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지호! 네가 감히!”진이 노하자 보물이 영지호를 향해 공격을 퍼부었다.영지호의 몸에 흰 빛이 번쩍이자 속도가 다시 향상되어 진의 이 일격을 피한 후 오른손을 뻗었다.그 오른손 위에는 검은 흉악한 발톱 커버가 씌워져 있었다.진은 순간 안색이 확 바뀌었다.“택산발! 너!”남은 말은 할 겨를도 없이 진은 알 수 없는 힘에 끌려 빠져나오지 못하고 영지호의 뒤에서 끌리게 되었다.말하자면 매우 느리지만, 이 모든 것은 찰나에 일어났다.이와 동시에 서현우의 수라참도 다가왔다.서현우의 눈에는 차디찬 예봉이 반짝이고 영지호가 진을 대신 죽게 하려는 것도 알 수 있었다.하지만 별 다른 방법이 없었다.수라참은 일단 베면 제어할 수 없다.적어도 지금의 서현우는 통제할 수 없다.허공을 가르는 듯한 이 칼은 예외 없이 놀라움에 휩싸였다.찰나에 반으로 변했다가 부식된 듯 점점 녹아 시체도 남지 않았다.진이 죽기 전에 보물로 막아 그 보물까지 둘로 쪼개졌다.에너지가 바닥났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수라참이 아무리 강해도 서현우의 현재 실력으로는 참수하기 어렵다.그래도 수라참은 채 가시지 않고 영지호를 향해 추격을 계속하고 있다.그러자 영지호가 소리쳤다.“서현우! 너 더 쫓아오면 반드시 죽게 될 거야!”서현우는 갑자기 걸음을 멈추었다.‘거짓말이 아니야.’이미 극도로 무서운 기운이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그것은 생사경의 위압이다.“다음에 또 봐. 그때는 피했으면 좋겠어.”서현우는 달갑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서현우는 성장하고 있고, 영지호도 성장하고 있다. 이번에 영지호를 죽이지 않으면 다음에 다시 찾고 싶어도 매우 어려울 것이다.하지만 서현우는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몸집이 벌떡 일어나자 거대한 번개 독수리가 급강하하며 서현우는 번개 독수리의 발톱을 잡고 넘어 번개독수리의 등에 떨어졌다.“기왕 온 바에는 남아.”음산한 소리가 바로 머릿속에 메아리 쳤고, 그 다음에는 기괴한 날카로운 소리가 났다.서현우는 눈앞이 어두워지고 머리가
고공 위에서 서현우는 용케 살아남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정신력의 공격을 아는 무자는 성국 전체에서 매우 적고, 유일하게 유명하고 실력이 매우 강한 것이 바로 연심부이다.서현우는 영지호를 추격하는 과정에 이미 자신이 부딪칠 수 있는 위험을 생각했을 뿐만 아니라 충분한 도망 공간을 남겨놓았다.그러나 천열문 안에 정신력 공격에 능한 강력한 존재가 있을 줄은 몰랐다.그리고 이 사람은 정신력 공격에 조예가 깊다.서현우는 함영주를 가지고 있어 같은 계급 무자가 그에게 정신력 공격을 하면 전혀 효과가 없다.그러므로 그 사람은 필연적으로 생사경이므로 의심할 여지가 없다.상대방이 자신에 대해 잘 모르는 덕분이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방의 공격은 반드시 자신이 아니라 번개 독수리를 향해 갈 것이다.일단 번개 독수리가 죽으면 도망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결과는 예측하기 어렵다.‘다행이야!’숨을 깊게 들이마시자 서현우는 마음을 가다듬고 무릎을 꿇고 앉았다.이후 별다른 사고 없이 서현우는 무사히 신약문으로 돌아왔다.번개 독수리의 영패를 돌려주고 서현우는 공가연을 찾아가 자초지종을 말했다.공가연은 이를 듣고 의아해했다.“천열문에 어떻게 정신력 공격에 능한 생사경 무자가 존재할 수 있어? 천열문에 대한 나의 이해로는 불가능한 일이야.”“연심부가 아닐까요?”서현우가 물었다.공가연은 고개를 가로저었다.“그럴 수 없어. 연심부는 결국 4부 중의 하나로 명성이 자자하다. 천열문은 연심부의 여 제자를 잡아가 연심부의 분노를 불러일으켜 천열문의 손실이 막심 했어. 장로 두 명이 죽었고 최근 3년 동안 칩거하면서 감히 머리도 내밀지 못하고 있어. 이렇게 원한이 있는데 연심부가 어떻게 천열문과 결탁할 수 있겠어?”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럴 리가 없어’그다지 불가능하다고 느꼈다.다만 연심부는 정신력 공격에서 기치 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정신력 공격을 하면 가장 먼저 연심부를 떠올린다.사실, 이 성국에는 숨은 고수가 배출되어 얼마나 많은 실력이
