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도현이 그를 놓아줄 리 없었다. 이도현의 음양검에서 발산된 검기가 이미 그의 퇴로를 막아버렸고 음양검은 그의 머리 위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용씨 가문 열네번째 조상이 도망치려 했지만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감히 네가...!”용씨 가문 열네번째 조상은 얼굴이 새파래지며 하늘에서 떨어지는 보검을 보고 공포에 질려 외쳤다!퍽!피가 뿜어져 나왔고 용씨 가문 열네번째 조상은 이도현의 음양검에 의해 바로 두 동강이 났다. 그 상처는 마치 자로 잰 듯이 깔끔하고 그 두 조각은 매우 균형 잡혀 있었으며 마치 예술 작품처럼 보였다. 다만, 이 장면은 피비린내가 나는 장면이었다.한쪽에 있던 용소운은 완전히 얼어버렸고 바닥에 주저앉아 바짓가랑이 안이 서늘해져 그만 지려버렸다. 그러나 그는 이 점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고 마치 귀신이라도 본 듯한 공포에 질린 눈빛으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몸을 심하게 떨었다.눈 깜짝할 사이에 두 형제가 죽자 용씨 가문의 아홉번째 조상과 용씨 가문의 셋째 조상은 슬픔과 분노에 붉어진 눈으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외쳤다.“이도현... 이 자식아... 내가 널 죽여 버리겠어... 아아...”그러나 이도현은 그들에게 조금의 기회도 주지 않고 열네번째 조상을 한 칼에 베어낸 후 즉시 아홉번째 조상을 향해 돌진했다.음양검으로 한 칼을 내리치자 검붉은 기운이 날아갔다.“이 자식... 네가 감히...”용씨 가문의 아홉번째 조상은 깜짝 놀라며 두 형제의 죽음이 떠올라 이도현의 검을 받지 않고 비명을 지르며 몸을 날려 피했다.아홉번째 조상의 몸놀림은 매우 기묘했으며 이도현의 한 칼을 피한 후 공중에서 몸을 회전시켜 다시 이도현에게로 날아들었다. 그의 거대한 주먹은 검은 빛을 띠며 이도현의 심장을 향해 직격했다.이도현은 검을 회수할 틈도 없이 왼손을 주먹 쥐고 똑같이 맞섰다.쾅!또다시 큰 폭발음이 울려 퍼졌고 두 사람은 동시에 뒤로 밀려났다.용씨 아홉번째 조상은 피눈물로 가득한 눈으로 이도현을 노려보며 독기를 뿜었다.“이 자식아! 네
이도현의 손바닥에 맞아 얼굴이 처참하게 부풀어 오른 용씨 가문 아홉번째 조상은 이제 거의 미쳐버릴 지경이었다. 그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일어설 때 입에서 빠진 이가 떨어지는 순간 그는 완전히 이성을 잃었다.그는 마치 야수처럼 울부짖었다. “이도현... 이 자식... 너...”하지만 그의 분노의 외침이 끝나기 전에 그를 맞이한 것은 이도현의 검이었고 이 검이 떨어지자 그의 멀쩡한 머리는 그대로 반쯤 깍였다.목에 남은 반쪽의 머리는 한쪽 눈만을 남긴 채 이도현을 노려보았다.병이 났을 때 죽이는 것이 이도현의 행동 원칙이었다. “검을 사용하지 않아도 네 얼굴을 때려죽일 수 있어.’그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 하며 단순히 말로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 강한 말은 가장 쓸모없는 교육 방식이라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큰 도리는 모두가 이해하지만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사람들은 아픔을 겪기 전까지 살갗에 찔리는 것이 얼마나 아픈지 모른다.게다가 이건 너 죽고 나 살기 위한 전투이지 논쟁이 아니다. 상대방이 욕하는 걸 기다려서 죽이겠냐고! 그런 원칙은 없다.“아... 악마... 그는 악마야... 그는 사람이 아니야...”