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빈은 미간을 찡그렸다.보아하니 이 고씨 가문의 세력은 보통이 아닌 것 같다.공명진도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서 거장, 고 씨 어르신은 예전에 성회에 계셨던 분이라 권위가 엄청 높고 그분이 가르친 문생들은 지금 다 중요한 직위를 가지고 있습니다.”“고 씨 어르신은 쉽게 건드릴 사람이 아닙니다.”곁에 있던 육재호도 황규성과 공명진의 태도를 보고 차갑게 웃어 보이더니 말했다.“명진 어르신, 규성 형님, 이제는 어떤 얘기를 하실 겁니까? 두 분 계속 이 자식을 보호하려 하십니까, 아니면 이쯤에서 그만두겠습니까?”“저는 두 분을 곤란하게 할 생각 없습니다. 지금 사람들을 데리고 간다면 없던 일로 하겠습니다.”황규성과 공명진의 안색은 계속해서 변하더니 두 사람 모두 서강빈을 쳐다보았다.“서 선생, 아니면 오늘은 이쯤에서 그만둡시다. 어차피 송해인 씨도 무사하지 않습니까.”황규성이 이렇게 말했다.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서강빈은 덤덤하게 웃어 보이더니 미간을 치켜들고 도도한 눈길로 육재호를 보면서 차갑게 말했다.“저는 회장님 뒤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 관심 없습니다. 오늘 저한테 자초지종을 제대로 말하지 않는다면 저는 당신이 이 세상에 온 것을 후회하게 할 것입니다.”이 말이 나오자 방안 전체는 쥐죽은 듯 고요했다.사람들은 모두 눈을 크게 뜬 채 믿기지 않는다는 듯 서강빈을 쳐다보았다.이 자식이 미쳤나?육재호는 자신의 뒷배가 고 씨 어르신이라고 밝혔다.황규성과 공명진도 경거망동하지 못하는 마당에 서강빈은 아직도 그만두지 않는다.“서 거장...”공명진은 다급해져서 설득하려고 했다.육재호는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웃음을 터뜨리며 음침한 얼굴로 말했다.“그래, 좋아! 이 녀석이 정말 사납구나! 나는 오늘 절대 너에게 자초지종을 말해주지 않을 거야. 그렇다면 네가 뭘 어떻게 할 수 있는데?”서강빈은 미간을 꿈틀거리더니 시선이 날카로워져서 말했다.“당신은 아주 처참하게 죽을 것입니다.”“그래? 그렇다면 어디 한번 해봐!”육재호가 소리쳤다.
“송태호?”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 사람일 줄 생각도 못 한 듯했다.“왜?”서강빈이 물었다.조규익은 바로 일의 자초지종을 빠짐없이 서강빈에게 말했는데 거기에는 송태호가 도박장에서 빚을 100억 진 사실까지도 포함되었다.“이 망할 자식! 죽고 싶어 환장했네!”서강빈은 크게 화를 내면서 뒤돌아 도박장을 떠나 황규성의 차를 몰고 송씨 가문의 저택으로 갔다.도박장의 방안에서는 황규성과 공명진의 시선이 마주치더니 할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그들은 서 거장이 큰 사고를 쳤다는 것을 알고 있다.육재호를 때렸다는 것은 고 씨 어르신을 욕보인 것이다!일이 복잡해졌다.이 시각, 송씨 가문 저택.이미 진기준이 송해인을 데려다줬다.진기준이 씩씩거리면서 사람들을 데리고 폐차장에 도착했을 때 도망쳐 나오는 송해인을 보고는 그녀를 집에 데려다주었다.송해인은 서강빈이 그녀를 구했다고 하면서 진기준을 보고 서강빈을 구하러 가라고 했다.진기준이 들어갔을 때는 바닥에 사람이 한 명 누워있었고 서강빈을 보지 못했다.한참 머리를 굴리던 진기준은 그 사람을 핍박하여 영상을 찍게 하였다.내용은 아주 간단했는데 진기준은 그 사람한테 이번 납치가 서강빈이 지시한 것이라고 말해라고 했다. 그러는 이유는 일부러 이렇게 극적인 상황에서 송해인을 구해주는 것을 연출하는 것으로 서강빈에 대한 송해인의 생각을 바꾸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모든 것을 마치고 진기준은 만족스럽게 송해인을 데리고 송씨 가문 저택으로 갔다.이때 저택 내에서는 송명옥과 송씨 가문의 사람들이 송해인을 둘러싸고는 이것저것 물어보고 있었다.“해인아, 누가 너를 납치한 것인지 알고 있어?”송명옥이 물었다.이 말이 나오자 사람들 사이에 서 있던 송태호는 놀라서 소름이 끼쳤고 극도로 긴장한 눈빛으로 송해인을 보고 있었다.그는 조규익의 부하들이 이렇게 쓸모없을 줄 몰랐다.서강빈이 송해인을 구하게 하다니!쓸모없는 놈들!서강빈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할머니, 누가 저를 납치한 지는 저도 몰라요.