성국의 북쪽.북쪽의 황무지 아래 핏빛 성전 중.선홍색의 빛이 모든 구석을 차지했다.소유연은 핏빛 혼수를 입은 요조의 모습을 보면서 약간 마음이 아팠다.그 사람은 서나영이다.하지만 이미 그녀가 아는 그 서나영이 아니다.서나영은 혈살문의 주인이 되어 그동안 무수한 살육을 저질렀다.극악무도하고 사람을 초개로 여기는 사악한 종문들을 죽였지만 푸른 손은 여전히 씻을 수 없는 피비린내에 물들었다.지금 서나영의 아름다운 얼굴은 선홍 빛 속에서 다소 끔찍해 보인다.서나영은 뾰족한 손톱으로 자신의 손목에 상처를 하나 냈다.선혈이 천천히 흘러나와 하얀 액체가 가득 담긴 술잔에 떨어졌다.툭툭-선혈의 붉은색과 그 액체의 흰색이 한데 뒤섞여 가슴이 철렁거리게 했다.선혈 열 방울만 떨어졌을 뿐 서나영의 손목 상처는 이미 아물었다.서현우와 마찬가지로 신체 강도가 수라 혈맥의 개조 하에 일부러 수련하지 않아도 이미 연체 무자 수준에 이르렀다.그리고 사경의 실력으로 이미 빈손으로 막을 수 있고 조금도 다치지 않을 수 있다.이미 아문 그 상처를 아랑곳하지 않고 서나영은 자신의 선혈이 뒤섞인 술잔을 들고 몸을 돌려 소유연을 향해 걸어왔다.소유연은 입을 오므리고 서나영을 쳐다보았다.“마셔.”서나영이 말했다.소유연은 말을 하지 않고 손을 뻗어 술잔을 받고 고개를 들어 마셨다.맛이 없지는 않았다.달짝지근하고 향기로운 맛까지 있어 장미를 넣은 느낌이다.그러나 서나영의 선혈이 섞인 이 액체가 목구멍에 들어가자 마치 뜨거운 마그마처럼 소유연은 온몸을 떨며 오장육부가 모두 타버릴 것 같았다.탁-술잔이 땅에 떨어졌다.소유연은 두 손으로 자신의 목을 꼬집었다.하얀 얼굴은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속도가 선홍색으로 변했다.특히 고통으로 가득 찬 눈동자 속에는 선홍색이 더욱 짙어졌다.“아아아아!”소유연은 처량하게 울부짖기 시작했다.온몸에 불이 붙는 것 같아 영혼까지 불타고 있는 듯했다.서나영은 더없이 평온하게 바라보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유연아, 조금만 참
“난 돌아갈 수 없어.”서나영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소유연은 자기도 모르게 이를 악물고 가슴이 미어졌다.‘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소유연은 서나영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른다.닭 잡을 힘도 없는 평범한 소녀가 어떻게 혈살문의 주인으로 변신했고, 이렇게 살인을 좋아하게 되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그러나 분명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슬픔으로 가득 차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너 여기 있으면 위험해.”서나영은 일어나 소유연에게 천천히 다가간 뒤 두 팔을 벌리고 가볍게 포옹했다.소유연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유연아, 내가 앞으로 뭘 할지 알아?”“그게 뭐든 옆에 있을게.”서나영의 눈가에 약간의 눈물이 반짝였다.소유연의 새까맣고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가볍게 쓰다듬었다.“오글거려, 네가 남자라면 엄청 설렜겠지?”소우연은 활짝 웃었다.웃으면서 눈물이 흘러내렸다.“그럼 우리 같이 돌아가서 상천랑보고 이런 말 해달라고 그래!”‘상천랑.’서나영의 눈에는 순간의 황홀함이 지나갔다.마치 상천랑의 방탕한 웃는 얼굴을 본 것 같았다.“정말, 돌아갈 수 없어.”서나영은 한걸음 물러서서 소유연에게 말했다.“만약 어느 날, 내가 전 세계 사람들이 모두 증오하는 마귀가 된다면, 끝없는 선혈에 물들었고 뒤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원혼이 맴돌고 있다면, 내 원래 모습을 기억할 거 같아?”소유연은 앞으로 나가 서나영을 껴안았다.서나영은 심하게 떨고 있었다.눈물은 줄이 끊어진 구슬처럼 줄줄 흘러내렸다.“나영아, 네가 우린 절친이라며!”“그래, 그래서 가라고 하는 거야!”“아니!”소유연은 갑자기 언성을 높였다.“내가 네 곁에 있어 줄게! 네가 전 세계가 증오하는 마귀가 되면, 나는 사람들의 증오를 더욱 많이 받는 악마가 될게! 네 뒤에 수많은 원혼이 맴돌면, 그 원혼들 내가 다 갈기갈기 찢어 버릴게!”“네가 어떻게 되든 난 너의 가장 좋은 절친 이야!”서나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눈물 한 방울이 눈가에서 흘러내렸다.“좋아, 우린 영원한
서나영의 이 말은 아주 손 쉽게 들린다.다른 사람이 들으면 반드시 허풍을 부리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명심종은 일류 세력이고 태상장은 진아경 강자이다.폐쇄된 생사경 강자는 적어도 다섯 자리인데, 이는 존재를 숨겼을 가능성이 있는 그런 것을 포함하지 않는다.입도한 제자, 수백 명.무존경 제자, 만여 명에 육박한다!이런 거대한 인물의 머리 위에는 4부7전 13족뿐이다!그러나 서나영의 입에서는 마치 토종 닭과 개처럼 죽이고 싶으면 죽인다.소유연은 의심하지 않았다.이미 서나영과 함께 할 것을 굳게 결심했다.살든 죽든 말이다.30분 후에 서나영은 혼수를 입고 핏줄 가면을 썼다.소유연은 검은 치마를 입었지만 얼굴의 절반을 가린 혈사탈을 쓰고 서나영의 몸 앞에 공손히 무릎을 꿇었다.이때 전문이 활짝 열렸다.체구가 우람한 대머리가 성큼성큼 걸어온다.그는 바로 정씨 상회를 습격하여 정씨 가문의 큰아가씨 정이슬을 납치해 온 도적 두목이다.실제로는 혈살문의 호법으로 혈적이라고 한다.소이현이 혈살문의 주인 이였을 때 그는 소이현의 가장 충성스러운 부하로서 소이현을 제외하고 혈살문에서 지위가 가장 높은 사람이며 동시에 가장 강한 사람 이었다.입도경 정상층.그러나 지금 그의 몸에는 짙은 생기가 흐르고 있다.