갑자기 정적이 흘렀고 전에 무서워서 바지에 실수했던 용소운은 이제 정신이 나간 듯 땅에서 미친 듯이 기어가며 계속해서 악마라고 외쳤다.그는 간과 쓸개가 터질 듯 한 공포에 휩싸여 이도현의 격렬한 행동에 완전히 얼어버렸고 얼굴이 창백해졌으며 마치 귀신이라도 본 듯한 표정을 지으며 본능적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그런 하찮은 자는 이도현이 전혀 신경 쓸 대상이 아니었다. 이도현은 무심히 은바늘 하나를 날려 용소운을 제자리에서 고정시킨 뒤 공포에 질린 용씨 가문 셋째 조상을 바라보았다.“이제 너의 차례다!”말이 끝나자마자 이도현은 즉시 공격에 나섰다.“이 자식아! 네가 내 형제 셋을 죽였으니 우리 용씨 가문은 너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네가 우리 용씨 가문에 대항하면 너는 영원히 악몽 속에서 살아야 할 것이다! 죽어라
“지금 남은 건 너뿐이야! 내가 묻겠다, 용씨 가문이 왜 나를 찾는 거냐?” 이도현은 돌아서서 차갑고 담담한 목소리로 말하며 그가 정지시켰던 용소운에게 다가갔다.“너... 가까이 오지 마... 오지 마... 악마... 너는 악마야, 가까이 오지 마...” 용소운은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며 도망치려고 했다.하지만 그가 아무리 애를 써도 그의 다리는 마치 그의 것이 아닌 듯 전혀 움직이지 않았고 아무리 힘을 줘도 다리는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오지 마... 제발 오지 마... 나는 모르겠어... 나는 아무것도 몰라... 오지 마... 가까이 오지 마... 아... 가까이 오지 말라고...”이도현이 한 걸음씩 다가오는 것을 보며 용소운은 완전히 무너졌다. 그는 큰 소리로 비명을 지르며 눈을 크게 뜨고 얼굴에는 공포가 가득했다.“용소운! 이 악마... 내 부모의 목숨을 돌려줘, 내가 널 죽일 거야...”갑자기 이도현의 뒤에서 날카로운 비명이 들렸다. 등자월이 칼을 손에 들고 미친 듯이 용소운에게 달려갔다!등자월을 본 순간, 용소운은 소리쳤다. “등자월! 저년, 이 더러운 년! 오지 마! 오지 마, 오지 말라고 명령했어!”하지만 이제 원한에 사로잡힌 등자월은 그의 말을 들을 리가 없었다. 용소운의 공포에 가득 찬 비명 속에서 등자월은 용소운 앞에 도착해 손에든 칼을 그의 몸속에 깊이 꽂았다.“아... 이 더러운 년...” 용소운의 얼굴에는 고통스러운 표정이 드러났고 입 꼬리에서 피가 흘러나왔다.“이 자식아! 부모의 목숨을 돌려줘, 내가 널 죽일 거야, 죽일 거야...”등자월은 미친 듯이 칼을 빼내어 다시 한 번 용소운의 몸속에 깊이 꽂았다.“자식! 내가 널 죽일 거야, 죽일 거야... 부모의 목숨을 돌려줘...”등자월은 소리치며 손에든 칼로 용소운의 몸을 계속 찔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얼굴은 피로 물들었고 입은 옷은 온통 피투성이가 되었다.용소운의 가슴은 이미 칼에 찔려 엉망이 되었고 가슴 부분은 피와 살이 뒤섞여 엉망이 되었지만
이도현은 말없이 등자월이 울며 감정을 쏟아낼 때까지 기다린 후 말했다. “그 사람이 네 부모를 죽인 자란 말이지?”“맞습니다, 도련님! 바로 이 놈이 제 부모를 죽였습니다. 한 그루의 현음초 때문에 이 악인은 먼저 고발하며 아버지와 함께 제 아버지를 죽였고 뿌리까지 없애려 했습니다. 인무쌍이 구해주지 않았다면 저는 이미 죽었을 것입니다!”“도련님! 저에게 복수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평생 도련님을 위해 일하며 보답하겠습니다!”등자월은 이도현 앞에서 무릎을 꿇고 공손히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그녀는 이번 생에 복수를 할 희망이 거의 없다고 생각했지만 이도현이 복수의 기회를 주자 놀라웠다. 