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지호! 네가 감히!”진이 노하자 보물이 영지호를 향해 공격을 퍼부었다.영지호의 몸에 흰 빛이 번쩍이자 속도가 다시 향상되어 진의 이 일격을 피한 후 오른손을 뻗었다.그 오른손 위에는 검은 흉악한 발톱 커버가 씌워져 있었다.진은 순간 안색이 확 바뀌었다.“택산발! 너!”남은 말은 할 겨를도 없이 진은 알 수 없는 힘에 끌려 빠져나오지 못하고 영지호의 뒤에서 끌리게 되었다.말하자면 매우 느리지만, 이 모든 것은 찰나에 일어났다.이와 동시에 서현우의 수라참도 다가왔다.서현우의 눈에는 차디찬 예봉이 반짝이고 영지호가 진을 대신 죽게 하려는 것도 알 수 있었다.하지만 별 다른 방법이 없었다.수라참은 일단 베면 제어할 수 없다.적어도 지금의 서현우는 통제할 수 없다.허공을 가르는 듯한 이 칼은 예외 없이 놀라움에 휩싸였다.찰나에 반으로 변했다가 부식된 듯 점점 녹아 시체도 남지 않았다.진이 죽기 전에 보물로 막아 그 보물까지 둘로 쪼개졌다.에너지가 바닥났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수라참이 아무리 강해도 서현우의 현재 실력으로는 참수하기 어렵다.그래도 수라참은 채 가시지 않고 영지호를 향해 추격을 계속하고 있다.그러자 영지호가 소리쳤다.“서현우! 너 더 쫓아오면 반드시 죽게 될 거야!”서현우는 갑자기 걸음을 멈추었다.‘거짓말이 아니야.’이미 극도로 무서운 기운이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그것은 생사경의 위압이다.“다음에 또 봐. 그때는 피했으면 좋겠어.”서현우는 달갑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서현우는 성장하고 있고, 영지호도 성장하고 있다. 이번에 영지호를 죽이지 않으면 다음에 다시 찾고 싶어도 매우 어려울 것이다.하지만 서현우는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몸집이 벌떡 일어나자 거대한 번개 독수리가 급강하하며 서현우는 번개 독수리의 발톱을 잡고 넘어 번개독수리의 등에 떨어졌다.“기왕 온 바에는 남아.”음산한 소리가 바로 머릿속에 메아리 쳤고, 그 다음에는 기괴한 날카로운 소리가 났다.서현우는 눈앞이 어두워지고 머리가
고공 위에서 서현우는 용케 살아남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정신력의 공격을 아는 무자는 성국 전체에서 매우 적고, 유일하게 유명하고 실력이 매우 강한 것이 바로 연심부이다.서현우는 영지호를 추격하는 과정에 이미 자신이 부딪칠 수 있는 위험을 생각했을 뿐만 아니라 충분한 도망 공간을 남겨놓았다.그러나 천열문 안에 정신력 공격에 능한 강력한 존재가 있을 줄은 몰랐다.그리고 이 사람은 정신력 공격에 조예가 깊다.서현우는 함영주를 가지고 있어 같은 계급 무자가 그에게 정신력 공격을 하면 전혀 효과가 없다.그러므로 그 사람은 필연적으로 생사경이므로 의심할 여지가 없다.상대방이 자신에 대해 잘 모르는 덕분이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방의 공격은 반드시 자신이 아니라 번개 독수리를 향해 갈 것이다.일단 번개 독수리가 죽으면 도망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결과는 예측하기 어렵다.‘다행이야!’숨을 깊게 들이마시자 서현우는 마음을 가다듬고 무릎을 꿇고 앉았다.이후 별다른 사고 없이 서현우는 무사히 신약문으로 돌아왔다.번개 독수리의 영패를 돌려주고 서현우는 공가연을 찾아가 자초지종을 말했다.