다만 이 생기에는 웅장한 혈령의 힘이 담겨 있다.소유연처럼 그도 서나영의 피를 마시고 버티며 실력을 돌파했다.또한 혈살문의 주인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서나영이 그를 강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서나영에게 반항할 생각이 없었다.나중에 서나영의 피를 네 번 마셨는데, 생사가 모두 서나영 일념 사이에 있었기 때문에 반항할 수 없었다.“혈적아, 이 사람은 혈희라고 한다. 지금부터 넌 왼쪽, 혈희는 오른 쪽, 두 사람은 내 심복이 될 거다. 비록 혈희의 실력은 당분간 너보다 못하지만 앞으로 반드시 너를 뛰어넘을 거야, 알겠니?”서나영은 담담하게 말했다.“혈적 명에 따르겠습니다!”혈희 라는 가명을 가진 소유연도 혈적을 향해 고개를 끄
3000명의 입도경 혈졸의 상대는 무존경 명심종 제자이다.누가 이기고 누가 열등할까?땅 위의 시체는 이미 한눈에 들어오고 답은 나왔다.“혈살문! 어떻게 감히?”혈졸들이 마구 살육할 때 명심종의 호종 대진이 뒤늦게 전개되었다.적이 이미 종문에 들어왔는데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강한 기운이 멀리서 솟아올랐다가 빠르게 다가왔다.우호법 소유연은 눈앞의 피가 흐르는 광장을 보면서 가슴이 두근거렸다.그러나 결국 용국에 있을 때 영지호의 반역 전에 가담 한적이 있기에 적응이 아주 빠르고 서나영의 말에 따라 재빨리 반응하여 핏빛 깃발을 흔들었다.한창 잘 죽인 3천 명의 혈졸이 군령을 보고 철수하였다.멀리서 사람의 그림자가 쏜살같이 달려왔다.첫 번째 사람은 회색 두루마기를 입고 수염과 머리카락이 바람을 맞으니 매우 선풍도골이다.그는 바로 명심종의 태상 장로이며, 진아경 강자이다.그의 뒤에는 여덟 명의 생사경, 다섯 명의 생경, 세 명의 사경이 있다.무서운 기운이 모여 풍운을 변색시킨다.“혈살문!”명심종 태상 장로들의 눈에 살의가 하늘을 찌른다.“감히 명심종에 와서 소란을 피우다니! 오늘 너희들 하나도 못 가! 죽여!”여덟 명의 생사경 강자가 원한을 품고 손을 휘둘렀다.그런데 이때 구석에 숨어 있던 좌호법 혈적이 물건을 던졌다.그것은 작은 공으로 전체가 성홍색이어서 수정과 같다.쿵-터지며 피와 안개가 만연하여 매우 빠른 속도로 명심종 전체를 뒤덮었다.키득키득-소리가 빠르게 흘러나왔다.“아!”비명이 곧 일어났다.피 안개 속에 있던 모든 명심종 제자들은 피부가 짓무르기 시작했다.반대로 3000혈졸은 조금도 불편하지 않고 오히려 두 눈에 점차 붉은 빛이 떠올라 더욱 흥분했다.“죽여!”소유연은 차가운 목소리로 명령을 내렸다.동시에 먼저 돌진했다.손에 든 장검 한 자루가 매번 찔릴 때마다 인후가 아니면 심장이다.선혈이 갑자기 튀었지만 피하지 않고, 선혈이 자신의 검은 치마에 물들도록 내버려 두었다.검은 치마가 핏빛으로 변할 때까
명심종 산문을 뒤덮었던 피 안개가 서서히 걷혔다.호종 진법도 사라졌다.서나영은 명심종 종주의 높은 자리에 앉아 대전에서 2천여 명의 혈졸들이 한쪽 무릎을 꿇고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소유연은 수십 개의 저장 반지를 서나영에게 공손히 바쳤다.서나영은 받아서 살펴 보더니 입 꼬리가 올라갔다.그 안에는 명심종의 대량의 무석, 재료, 단약 등이 들어 있고, 바탕 지보도 들어 있었다.명심종은 너무 방심했다.침범한 적을 쉽게 말살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바탕의 보물조차 꺼내 사용하지 못했다.근 2000년간 전승해온 명심종은 모든 바탕을 깨끗이 수색해서 모두 철수했다.혈살문으로 돌아온 서나영은 명심종의 바탕 지보를 담은 반지를 소유연에게 주었다.남은 무석 등 자원은 모두 일손을 모으는 데 쓰인다.산수, 무존경 정상이면 된다. 다른 건 몰라도 성국에는 인구가 많다.수백억 명이다.산수는 전체 인구의 9할을 차지한다.성국의 공공자원으로는 무존경 정상에 산수하여 수련하는 것조차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그래서 이 인원수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회유이든 위협이든 곧 대량의 산수를 모을 수 있다.눈 깜짝할 사이에 한 달이 지나갔다.하늘 위에 그 별은 더욱 반짝반짝 빛나기 시작했다.혈살문에는 이미 2만 명의 혈졸이 있다.2만 입도경도 있다.이 수량은 매우 무섭다. 끌어내면 13족 어느 한 족과 비교할 수 있고, 더 많을 수도 있다.다만 혈살문은 여전히 그 최고의 존재들을 건드리지 못한다.최고의 전투력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13족 중 어느 한 족이라도 적어도 세 명의 진아경 강자가 있다.많게는 열 개 이상까지 갈 수 있다.성국 제군 휘하의 진천궁은 말할 것도 없고 진아경 강자가 너무 많다.게다가 수백만 명의 용위 대군과 수배사 등이 있다.이것은 절대적인 힘이다.설령 혈살문이 10만 명의 입도경 강자가 있다고 해도 부족하다.하지만 서나영은 급하지 않다.천천히 할 시간이 충분하다.이 2만 명의 혈졸을 만든 것은 한 달에 불과하다
