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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4화

준비를 마치고 서강빈은 정장 남자가 보는 앞에서 작은 칼로 진천호의 열 손가락을 그었다.

검은 피가 순식간에 진천호의 열 손가락에서 흘러나왔고 이 광경을 본 정장 남자는 깜짝 놀라서 다급하게 물었다.

“서강빈 씨, 이게 뭐 하는 겁니까?”

“피를 뽑는 거예요.”

서강빈이 덤덤하게 대답했다.

“피를 뽑는다고요?”

정장 남자가 의아한 표정으로 묻자 서강빈이 설명했다.

“지금 진 회장님의 체내에는 온통 독소입니다. 반드시 피를 뽑아서 진 회장님 체내의 독성을 낮추어야 합니다.”

“이게 될까요?”

정장 남자는 아주 의문스러워했고 서강빈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되는지 안 되는지는 좀 이따가 보면 알 겁니다.”

검은 피가 대야를 살짝 채울 정도로 뽑으니 진천호의 안색이 점점 호전되고 전처럼 짙은 검은색을 띠지 않으며 숨결도 점차 고르게 돌아왔다.

“서강빈 씨, 됩니다, 돼요! 좀 더 뽑을까요?”

정장 남자가 흥분하여 말하자 서강빈은 그를 흘겨보며 대답했다.

“더 뽑으면 당신네 진 회장님은 과다출혈로 사망할 것입니다.”

“네?”

정장 남자가 큰 소리로 물었다.

“그럼 이제 어떡합니까?”

“진 회장님을 바르게 눕히고 뜸기를 가져오세요.”

서강빈이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바로 가져다드릴게요.”

정장 남자는 서둘러 나가서는 뜸기세트를 가져왔다.

지금 그는 서강빈을 완전히 믿고 있었기에 서강빈이 뭐를 해달라고 하면 다 해주었다.

서강빈은 정장 남자에게 진천호의 옷을 벗기라고 하고는 손을 들어 은침을 몇 개 놓아 진천호의 몸에 있는 출혈 점을 뚫고 뜸기를 그 위에 덮었다.

그러고 나서 정장 남자는 무척 놀라운 광경을 보게 되었다.

그 뜸기는 진천호의 체내에서 검은 연기를 쭉쭉 흡입해냈다.

“이게 뭐예요?”

정장 남자가 무척 놀라며 묻자 서강빈이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

“독소에요.”

서강빈은 한쪽으로 말하면서 한쪽으로는 자기 체내의 영기를 진천호의 체내에 주입해 남은 독소를 밀어냈다.

그 뒤로는 더욱 무서운 장면이 펼쳐졌다.

서강빈이 구멍을 뚫고 뜸기를 덮은 곳마다 검은색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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