양미란은 다급하게 서강빈을 밀어내려고 했다.서강빈은 제자리에 서서 꿈쩍도 하지 않고 차가운 눈빛으로 인파 속에서 당황한 기색을 띠고 있는 송태호를 보면서 말했다.“송태호, 나와서 해명 안 해?”송태호는 겁을 먹어서 눈을 피했다.“태호야,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네가 사람을 시켜서 나를 납치했어?”송해인이 믿기지 않는 듯한 눈빛으로 송태호를 바라보았다.송태호는 다급해져 삐딱한 마음을 먹고 나서서는 서강빈을 가리키며 말했다.“닥쳐! 서강빈, 너 지금 허위사실을 퍼뜨리는 거야! 무슨 근거로 내가 사람을 시켜서 우리 누나를 납치했다고 해?”“내 친누나야! 내가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가 있어!”“너... 너 증거 있어?”서강빈은 코웃음을 치더니 차갑게 말했다.“증거? 조규익이 이미 다 말했어. 네가 도박장에서 100억을 빚지고 궁지에 몰리니까 네 누나를 납치하여 회사를 손에 넣은 다음 회사에서 100억을 빼돌려 빚을 갚으려 했다고.”“닥쳐! 헛소리 지껄이지 마!”송태호는 그 말을 듣자 허를 찔린 듯 객기를 부렸다.“나 아니야, 나 진짜 아니야!”“누나, 나 믿어야 해. 나는 누나 동생이야, 내가 어떻게 그런 일을 하겠어!”“서강빈이야, 지금 적반하장 하는 거야! 서강빈이 일부러 우리 가족한테 모순이 생기게 하려고 그러는 거야!”송태호는 얼른 말을 돌렸다.송해인의 표정도 계속해서 변했는데 그녀도 송태호가 자신에게 이런 일을 저질렀을 거라고는 믿지 않았다.하지만 자신은 서강빈이 구해준 것이기에 또 서강빈을 믿지 않을 수가 없었다.순식간에 송해인은 진퇴양난의 궁지에 빠졌다.바로 이때, 진기준이 시기를 봐서 다가와서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해인아, 의심할 필요 없어. 이 모든 건 서강빈이 설계한 거야! 서강빈이 사람을 시켜서 너를 납치하게 하고 일부러 적절한 때에 나타나서 너를 구하는 장면을 연출하려고 한 거야. 그것으로 너의 믿음을 얻고 네가 다시 감정이 생기게 하려고 말이야.”이 말을 들은 송해인은 어리둥절했다.“진기
짝!송해인은 손을 들어 서강빈의 뺨을 치고는 모든 걸 토해내듯 울부짖었다.“그만해! 더 변명하지 마!”“서강빈, 네가 이런 사람일 줄 정말 몰랐어!”송해인은 눈물을 머금고 서강빈을 쳐다보았다.지금 시각, 서강빈을 향한 그녀의 마음은 실망에 실망을 더했다.서강빈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한참 후, 그는 자조적으로 웃으면서 눈물범벅이 된 송해인을 보고 말했다.“내가 어떤 말을 하든 너는 다 믿지 않는 거야?”“너를 내가 어떻게 믿어? 증거가 여기 있잖아, 내가 너를 어떻게 믿을 수가 있어?”“너는 내 동생을 모함하기까지 했잖아!”“서강빈, 너 도대체 뭐 하려는 거야!”송해인은 화를 내면서 통곡했다.그녀는 서강빈이 왜 이런 일을 벌였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서강빈은 도대체 뭐 하려는 걸까?“마지막으로 한번 말하는데 나 아니야. 이 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송태호가 계획한 일이야.”서강빈은 차갑게 말했다.진기준은 콧방귀를 뀌더니 비웃으며 말했다.