“느낌이 별로 안 좋아.”햇살이 쨍쨍 내리쬐는 섬에서 상천랑은 모래사장에 앉아 넋두리를 두고 있다.상천랑의 로봇 팔은 이미 세 번이나 교체되었다.탁훈재희라고 하는 교수님은 인간성이라고는 일도 없는 기계와 다름이 없다.유전자 실험실과 손을 잡은 이후 거의 보름에 한 번씩 로봇 팔 세대교체에 힘을 썼다.이는 보름에 한 번씩 상천랑의 팔이 잘려나간다는 뜻이라고 할 수 있다.로봇 팔은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지니고 있는 팔과 별 차이가 없고 다만 신경이 연결되어 있다.팔을 억지로 떼어내는 느낌은 말로 형용하기 어렵지만 뭔가 시원한 느낌을 주는 것은 확실하다.상천랑은 매번 이러한 과정을 겪으면서 서글프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다.만일 나중에 이 습관이 몸에 배고 더 나아가서는 중독이 되면 한가할 때마다 팔을 떼어내며 놀고 있는 상천랑의 모습이 보일 것이다.‘그런 날이 정말로 오게 된다면 나를 보고 사람들이 놀라겠지?’“천랑 씨, 지금 느낌이 어떤지 좀 자세히 말씀해 주실래요? 느낌이 그다지 좋지 않다고만 말씀하시면 제 연구에 도움이 되지 않아요. 천랑 씨의 보다 자세한 서술을 바탕으로 다음 세대교체를 진행해야 하니 좀 협조해 주세요.”대머리 탁훈재희 교수는 작은 공책을 들고 상천랑을 진지하게 보고 말했다.‘또 교체한다고?’상천랑은 얼굴이 한껏 어두워진 채로 입을 열었다.“교수님, 좀 느리게 세대교체할 수는 없을까요? 핸드폰도 이 정도로 빠르게 교체하지는 않아요.”“이는 제가 맡은 일이자 한평생 추구해온 목표입니다. 저의 개인적인 가치를 구현하는 일이기도 한데, 당연히 보다 빠르게 진행해야죠.”“또 그 말씀이신가요? 다른 대사로 좀 바꿀 수는 없나요? 너무 들어서 이제는 지겹네요.”상천랑은 한숨을 쉬고 다시 입을 열었다.“우리 섬에 신체에 결함이 있는 사람이 나만 있는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으로 바꾸시는 건 어때요?”“그건 안 됩니다.”탁훈재희 교수는 엄숙하게 말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천랑 씨는 신체에 결합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 중에서
서현우와 진아람은 빛줄기가 되어 먼 곳을 향해 날아갔다.번산은 미간을 찌푸린 채 종적을 감췄다.다음 순간, 번산이 서현우의 머리로 돌아왔다.“무슨 일이 일어났어?”“내 여동생이 잡혔어.”“누구한테?”“몰라, 하지만 상대방이 단서를 남겼어...”반나절이 지난 후 번산이 갑자기 말했다.“이 방향은... 큰일이야, 수라곡이야!”“수라곡?”“그곳은 진정한 수라가 존재하는 곳이야, 수라 선조가 뼈를 묻은 땅이지!”“나는 수라 혈맥이고, 극락도 수라 혈맥인데, 설마 우리가 진정한 수라가 아닌 거야?”“우리 모두가 수라 선조의 혈맥을 전승하고 있잖아!”“설마 수라 선조가 죽지 않았단 말이야?”“죽었어, 하지만...”번산의 표정이 변화무쌍하게 바뀌면서 말했다.“알겠다. 너는 제물이야.”“제물?”서현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면서, 자신이 노복의 힘에 침식된 후에 느꼈던 그 모든 것을 생각했다.“네 여동생은 너를 대신해서 제물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너는 지금 정말 가려는 거야? 아마도 우리 모두는 그곳에서 죽어야 할 거야!”“당연히 네가 수라계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여야 하지 않아?”“하지만 그건 수라 선조야... 수라 선조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수단을 남겼는지는 아무도 몰라. 나는 고사하고 역사상의 모든 수라를 포함해서 진짜 극락조차도, 수라곡에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현우의 마음속에는 자신도 모르게 절망감이 생겨났다.‘설마 해결할 방법이 없단 말이야?’‘나영이나 내가 반드시 제물이 되야 하는 건가?’쾅!바로 그때, 멀리서 귀청이 터질 듯한 폭발 소리가 울렸다.하늘에는 핏빛 빛줄기가 미친 듯이 퍼져나갔다.끝없는 핏빛은 하늘을 찌를 듯한 거인의 모습을 구축했다.몹시 화가 난 듯이 손을 뻗어서 전방의 허공을 움켜쥐었다.그리고 그 방향에서 핏빛의 형상이 허공을 갈랐다.눈 깜짝할 사이에 서현우 등과는 이미 백 리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나영아!”핏빛의 형상이 혼수상태에 빠진 나영이를 바로 품에 안는 모습을 보았다.
“누구야!”혈하신존의 부릅뜬 눈이 터질 듯했다.‘이렇게 많은 중견 역량들이 뜻밖에도 동시에 죽다니!’‘누가 이렇게 할 수 있어?’그리고 그 허황된 모습을 정확하게 보았을 때, 혈하신존은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극락 선조?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극락 선조?”수많은 눈빛이 번산의 몸에 집중되었다.싸움도 멈추었다.몇 초가 지난 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수많은 사람들이 노도 같은 기세로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이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다!