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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71화

음주 기부

미색의 말을 듣고 이리 나리는 한참 멍하니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손가락 두개를 목구멍에 넣더니 억지로 차를 다시 토하려고 했다.

잠시 후 얼굴이 완전 흙빛이 되었는데 태어나서 제일 최악의 얼굴 상태로 영혼을 고문하듯, “그럼 어떻게 하지?”

미색도 슬퍼하며 나리가 요즘 어떻게 되신 걸까? 머리가 이렇게 안 돌아가서야. 살인을 하러 왔는데 결과는 다치고 대접하고 제자를 거두지를 않나, 뭐가 어떻게 된 거야?

하지만 미색은 슬퍼하는 것도 잠시, 바로 정신을 차리고 늑대파에겐 좋은 일이 아니지만 자신에게는 좋은 일일 수도 있잖아. 미색과 태자비는 동서지간이니 동서를 해칠 수는 없는 거지.

다시 말해 늑대파도 미색에겐 결혼문제만큼 중요하지는 않다는 뜻이다.

따라서 미색은 비분강개 하는 마음과 암담한 기분에 다시 한번, “나리, 차를 마셨으니 토하셔도 드신 건 드신 거잖아요. 명분상으로 차를 마셨으니 태자비의 사부인 거예요.”

이리 나리는 길게 한숨을 쉬었다. 이리 나리를 사부로 모시고 싶은 사람들이 늑대파에 얼마나 많은데 하나도 허락하지 않은 것이 지금까지 확실한 무공 자질을 가진 천재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리 나리는 천재가 아니면 제자로 거두지 않았다.

인간이란 까다롭게 굴면 벌을 받나 보다. 미색이 남자에 까다롭게 굴다가 스무 살이 되도록 시집을 못 가고 혈혈단신이다.

이리 나리는 서른살까지 제자를 받아들이지 않고 까다롭게 굴다가 결국 어느 ‘똥멍청이’를 받아들이고 말았다.

운명의 장난이여!

복잡한 마음으로 반나절을 보내고 저녁에 초두취로 갔다. 원래는 갈 생각이 없었지만 우문호를 따라간 게 이 고뇌를 술을 마셔서 잊어볼까 해서다.

이리 나리는 마음 속에 고민이 있고, 좀 많이 마신데 다가 우문호라는 여우가 계속 술을 따라 대니 자리가 파할 때 즈음은 이미 인사불성으로 취했다.

우문호가 이리 나리를 부축하고 마차에 올라 가리개를 젖히고 바람을 맞자, 이리 나리도 조금씩 술이 깨며 게슴츠레 눈을 떴다. 우문호가 미소를 머금고 자신을 쳐다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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