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 1162화

이리는 거문고를 받더니 자세를 단정히 하고 두 손으로 거문고의 현을 떼자 우문호는 그 소리에 맞춰 검을 들었다.

두 사람이 모두 흰옷을 입어서 그런지 가을바람에 나부끼는 옷자락과 눈부신 햇살이 조화롭게 느껴졌다.

우문호의 검무는 자세가 멋지고 일반 검무처럼 살기가 가득하지 않아 보기가 편했다.

그는 음악에 맞춰 검을 돌리거나 허공에서 공중재비를 돌며 자신의 무술 실력을 뽐내었다.

거문고 소리는 그의 검무에 힘을 실어 주었고 이리도 기분이 좋은 듯 미소를 지으며 현을 뗐다.

두 사람의 합이 잘 맞자 그것을 지켜보던 원경릉은 마치 전생에 연인이었던 두 사람을 자신이 갈라놓은 것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특히 우문호가 검무를 출 때 고개를 들어 이리를 바라보는데 그 눈빛은 맑았고 미소는 아름다웠다.

그럼 이리는 그에 눈빛에 보답이라도 하듯 거문고를 경쾌하게 연주했고 우문호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검을 들고 이리저리 파도처럼 일렁였다.

“우와!”

사람들은 두 사람의 모습에 넋을 잃었다.

술을 가지러 갔던 미색은 소월각 쪽에 사람들이 모여있자 빠르게 다가와 무슨 상황인지 파악했다.

미색은 우문호가 검무를 추고 있는 것을 보고 술을 내려놓고 자신의 검을 빼어 같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미색이 함께 춤을 추기 시작하자 사람들이 감탄을 멈추지 못했다. 그녀가 입고 있는 검은 꽃이 수놓인 청색 옷이 우문호가 입은 흰옷과 어울리자 묘하게 두 사람 사이에 긴장감이 느껴졌다.

두 사람의 춤을 보던 원경릉은 입을 다물지 못했고, 다시 한번 우문호에게 반했다.

원경릉의 눈에서는 꿀이 뚝뚝 떨어졌고, 우문호가 추는 검무가 마치 슬로모션이 걸린 것처럼 보였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 곡조가 끝이나 자 검무도 끝이 났다.

원경릉은 정원에 핀 꽃을 하나 꺾어 우문호에게 다가갔다.

“검무가 너무 아름다웠어. 이건 약소하지만 아름다움에 대한 대가야.”

우문호는 웃으며 그녀의 꽃을 받아들었다.

“내가 네 앞에서 검무를 처음 춘 것도 아닌데 새삼스럽긴.”

“이번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