극락이라는 이름은 수만 년 동안 더없이 놀라운 이름으로, 전대미문의 인물이다!그와 같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더 이상 없었다.극도 등 세 사람은 흥분해서 미친 듯이 날뛰었다.“위풍당당하신 선조님이시여!”이미 혈하신존 앞에 나타난 번산이 입을 열었다.“혈하성궁은 제명됐어.”“아니야!”혈하신존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네가 극락 선조일 리가 없어! 어떻게 천지의 규칙을 피할 수 있어? 그럴 리 없어!”“중요하지 않아.”번산이 큰 손으로 잡았다.혈하신존은 피하려고 했지만, 온 천지가 억지로 벗겨져서 피할 공간이 전혀 없다는 걸 발견했다.“안 돼!”혈하신존은 다시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극락 선조님, 살려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사람을 내놓겠습니다!”“너무 늦었어.”번산이 뻗었던 손을 꽉 쥐었다.피식...신의 경지 중기로 최강 전력으로 일컬어지던 혈하신존은 이렇게 허무하게 핏빛 안개로 사라졌다.모든 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멍하니 이 장면을 보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이 느꼈다.혈도는 그 자리에 선 채 벌벌 떨면서, 도망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천수 랭킹 1위?’‘이런 강자 앞에서는 여전히 한낱 벌레와 다르지 않아!’“노부는 살육을 많이 하고 싶지 않다. 항복한 사람은 죽이지 않겠다.”번산이 입을 열었다.응답하는 사람이 없었다.그러나 아무도 감히 반대하지 않았다.곧이어 혈하성궁 소속 무자들이 무릎을 꿇고 투항했다.남은 네 명의
“싸우면 싸우는 거야. 극락산은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데, 마침 이 기회를 틈타 일거에 극락산을 멸망시켜야겠어. 극락이 수만 년의 신화를 이어왔는데, 오늘 끝내는 거야!”“그래, 싸우자! 극락산을 멸망시키면 마침 자원을 좀 더 차지할 수 있어!”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분분히 전쟁 준비를 했다.경사스러운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멀찌감치 달아난 손님들은 긴장한 채 주목했다.‘이 싸움은 정말 시작될까?’‘극락산은 도대체 무슨 미친 짓이야?’“왔다, 왔어! 극락산이 진짜 왔어!”“맙소사... 정말 전쟁 보루야! 극락산 저 자들이 혈하성궁과 전쟁을 시작하겠다는 게 분명해!”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전쟁을 목격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긴장과 격동 속에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존재한다.‘도대체 왜?’사람들이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도무지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그리고 이 스산한 긴장 속에서, 극락산의 전쟁 보루가 혈하성궁 밖에 도착했다.혈하성궁은 이미 방어진법으로 뒤덮여 있었다.혈하신존을 비롯한 혈하성궁의 고수들은 모두 대진 밖에 선 채 음산하고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극도! 오늘 네가 극락산에서 우리 혈하성궁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끝장을 보겠어. 나 혈하가 너희 극락산을 멸망시킬 것을 맹세하겠어!” 혈하신존이 크게 외쳤다.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설명? 무슨 설명을 해? 우리 극락산 직계 후손의 아내를 빼앗은 너희 혈하성궁에서 해명을 해야지!” 극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와...”떠들썩한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모두가 경악했다.‘혈도의 신부가 뜻밖에도 극락산 직계 후계자의 아내야? 이건 너무 엄청난데?’“X자식! 극도 네가 감히 이렇게 우리 혈하성궁을 욕보이다니, 정말 끝장을 보겠다는 거야?”혈하신존은 크게 노했다.혈도의 안색도 아주 좋지 않았다.자신은 영문도 모른 채 남의 아내를 뺏은 간악한 도적이 된 것이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사람을 내놓든지 전쟁을 시작하든지 결정해!”“그럼 싸우자! 혈