“서강빈, 이렇게 된 마당에 더할 말이 있어? 설마 내가 찍은 영상이 가짜라고 하는 거야? 그렇다면 왜 이 사람이 쓸데없이 너를 모함하는지 말해봐.”“맞아! 서강빈, 너는 인간쓰레기야! 우리 해인이를 가지고 이런 일을 꾸미다니, 도대체 무슨 속셈이야?”양미란도 따라서 씩씩거리며 물었다.송태호도 서강빈을 가리키면서 온 힘을 다해 욕했다.“서강빈! 그래도 내가 예전에 너를 형부라고 불러줬었는데 감히 나를 모함해! 정말 너를 찢어 죽여야 분이 풀릴 것 같아!”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리고 차가운 눈빛으로 송태호를 보면서 그에게로 다가가 냉랭하게 물었다.“이 일이 네가 한 게 아니라고 감히 말할 수 있어?”송태호는 서강빈의 눈빛에 겁을 먹고는 뒷걸음질 치며 송해인의 뒤에 숨어서는 서럽다는 듯 말했다.“누나, 봐봐. 저 자식이 아직도 나를 협박하려고 하고 있어!”이를 본 송해인은 서강빈의 앞에 막아서면서 말했다.“그만해! 서강빈, 내 앞에서 내 동생한테 손까지 대려고 하는 거야?”“아니.”서강빈
자신이 모든 걸 걸고 송해인을 구하러 갔는데 돌아온 것은 불신과 질책이었다.서강빈은 울적한 마음에 계속 술을 마셨다.이와 동시에.육재호는 이미 부하들에 의해 병원에 실려 갔다.육재호가 깨어났을 때 병실에는 분노만 가득 찼다.“죽어! 죽어!”육재호는 연이어 화를 냈다.송주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살면서 누군가에게 이 정도로 맞아본 적이 처음이었다.얼마나 큰 수모인가!얼마나 큰 수모인가 말이다!“서강빈, 내가 너 절대 가만 안 둬! 그리고 황규성과 공명진, 당신들도 무사하지 못할 줄 알아!”육재호는 발악하면서 몸을 일으키더니 곁에 있는 부하에게 말했다.“당장 고씨 가문으로 가자!”“육 회장님, 지금 이런 모습으로 고씨 가문에 가는 건 안 좋지 않을까요?”부하 한 명이 말했다.짝!육재호는 손을 들어 그 부하의 얼굴을 내리치면서 호통쳤다.“네가 뭘 알아! 이런 모습이어야 고씨 가문에서 손을 쓸 거 아니야!”부하는 얼굴을 부여잡고 깨우쳤다는 듯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네네네, 알겠습니다.”부하는 빠르게 차를 운전하여 육재호를 데리고 송주 외곽의 성대한 리조트에 도착했다.고씨 저택.리조트는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았는데 모두 전통적인 양식으로 장식되어 아주 장엄하고 기품이 넘쳤다.육재호는 차에게 내려왔는데 얼굴은 모두 붕대로 감싸고 있어 아주 처참해 보였다.문 앞에 있던 집사 한 명이 육재호의 차를 보고는 얼른 다가왔는데 육재호의 얼굴에 있는 상처를 보더니 무척 놀라며 물었다.“육 회장님, 이게 무슨 일이십니까?”“고씨 어르신을 뵈러 데려다주십시오.”육재호는 차갑게 말했다.“알겠습니다, 육 회장님 저를 따라오시지요.”집사는 대답하고는 요청하는 손짓을 했다.이윽고 육재호는 집사를 따라 리조트에 들어서서 한참을 빙글빙글 돌아서야 리조트 뒤편에 있는 서재에 도착했다.“육 회장님, 어르신께서 지금 서법을 연습하고 계셔서 조금만 기다려주세요.”집사가 말했다.육재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공손하게 문 앞에 서서 기다렸다.서재 안에