공가연은 이를 듣고 의아해했다.“천열문에 어떻게 정신력 공격에 능한 생사경 무자가 존재할 수 있어? 천열문에 대한 나의 이해로는 불가능한 일이야.”“연심부가 아닐까요?”서현우가 물었다.공가연은 고개를 가로저었다.“그럴 수 없어. 연심부는 결국 4부 중의 하나로 명성이 자자하다. 천열문은 연심부의 여 제자를 잡아가 연심부의 분노를 불러일으켜 천열문의 손실이 막심 했어. 장로 두 명이 죽었고 최근 3년 동안 칩거하면서 감히 머리도 내밀지 못하고 있어. 이렇게 원한이 있는데 연심부가 어떻게 천열문과 결탁할 수 있겠어?”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럴 리가 없어’그다지 불가능하다고 느꼈다.다만 연심부는 정신력 공격에서 기치 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정신력 공격을 하면 가장 먼저 연심부를 떠올린다.사실, 이 성국에는 숨은 고수가 배출되어 얼마나 많은 실력이
성국의 북쪽.북쪽의 황무지 아래 핏빛 성전 중.선홍색의 빛이 모든 구석을 차지했다.소유연은 핏빛 혼수를 입은 요조의 모습을 보면서 약간 마음이 아팠다.그 사람은 서나영이다.하지만 이미 그녀가 아는 그 서나영이 아니다.서나영은 혈살문의 주인이 되어 그동안 무수한 살육을 저질렀다.극악무도하고 사람을 초개로 여기는 사악한 종문들을 죽였지만 푸른 손은 여전히 씻을 수 없는 피비린내에 물들었다.지금 서나영의 아름다운 얼굴은 선홍 빛 속에서 다소 끔찍해 보인다.서나영은 뾰족한 손톱으로 자신의 손목에 상처를 하나 냈다.선혈이 천천히 흘러나와 하얀 액체가 가득 담긴 술잔에 떨어졌다.툭툭-선혈의 붉은색과 그 액체의 흰색이 한데 뒤섞여 가슴이 철렁거리게 했다.선혈 열 방울만 떨어졌을 뿐 서나영의 손목 상처는 이미 아물었다.서현우와 마찬가지로 신체 강도가 수라 혈맥의 개조 하에 일부러 수련하지 않아도 이미 연체 무자 수준에 이르렀다.그리고 사경의 실력으로 이미 빈손으로 막을 수 있고 조금도 다치지 않을 수 있다.이미 아문 그 상처를 아랑곳하지 않고 서나영은 자신의 선혈이 뒤섞인 술잔을 들고 몸을 돌려 소유연을 향해 걸어왔다.소유연은 입을 오므리고 서나영을 쳐다보았다.“마셔.”서나영이 말했다.소유연은 말을 하지 않고 손을 뻗어 술잔을 받고 고개를 들어 마셨다.맛이 없지는 않았다.달짝지근하고 향기로운 맛까지 있어 장미를 넣은 느낌이다.그러나 서나영의 선혈이 섞인 이 액체가 목구멍에 들어가자 마치 뜨거운 마그마처럼 소유연은 온몸을 떨며 오장육부가 모두 타버릴 것 같았다.탁-술잔이 땅에 떨어졌다.소유연은 두 손으로 자신의 목을 꼬집었다.하얀 얼굴은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속도가 선홍색으로 변했다.특히 고통으로 가득 찬 눈동자 속에는 선홍색이 더욱 짙어졌다.“아아아아!”소유연은 처량하게 울부짖기 시작했다.온몸에 불이 붙는 것 같아 영혼까지 불타고 있는 듯했다.서나영은 더없이 평온하게 바라보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유연아, 조금만 참
“난 돌아갈 수 없어.”서나영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소유연은 자기도 모르게 이를 악물고 가슴이 미어졌다.‘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소유연은 서나영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른다.