모든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명령은 이미 하달되었으니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사람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모두 돌아가서 전쟁 준비를 했다.극락산의 분위기는 금세 무거워졌다.그리고 극락산에서 영혼의 수정석을 고가로 사들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혈도의 혼례는 큰 행사다.56개 구역의 무수한 사람들이 이 성대한 혼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전송진을 타고 왔다. 그 중에는 영혼의 수정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비싼 값에 팔기 위해서든 극락산에 아부하기 위해서든 영혼의 수정석을 잇달아 보냈다.하나씩 잇달아 들어왔다.날이 밝기 전까지 모두 800여 개의 영혼의 수정석을 수집했다.성과는 만족스러웠다.물론 극락산에서 지불한 대가도 만만치 않았다.앞으로 5년간의 자원을 모두 썼다고 할 수 있다.하나라도 잘못된다면, 극락산은 무너질 것이다.그러나 극도 등 세 신존은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신의 경지 후기인 극락 선조님이 계셔.’‘모든 노력은 가치가 있어.’이 영혼의 수정석이라면 번산이 4, 5 번 손을 쓰기에 충분했다.신의 경지에 이르면, 전기 경지의 10명이 반드시 중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중기 경지 10명이 후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도 아니다.‘혈하성궁이 아무리 강해도, 신의 경지 후기 한 명과 중기 3사람을 동시에 대처할 수는 없어!’‘이 실력이면 모든 걸 깔아뭉갤 수 있어!’해가 떴다.극락산에 모든 사람이 모이자 스산한 기운이 가득했다.호기심이 가득한 사람들을 향해서 극도가 손을 휘저었다.“오늘 이후, 더 이상 혈하성궁은 없다! 우리 극락산이 수라계 1위가 되는 거야! 극락 선조님의 눈부신 무적의 영광을 이어가자!”“무적! 무적!”많은 사람들이 분분히 맞장구를 쳤다.비록 이 늙은이가 술을 마시고 정신이 나갔는지 뭘 잘못 먹고 갑자기 이렇게 자신감이 생겼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자신들은 이미 극락산과 생사를 같이 하는 처지이기에 전혀 관여
세 사람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그리고 급히 대전 뒤쪽의 벽에 걸려 있는 한 폭의 그림을 보았다.그림 속에는 천하를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독보적인 패자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그... 극... 극락 선조님?”세 사람의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자신에게 환각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그게 어떻게 가능해?’‘극락 선조는 수만 년의 인물이야. 그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규칙의 제한을 벗어날 수는 없어. 절대 지금까지 살 수 없어!’“노부는 바로 극락이다. 육신을 버리고 영혼체로 존재하지. 시간의 규칙이 없는 곳에서 수만 년 동안 잠들어 있다가 이 아이에 의해 깨어나게 되었다.”위엄 있게 입을 연 번산의 모습은 완전히 극락과 똑같았다.그 자체가 극락의 악념의 화신이니, 이 세상에 번산보다 극락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삼대 신존이 잇달아 무릎을 꿇었다.“너희들이 아직도 나를 조상으로 여기는 거야?”“선조님, 화를 가라앉히시지요. 저희 못난 후손들 어떤 점 때문에 선조님께서 이렇게 화가 나셨는지 모르겠습니다.”세 사람은 안절부절 못하면서 물으면서, 마음속으로는 또 미친 듯이 기뻐했다.‘극락 선조님이 여전히 계신다면, 육신이 없더라도 신의 경지 후기인 영혼체는 현재 수라계의 모든 신의 경지 강자들을 쉽게 이길 수 있어.’‘혈하성궁은 개뿔!’‘극락산이 당연히 1위야!’“예전에 노부는 천하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천하무적이었어. 너희 못난 후손들은 오히려 극락산을 이렇게 쇠락한 모습으로 만들었고, 혈하성궁을 두려워하고 있지. 노부가 어떻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겠어?”“선조님, 노여움을 푸세요!” 세 사람은 얼른 머리를 조아렸다.자신들은 억울했지만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필경 예전의 극락 선조는 정말 무적의 존재였다.한 시대를 짓눌러 버린 것이다그러나 후손들은 극락 선조의 휘황찬란했던 업적을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이 아이는 우리 극락산 사람이야. 이 아이의 아내 역시 우리 극락
