나리가 있는 곳으로 옮겼다.

미색이 술을 옮기는데 서일이 문간에서 미색을 가로막더니 “한 가지만 묻겠소!”라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벽치기에 당황한 미색은 서일의 얼굴을 가까이 보고 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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