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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66화

미색은 회왕에 눈에 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고, 저쪽에서는 남자와 여자가 각각 다른 식탁에 앉아 식사를 하고 있었다. 두 식탁의 거리가 멀지 않아 대화소리는 어렵지 않게 엿들을 수 있었다.

우문호는 오늘 연회를 베풀어 이리 나리을 접대한다고 했지만 마음속에는 다른 목적이 있었다. 때문에 그는 전반 대화를 얼추 끝내고 부유원(福幼院) 이야기를 하였다. 그러나 사내들이 모이면 필연적으로 풍월 이야기가 빠질 수 없는 법.

특히 이리 나리가 북당에서 초두취(梢頭醉)를 운영하고 있기에 모든 사내들의 귀가 그쪽으로 쫑긋 기울여졌다. 초두취 얘기를 시작하자 천하의 우문호라도 부유원의 이야기를 멈추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이리 나리는 겉으로는 담담한 척했지만 사내들의 관심이 자신에게 집중되는 것을 보고 우쭐한 기분이 들었다. 기분이 좋아진 이리 나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술잔을 들고 큰소리로 말했다.

“내일 모두들 초두취에 와서 술도 마시고 풍월을 즐기며 놀다 가세요. 번화한 직례(直隸)보다 시설은 좀 못하지만 아가씨와 술은 수준급입니다!”

이 말이 나오자 아직 혼인하지 않은 냉정언과 소로 그리고 왕 선생은 알겠다며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고, 다른 사람들은 여자들이 앉아있는 식탁을 보며 눈치를 보았다.

이리의 말에 제왕은 잠시 망설이다가 “좋습니다! 한번 가보고 싶네요!”라고 말했다.

손왕은 손왕비의 눈치를 보며 우물쭈물하다가 입을 열었다.

“내일은 본왕이 개인적인 일이 있어서 가지 못할 것 같습니다.”

손왕이 가지 않겠다고 하자 손왕비는 흐뭇하게 미소를 지었다.

“태자께서는 가실 겁니까?”이리가 태자를 바라보며 물었다.

사실 이리가 초두취로 사람들을 초대한 이유는 태자와 태자비를 떨어뜨려 놓기 위함이었다. 때문에 그의 눈은 간절함과 기대로 가득 차 있었다.

이리의 물음에 수많은 눈동자가 우문호를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에이, 태자께서 체면 때문에 속 마음을 내비치지 못하고 계시나 봅니다.” 이리 나리는 우문호가 망설이자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문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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