계속해서 전송진을 통과하면서 반나절도 안 돼 수라계의 핵심 구역인 수라역에 도착했다.다른 곳과 다를 바 없이 핏빛이 천지를 뒤덮고 있었다.하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번화한 지역이 한두 곳이 아니다.어떤 도시에도 큰 짐승이 대지 위에 포복하는 것과 같다. 왕래하는 무자는 가장 약한 자도 모두 생사경의 경지였다.생사경 이하의 사람들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서현우는 깊은 시름에 빠진 채 극무 등을 따라 극락산으로 돌아왔다.극락산은 하나의 산맥으로, 주위의 네 개의 약간 낮은 산봉우리가 중간에 있는 아주 높은 산봉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네 개의 낮은 산은 극락산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제자, 내외문 제자들, 고위 지도층과 장로들, 그리고 극락산과 관계가 있거나 종속된 크고 작은 가문의 거주지이다.중간의 아주 높은 산봉우리는 직계 후계자만 거주할 수 있다.극락노조의 혈맥을 품고 있는 적통만 극락산에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것이다.다른 사람들도 극락산에 올라갈 수는 있지만 오래 머무를 수는 없다.서현우의 출현은 극락산을 들끓게 했다.거의 모든 직계 자제들이 서현우를 보러 달려왔고, 궁금해하거나 불만을 내비치면서 서현우와 겨루면서 실력을 한 번 보고 싶어했다.특히 극상 등이 서현우에게 한 수만에 졌다는 소식을 듣자, 손이 근질거리면서 서현우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넘치게 되었다.그러나 극무는 서현우를 데리고 다른 두 신급 강자들을 만나러 갔다.하얀 수염을 기른 노인은 극도라고 하고, 또 체구가 크고 우람한 남자는, 극전이라고 한다.서현우를 훑어보는 두 사람의 시선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극락노조의 혈맥은 밖에서는 거의 전해지지 않았는데, 네가 혈맥을 이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앞으로 극락산에서 편히 살면서 잘 수련하도록 해라.” 두 사람은 서현우에게 매우 친절했다.아무래도 직계 혈맥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서현우는 예를 갖추면서 물었다.“감히 두 신존에게 여쭙겠습니다. 혈도가 곧 결혼할 상대의 이름은 어떻게 됩니까?”극무는 갑자기 흥미를 느꼈
“일이 좀 늦어졌어요. 수확은 그런대로 괜찮았어요.”서현우가 얼버무리며 말했다.“그럼 됐어요.”홍세령은 고개를 끄덕였다.“곧 나갈 거예요. 준비하세요.”서현우도 알았다고 말했다.홍세령이 말한 준비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지금은 갱도 세계의 통로가 닫히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이 시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걸 바라지 않았다. 만약 나가는 시간이 지체되어 이 안에서 말살된다면 너무 가치가 없는 일이다.하지만, 나간 뒤에는 확실하지가 않았다.아주 혼란스러운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예로부터 이처럼 재물 때문에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였다.윙...곧 문이 열렸다.거의 백만 명에 가까운 무자들이 몰려나왔다.서현우가 뒤를 돌아보니 빛줄기들이 잇달아 스쳐 지나갔다.그것은 신급의 강자들이다.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어쩔 수 없다는 기색이 드러났다.11층과 12층을 왔다갔다하면서 찾았다.거의 물샐틈없는 수색이었다.그러나 결국 만령광모의 흔적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어떻게 그들이 실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서현우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핥았다.‘만령광모가 내게 있다는 이 비밀을 끝까지 지켜야 해.’이번 갱도 세계로의 여정에서 최대 승자가 된 서현우가 환고광맥의 중심부로 돌아왔다.짧은 침묵 끝에 싸움이 시작되었다.신급의 강자들은 이에 대해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최고 세력의 대열에서도 감히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주화입마된 자들이 예외적으로 이들을 건드렸지만, 모두 빨리 죽게 되었다.모두들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전쟁처럼 미친 듯이 싸우는 지면을 바라보며 무표정한 표정을 지었다.“가자, 이제 떠나야지.”극무가 담담하게 말했다.홍세령은 서현우를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시간이 있으면 다시 함께 탐험하도록 해요.”“그래요.” 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지내세요.”“잘 지내세요, 아마도 곧 극락산에 갈 거예요. 그때 다시 이야기하죠.”“안녕히 계세요.”서현우를 보고 또 홍세령을 보