닭 잡을 힘도 없는 평범한 소녀가 어떻게 혈살문의 주인으로 변신했고, 이렇게 살인을 좋아하게 되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그러나 분명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슬픔으로 가득 차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너 여기 있으면 위험해.”서나영은 일어나 소유연에게 천천히 다가간 뒤 두 팔을 벌리고 가볍게 포옹했다.소유연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유연아, 내가 앞으로 뭘 할지 알아?”“그게 뭐든 옆에 있을게.”서나영의 눈가에 약간의 눈물이 반짝였다.소유연의 새까맣고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가볍게 쓰다듬었다.“오글거려, 네가 남자라면 엄청 설렜겠지?”소우연은 활짝 웃었다.웃으면서 눈물이 흘러내렸다.“그럼 우리 같이 돌아가서 상천랑보고 이런 말 해달라고 그래!”‘상천랑.’서나영의 눈에는 순간의 황홀함이 지나갔다.마치 상천랑의 방탕한 웃는 얼굴을 본 것 같았다.“정말, 돌아갈 수 없어.”서나영은 한걸음 물러서서 소유연에게 말했다.“만약 어느 날, 내가 전 세계 사람들이 모두 증오하는 마귀가 된다면, 끝없는 선혈에 물들었고 뒤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원혼이 맴돌고 있다면, 내 원래 모습을 기억할 거 같아?”소유연은 앞으로 나가 서나영을 껴안았다.서나영은 심하게 떨고 있었다.눈물은 줄이 끊어진 구슬처럼 줄줄 흘러내렸다.“나영아, 네가 우린 절친이라며!”“그래, 그래서 가라고 하는 거야!”“아니!”소유연은 갑자기 언성을 높였다.“내가 네 곁에 있어 줄게! 네가 전 세계가 증오하는 마귀가 되면, 나는 사람들의 증오를 더욱 많이 받는 악마가 될게! 네 뒤에 수많은 원혼이 맴돌면, 그 원혼들 내가 다 갈기갈기 찢어 버릴게!”“네가 어떻게 되든 난 너의 가장 좋은 절친 이야!”서나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눈물 한 방울이 눈가에서 흘러내렸다.“좋아, 우린 영원한
서나영의 이 말은 아주 손 쉽게 들린다.다른 사람이 들으면 반드시 허풍을 부리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명심종은 일류 세력이고 태상장은 진아경 강자이다.폐쇄된 생사경 강자는 적어도 다섯 자리인데, 이는 존재를 숨겼을 가능성이 있는 그런 것을 포함하지 않는다.입도한 제자, 수백 명.무존경 제자, 만여 명에 육박한다!이런 거대한 인물의 머리 위에는 4부7전 13족뿐이다!그러나 서나영의 입에서는 마치 토종 닭과 개처럼 죽이고 싶으면 죽인다.소유연은 의심하지 않았다.이미 서나영과 함께 할 것을 굳게 결심했다.살든 죽든 말이다.30분 후에 서나영은 혼수를 입고 핏줄 가면을 썼다.소유연은 검은 치마를 입었지만 얼굴의 절반을 가린 혈사탈을 쓰고 서나영의 몸 앞에 공손히 무릎을 꿇었다.이때 전문이 활짝 열렸다.체구가 우람한 대머리가 성큼성큼 걸어온다.그는 바로 정씨 상회를 습격하여 정씨 가문의 큰아가씨 정이슬을 납치해 온 도적 두목이다.실제로는 혈살문의 호법으로 혈적이라고 한다.소이현이 혈살문의 주인 이였을 때 그는 소이현의 가장 충성스러운 부하로서 소이현을 제외하고 혈살문에서 지위가 가장 높은 사람이며 동시에 가장 강한 사람 이었다.입도경 정상층.그러나 지금 그의 몸에는 짙은 생기가 흐르고 있다.다만 이 생기에는 웅장한 혈령의 힘이 담겨 있다.소유연처럼 그도 서나영의 피를 마시고 버티며 실력을 돌파했다.