그녀는 부모를 죽인 원수를 직접 처리한 것이었고 이 모든 기회를 제공한 이도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일어나라! 그는 네 부모를 죽인 원수일 뿐만 아니라 그 배후에 있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이 없었다면 그도 네 부모를 죽이지 않았을 것이다! 용씨 가문! 내가 가겠다! 그때 너를 데려가겠다...” 이도현은 부드럽게 말했다.“감사합니다, 도련님!” 등자월의 눈빛은 빛나며 이도현을 더 공손하게 바라보았다.“수련하러 가라! 내가 용씨 가문에 갈 때까지 너는 혼자서도 독립적으로 해낼 수 있기를 바란다! 네 실력으로 원수를 처리하라!”“네! 도련님을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 등자월은 얼굴에 확고한 표정을 지으며 진지하게 말했다.그 후, 등자월은 이도현에게 인사를 하고 지하실로 돌아가 수련을 시작했다.이도현은 바닥에 있는 시체들을 바라보며 멀리서 구경하던 하녀에게 말했다. “여기를 청소하라!”모든 지시를 마친 이도현은 방으로 돌아가서 소파에 옆으로 누워 편히 쉬었다. 이 며칠은 산에서 내려온 이후 가장 편안한 날들이었다. 아무것도 방해받지 않고 생활이 이렇게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앞으로 더 이상 시비 걸 일이 없길 바란다. 나도 며칠간 제대로 생활을 즐기고 싶다!” 이도현은 눈을 감고 편히 말했다.그러나 그의 말이 끝나기도
이도현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고 다섯번째 선배에게 아무 일이 없기를 간절히 기도했다.곧, 자연이가 긴 다리의 하녀의 안내로 들어왔다.“용왕님! 동강에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자연이가 들어오자마자 이도현을 보고 급하게 말했다.“자연이, 앉아. 나는 더 이상 용왕이 아니야. 나를 이도현이라고 불러도 좋고 그냥 도현이도 좋다. 그리고 동강에서 문제가 생겼다면 너는 이 나라에 보고해야지 나를 찾을 필요는 없다!” 이도현은 웃으며 말했다.“용왕님! 저희 팀장은 당신이 영원히 우리 용팀의 동해용왕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얼마 전 팀장님께서 새로운 소식을 주셨는데 용팀과 관련된 어떤 일이든 또는 용팀과 관련된 일이 생기면 항상 용왕님을 찾으라고 하셨습니다!” 자연이는 몸을 굽혀 말했다.이도현은 다섯번째 선배의 지시를 들으니 더 이상 따지지 않았다. “다섯번째 선배는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아는가?”“모릅니다! 마지막으로 팀장님이 고로국에 갔을 때 한 번의 메시지만 보내고 더 이상 소식이 없습니다!” 자연이가 말했다.이에 이도현은 더 이상 묻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좋다! 동강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용왕님! 우선 용팀 기지로 가야 합니다.” 자연이가 말했다.“좋아! 잠깐만 나가서 준비를 할 테니 곧 출발하자!”이도현은 그렇게 말한 후 바로 지하실로 내려가서 떠나는 일을 등자월에 전하고 그녀가 선배들과 한지음에게 알리도록 부탁했다.그 후, 그는 용팀의 비행기를 타고 떠났다.용팀의 전투기는 나라의 어느 곳이든 갈 수 있으며 가장 최신의 비행기로 장비되어 있어 속도가 매우 빨라 곧 황성 용팀의 기지에 도착했다.“용왕님, 안녕하십니까!”이도현이 비행기에서 내리자 몇 명의 용팀 구성원들이 경례를 했다.이도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한 후 말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용왕님! 먼저 동강으로 가야 합니다. 비행기 안에서 하급자가 보고 드리겠습니다!” 자연이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이도현은 사람들을 한 번 훑어본 후 더