서강빈은 아직도 만물상점에서 술을 마시며 속을 달래고 있다.문 앞에서 갑자기 검은색 세단이 몇 대 멈춰 섰다.차 문이 열리고 차에서 7, 8명의 건장한 남자들이 내렸는데 사나운 모습을 하고 만물상점에 쳐들어가서는 바로 서강빈을 에워쌌다.“네가 바로 서강빈이야?”앞장선 그 남자는 꽤 위엄있는 모습이었는데 체계적인 훈련을 받아본 사람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수 있었다.주위를 둘러싼 남자들의 자리선정도 특이했다.딱 봐도 보통 사람은 아니었는데 군부대에서 나온 사람일 가능성이 아주 컸다.“볼 일 있어?”서강빈은 덤덤하게 한마디 묻고는 술을 홀짝거렸다.“우리 어르신께서 당신을 만나고 싶어 해.”남자 한 명이 차갑게 대답하고는 바로 손을 들어 두말없이 서강빈의 어깨를 잡았다.서강빈은 미간을 찡그리더니 상대가 자신의 어깨를 잡는 동시에 어깨를 떨었다.펑 하는 소리와 함께 그 남자는 거대한 힘에 밀려서 뒷걸음질을 쳤는데 팔뚝 전체가 얼얼해 났다.“미친놈이 감히 반항해?”뒤로 밀려난 남자는 성을 내면서 허리춤에서 삼단봉을 꺼내 들고는 힘있게 흔들자 팍하고 소름이 끼치는 소리를 냈다.서강빈은 뒤에 있는 남자를 보지도 않고는 태연하게 자신에게 술을 따르며 차갑게 말했다.“그쪽 어르신을 뵈러 간다고 내가 승낙했었나? 왜 이렇게 예의가 없어!”서강빈은 지금 기분이 아주 불쾌했다.그 남자는 이 말을 듣고 바로 화가 나서는 소리쳤다.“곱게 데리고 가려고 했더니 안 되겠네. 네가 죽고 싶은 모양이구나!”말을 마치고 남자는 삼단봉을 휘두르며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내면서 서강빈의 머리를 향해 내리쳤다.고 씨 어르신은 그저 그들에게 서강빈을 데리고 와라고 했지 산 채로인지 죽은 채로인지는 얘기하지 않았다.상대방의 삼단봉이 날아오는 것을 보면서 서강빈은 낯빛이 어두워지더니 불만스럽게 말했다.“만나자마자 손을 쓰다니, 너무 상도덕이 없는 거 아닌가?”말을 마치고 서강빈은 손을 들어 흔들더니 술잔 하나가 뒤에 있는 그 남자한테 날아갔다.팍!술잔은 그 남자의
“이 녀석이 배짱이 대단하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감히 내 사람을 건드리는 이가 있을 줄은 몰랐어. 거기다가 내가 직접 만나러 가라고 혀를 함부로 놀리기까지 하고 말이야!”고정용은 분노하면서 손잡이를 세게 내리치고는 차갑게 말했다.“얘야, 차를 대기시켜! 이 자식이 목숨이 대체 몇 개인지 내가 직접 봐야겠어!”말을 마치고 고정용은 저택을 나섰다.백 명은 족히 넘은 검은 슈트의 타자들이 얼른 그 뒤를 따랐고 저택 문 앞에는 열몇대의 검은 세단이 세워졌다.고정용이 차에 올라타자 육재호도 뒤따라 올라타서는 말했다.“어르신, 저 녀석이 너무 건방집니다. 저는 이따가 어르신께서 저 자식에게 평생 잊지 못할 교훈을 남겨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나도 알아.”고 씨 어르신이 차갑게 말하고 나서 차에 시동이 걸리고 신속하게 만물상점을 향해 달려갔다.육재호는 음흉한 표정을 지으며 마음속으로 생각했다.“건방진 자식! 이번에 너는 죽었어!”이와 동시에, 황규성과 공명진도 다급하게 만물상점으로 달려가고 있었다.고 씨 어르신의 뜻이니 그들은 감히 무시하지 못했고 어쩔수 없었다.