또한 혈살문의 주인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서나영이 그를 강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서나영에게 반항할 생각이 없었다.나중에 서나영의 피를 네 번 마셨는데, 생사가 모두 서나영 일념 사이에 있었기 때문에 반항할 수 없었다.“혈적아, 이 사람은 혈희라고 한다. 지금부터 넌 왼쪽, 혈희는 오른 쪽, 두 사람은 내 심복이 될 거다. 비록 혈희의 실력은 당분간 너보다 못하지만 앞으로 반드시 너를 뛰어넘을 거야, 알겠니?”서나영은 담담하게 말했다.“혈적 명에 따르겠습니다!”혈희 라는 가명을 가진 소유연도 혈적을 향해 고개를 끄
3000명의 입도경 혈졸의 상대는 무존경 명심종 제자이다.누가 이기고 누가 열등할까?땅 위의 시체는 이미 한눈에 들어오고 답은 나왔다.“혈살문! 어떻게 감히?”혈졸들이 마구 살육할 때 명심종의 호종 대진이 뒤늦게 전개되었다.적이 이미 종문에 들어왔는데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강한 기운이 멀리서 솟아올랐다가 빠르게 다가왔다.우호법 소유연은 눈앞의 피가 흐르는 광장을 보면서 가슴이 두근거렸다.그러나 결국 용국에 있을 때 영지호의 반역 전에 가담 한적이 있기에 적응이 아주 빠르고 서나영의 말에 따라 재빨리 반응하여 핏빛 깃발을 흔들었다.한창 잘 죽인 3천 명의 혈졸이 군령을 보고 철수하였다.멀리서 사람의 그림자가 쏜살같이 달려왔다.첫 번째 사람은 회색 두루마기를 입고 수염과 머리카락이 바람을 맞으니 매우 선풍도골이다.그는 바로 명심종의 태상 장로이며, 진아경 강자이다.그의 뒤에는 여덟 명의 생사경, 다섯 명의 생경, 세 명의 사경이 있다.무서운 기운이 모여 풍운을 변색시킨다.“혈살문!”명심종 태상 장로들의 눈에 살의가 하늘을 찌른다.“감히 명심종에 와서 소란을 피우다니! 오늘 너희들 하나도 못 가! 죽여!”여덟 명의 생사경 강자가 원한을 품고 손을 휘둘렀다.그런데 이때 구석에 숨어 있던 좌호법 혈적이 물건을 던졌다.그것은 작은 공으로 전체가 성홍색이어서 수정과 같다.쿵-터지며 피와 안개가 만연하여 매우 빠른 속도로 명심종 전체를 뒤덮었다.키득키득-소리가 빠르게 흘러나왔다.“아!”비명이 곧 일어났다.피 안개 속에 있던 모든 명심종 제자들은 피부가 짓무르기 시작했다.반대로 3000혈졸은 조금도 불편하지 않고 오히려 두 눈에 점차 붉은 빛이 떠올라 더욱 흥분했다.“죽여!”소유연은 차가운 목소리로 명령을 내렸다.동시에 먼저 돌진했다.손에 든 장검 한 자루가 매번 찔릴 때마다 인후가 아니면 심장이다.선혈이 갑자기 튀었지만 피하지 않고, 선혈이 자신의 검은 치마에 물들도록 내버려 두었다.검은 치마가 핏빛으로 변할 때까
명심종 산문을 뒤덮었던 피 안개가 서서히 걷혔다.호종 진법도 사라졌다.서나영은 명심종 종주의 높은 자리에 앉아 대전에서 2천여 명의 혈졸들이 한쪽 무릎을 꿇고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소유연은 수십 개의 저장 반지를 서나영에게 공손히 바쳤다.서나영은 받아서 살펴 보더니 입 꼬리가 올라갔다.그 안에는 명심종의 대량의 무석, 재료, 단약 등이 들어 있고, 바탕 지보도 들어 있었다.명심종은 너무 방심했다.침범한 적을 쉽게 말살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바탕의 보물조차 꺼내 사용하지 못했다.근 2000년간 전승해온 명심종은 모든 바탕을 깨끗이 수색해서 모두 철수했다.혈살문으로 돌아온 서나영은 명심종의 바탕 지보를 담은 반지를 소유연에게 주었다.남은 무석 등 자원은 모두 일손을 모으는 데 쓰인다.산수, 무존경 정상이면 된다. 다른 건 몰라도 성국에는 인구가 많다.