“무슨 뜻이야?” 서현우의 안색이 변했다.“흥분하지 말고 내 말을 들어.”번산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육신이 없어. 일단 손을 써서 공간의 장벽을 열면 령혼체는 순식간에 공간의 역량에 의해 없어지게 돼.”“나한테 빙의하면 안 돼? 그때 극무를 속인 것처럼?” 서현우가 다급하게 말했다.번산이 말했다.“그때는 내 영혼의 힘이 약해서 너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안 돼. 너의 육신의 강도가 이미 내 영혼의 부착을 지탱하기에 부족해.”서현우의 얼굴은 더없이 일그러졌다.“설마 다른 방법이 없단 말이야?”“내가 한 신급의 강자에게 공간의 장벽을 열도록 강요할 수는 있어. 그러나 지구의 좌표를 확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야. 게다가 그 신급 강자가 너에게 열어준 것이 바로 지구의 공간 장벽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없어. 만약 어떤 험악한 곳으로 전송되면, 다시 지구의 좌표점을 찾는 것이 더없이 어려워질 거야.”‘사실 번산은 아주 보수적으로 말한 거야.’‘완전히 낯선 세상에서 길을 잃는다면, 지구의 좌표를 알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야.’‘게다가 그곳에 신급의 강자가 있는지, 수라계의 공간 장벽을 다시 뚫을 수 있는지도 확실치 않아.’‘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아.’‘억지로 강행한다면 목숨을 가지고 농담을 하는 거야.’“방법이 또 있어?” 침묵하던 서현우가 물었다.“그리고.”번산이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강제로 내가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은 깨달음을 너에게 주입할 수 있지만, 반드시 네가 나의 깨달음을 복제해서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야. 너는 사람마다 길이 다르고 깨달음이 다르며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는 방향도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해.”“게다가, 너의 바탕과 축적된 실력은 신급 경지와 비교해서, 아직 일정한 차이가 있어. 일단 실패하면, 결과는 네가 잘 알 거야.”서현우는 이를 악물었다.비록 가슴이 설렜지만,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나도 내 영혼의 힘을 없애
만령에게 감격한 번산이 웃었다.“고마워, 만령. 만약 네가 아니었다면 얼마나 오래 걸려야 이 정도로 회복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아빠 말을 들은 거예요.” 서현우의 곁으로 달려간 만령은 한 손을 안고서 의지하는 표정을 지었다.서현우는 만령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이 새로 얻은 딸에 대해서도 보호의 정이 더 많아졌다.번산은 활짝 웃으면서 이 장면을 보고 있었다.“얼마나 남았어?” 서현우가 번산에게 물었다.번산과 공생 계약이 있기에 서현우도 번산의 영혼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 사실에 서현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영혼의 수정석은 아주 드물고 얻기 어려워. 정말 밖에서 찾는다면 수라계 전체를 다 찾아도 천 개를 찾을 수 없을 거야.’‘이렇게 많은 양으로도 번산의 영혼체를 완전히 회복시키지 못했으니 정말 엄청난 거야.’‘그리고 신경 후기인 강자의 영혼체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어.’“지금 내 실력은 신의 경지에 막 들어갔다고 할 수 있어. 2천 개만 더 있으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 같아.”번산이 기대하는 말투로 말했다.서현우는 혀를 내둘렀다.‘말은 편하게 하네.’‘만약 만령이라는 만령광모의 존재가 없었다면, 번산은 평생 영혼체를 복구할 수 없었을 거야.’“완전히 복구되면 신의 경지 후기에 도달할 수 있어?”서현우가 물었다.“그래.”번산은 아주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러나 내가 손을 대면 영혼의 힘을 소모하게 돼. 영혼의 수정석만 이를 보충할 수 있어.”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음을 표시했다.‘육신을 가지고 있는 무자는, 흡수하는 것이 정기든 혈악의 힘이든 모두 천지 사이에서 보충할 수 있어.’‘육신이 그릇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거지.‘그러나 번산은 영혼체야. 그에게 가장 적합한 악의 몸은 이미 부패하고 소멸되었어. 이 세상에는 아마도 누구의 몸도 지금의 번산을 수용할 수 없을 거야.’‘번산은 영혼체의 상태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야.’‘육신이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