만약 어르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면 그들은 송주에서 더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십여 분 후.기세가 높은 차량의 행렬이 만물상점의 문 앞에 서서 거리 전체를 점령했다.이 광경은 행인들의 관심을 끌어 구경꾼들이 생겼고 주위 가게 사장님들도 고개를 기웃거렸다.얼마 지나지 않아 만물상점 문 앞에는 사람들이 꽉 찼다.“무슨 일이야?”“이 가게 주인이 누구의 심기를 건드린 건가? 좀 전에도 사람들이 와서 시비가 생긴 것을 보았는데.”“얼른 봐봐, 차 문이 열렸어. 누군지 봐봐.”행인들과 가게 사장들은 모두 목을 쭉 뻗고 차량을 쳐다보았다.펑펑펑!열 몇 대의 검은 세단의 문이 열리면서 백 명이 넘는 검은 슈트의 타자들이 일제히 내리더니 만물상점 주변 500미터 범위를 통제했다.이윽고 제일 앞에 있던 검은 메르세데스에서 고 씨 어르신이 지팡이를 들고 흰색 개량 한복을 입고는 차에서 내
고정용은 서강빈의 태도가 아주 불만이었다.송주에서 그는 말 한마디가 천금 가치를 가질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그런 그가 언제 이렇게 어린 녀석에게 멸시를 받은 적이 있겠는가?“건방진 놈! 지금 정용 어르신한테 무슨 말버릇이야? 당장 어르신한테 무릎을 꿇고 절을 올려!”육재호는 서강빈을 가리키면서 호통을 쳤는데 분노로 동그랗게 뜬 눈은 서강빈을 산 채로 찢어버리고 싶은 듯했다.서강빈은 미간을 꿈틀거리더니 치켜들고는 육재호를 보면서 차갑게 말했다.“지금 당신이 끼어들 상황입니까?”“너!”육재호는 크게 분노하며 고개를 돌려 고정용을 보았다.“어르신, 보십시오. 이 자식은 너무 건방집니다! 보세요, 이건 아예 어르신의 체면을 눈곱만큼도 봐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고정용의 안색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이 봐, 젊은이, 내가 송주에서 어떤 지위에 있는 사람인지 알고 있나?”고정용이 차가운 말투로 물었고 서강빈은 웃어 보이더니 대답했다.“좀 알아요. 근데 그게 왜요?”“그런데도 너는 나를 보고 왜 무릎을 꿇지 않는 거지?”고정용은 호통을 치면서 시선이 사나워졌는데 그의 몸에서는 견디기 힘든 위엄을 풍겼다.서강빈은 웃어 보이더니 두 손을 가슴 앞에 팔짱 끼고는 의자에 기대 고정용을 보면서 말했다.“무릎을 꿇으라고요? 나한테 그럴 자격이 있습니까?”“건방진 놈!”고정용은 분노하면서 등 뒤에 있는 경호원들에게 손짓하면서 지시했다.“얘들아, 저 자식의 다리를 부러뜨려서 무릎을 꿇고 나와 대화를 하게 해!”“네!”두 경호원은 손에 철로 만든 야구방망이를 들고는 신속하게 앞으로 달려갔다.이때 갑자기, 밖에서 목소리 두 개가 울려 퍼졌다.“잠깐만!”“멈춰!”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보니 황규성과 공명진이 연이어 달려 들어왔다.“정용 어르신, 이 일은 서 선생의 잘못이 아닙니다.”황규성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 달려 들어와서 고정용을 향해 공수하며 말했다.공명진도 숨을 몰아쉬면서 다가와서 이마에 맺힌 땀을 닦고는 입을 열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