수백억 명이다.산수는 전체 인구의 9할을 차지한다.성국의 공공자원으로는 무존경 정상에 산수하여 수련하는 것조차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그래서 이 인원수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회유이든 위협이든 곧 대량의 산수를 모을 수 있다.눈 깜짝할 사이에 한 달이 지나갔다.하늘 위에 그 별은 더욱 반짝반짝 빛나기 시작했다.혈살문에는 이미 2만 명의 혈졸이 있다.2만 입도경도 있다.이 수량은 매우 무섭다. 끌어내면 13족 어느 한 족과 비교할 수 있고, 더 많을 수도 있다.다만 혈살문은 여전히 그 최고의 존재들을 건드리지 못한다.최고의 전투력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13족 중 어느 한 족이라도 적어도 세 명의 진아경 강자가 있다.많게는 열 개 이상까지 갈 수 있다.성국 제군 휘하의 진천궁은 말할 것도 없고 진아경 강자가 너무 많다.게다가 수백만 명의 용위 대군과 수배사 등이 있다.이것은 절대적인 힘이다.설령 혈살문이 10만 명의 입도경 강자가 있다고 해도 부족하다.하지만 서나영은 급하지 않다.천천히 할 시간이 충분하다.이 2만 명의 혈졸을 만든 것은 한 달에 불과하다
“느낌이 별로 안 좋아.”햇살이 쨍쨍 내리쬐는 섬에서 상천랑은 모래사장에 앉아 넋두리를 두고 있다.상천랑의 로봇 팔은 이미 세 번이나 교체되었다.탁훈재희라고 하는 교수님은 인간성이라고는 일도 없는 기계와 다름이 없다.유전자 실험실과 손을 잡은 이후 거의 보름에 한 번씩 로봇 팔 세대교체에 힘을 썼다.이는 보름에 한 번씩 상천랑의 팔이 잘려나간다는 뜻이라고 할 수 있다.로봇 팔은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지니고 있는 팔과 별 차이가 없고 다만 신경이 연결되어 있다.팔을 억지로 떼어내는 느낌은 말로 형용하기 어렵지만 뭔가 시원한 느낌을 주는 것은 확실하다.상천랑은 매번 이러한 과정을 겪으면서 서글프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다.만일 나중에 이 습관이 몸에 배고 더 나아가서는 중독이 되면 한가할 때마다 팔을 떼어내며 놀고 있는 상천랑의 모습이 보일 것이다.‘그런 날이 정말로 오게 된다면 나를 보고 사람들이 놀라겠지?’“천랑 씨, 지금 느낌이 어떤지 좀 자세히 말씀해 주실래요? 느낌이 그다지 좋지 않다고만 말씀하시면 제 연구에 도움이 되지 않아요. 천랑 씨의 보다 자세한 서술을 바탕으로 다음 세대교체를 진행해야 하니 좀 협조해 주세요.”대머리 탁훈재희 교수는 작은 공책을 들고 상천랑을 진지하게 보고 말했다.‘또 교체한다고?’상천랑은 얼굴이 한껏 어두워진 채로 입을 열었다.“교수님, 좀 느리게 세대교체할 수는 없을까요? 핸드폰도 이 정도로 빠르게 교체하지는 않아요.”“이는 제가 맡은 일이자 한평생 추구해온 목표입니다. 저의 개인적인 가치를 구현하는 일이기도 한데, 당연히 보다 빠르게 진행해야죠.”“또 그 말씀이신가요? 다른 대사로 좀 바꿀 수는 없나요? 너무 들어서 이제는 지겹네요.”상천랑은 한숨을 쉬고 다시 입을 열었다.“우리 섬에 신체에 결함이 있는 사람이 나만 있는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으로 바꾸시는 건 어때요?”“그건 안 됩니다.”탁훈재희 교수는 엄숙하게 말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천랑 씨는 신체에 결합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