이도현의 싸늘한 목소리에 현장에 있던 용팀 팀원들은 상황이 좋지 않음을 직감했다! 이 용왕이 화가 났다는 것을 모두가 느꼈다. 그러나 장요조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한 표정으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말했다.“불만이라니... 하하! 내가 어떻게 감히 불만을 가질 수 있겠나? 너는 우리 팀장님이 임명한 분이니 내가 감히 불만을 가질 수 있겠나! 불만이 있어도 팀장님의 체면을 봐서라도 억지로라도 따라야지. 팀장님이 너를 선택했으니까 말이야!”장요조의 말투는 비꼬는 듯 하여 듣는 이에게 매우 불쾌함을 주었다! 하지만 이도현은 그와 크게 다투고 싶지 않았다. 결국 이들은 모두 그의 다섯번째 선배의 부하들이었고 이도현은 선배의 체면을 봐서라도 참아야 했다.“불만이 있다면 조용히 해라! 나를 자극하지 마라, 그렇지 않으면 너를 폐인으로 만들어 버릴 것이다!”“이 녀석이 뭐라고 했어? 네가 누구를 폐인으로 만들겠다고?” 장요조는 분노에 차 말했다.“지금 당장 물러나면 내가 너를 용서하겠다. 하지만 한마디라도 더 하면 죽을 줄 알아라!” 이도현은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이 말을 들은 장요조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는 용팀에서도 나름대로 인정을 받는 인물이었고 평소에는 팀장 외에 그를 제압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는데 그런 그에게 누군가가 죽이겠다고 협박한 것은 그야말로 처음 있는 일이었다.“이 녀석! 내가 이렇게까지 참아주면 넌 고마워해야 하는 거 아니야? 팀장님을 봐서 내가 참는 거지, 그렇지 않았다면 네 목을 지금 당장 비틀어버렸을 거야! 내가 참지 않으면 넌 정말 죽을 줄 알아!”“네가 죽고 싶다면 내가 너를 보내주마!” 이도현은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손을 검지 모양으로 만들어 태허검결을 발동시켰고 그의 손끝에서 검기가 뿜어져 나와 장요조의 머리를 향해 날아갔다.퍽!둔탁한 소리와 함께 장요조의 머리가 하늘 높이 날아올랐고 그 머리는 공중에서 폭발해 사라졌으며 그의 몸은 땅에 쓰러지면서 목에서 분수처럼 피가 뿜어져 나왔다.이 모든 일을
“우리가 분석한 결과, 이들이 여기에 모인 것은 어떤 음모를 꾸미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일들은 보통 우리 용팀이 처리하는데 지금 팀장님이 자리에 안 계셔서 팀장님의 이전 명령에 따라 용왕님을 모셔서 상황을 주관해 주시길 요청드린 겁니다!”“그들이 몇 명 정도 되나?” 이도현이 물었다.자연이가 대답했다. “통계에 의하면 300여 명입니다.”“300명? 하하! 그들이 우리 동강에 나타난 지 얼마나 됐지?” 김등이 차갑게 웃으며 물었다.“벌써 열흘이 넘었습니다.”“열흘이 넘었다고? 너희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그들을 죽이지도 않았단 말인가? 그들이 우리 영토에서 돌아다니게 그냥 내버려 두고 그들의 나라와 협상이나 하고 있었다니. 내가 너희를 무능하다고 말하고 싶지 않지만 사실 너희는 무능 그 자체야! 너희뿐만 아니라 백호당과 그곳의 무사들까지도 모두 무능해!”이도현은 냉정하게 비웃으며 말했다.“용왕님, 당신...”한 전장이 불쾌한 듯 이도현을 노려보았지만 감히 끝까지 말을 잇지 못했다.이도현은 그를 경멸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 “왜, 내가 틀렸나? 네가 받아들이기 힘든가? 하지만 이게 바로 사실 아닌가! 300명이 우리 영토에 침입했는데 우리나라가 그들을 죽이지도 못하고 놔두고 있다면 만약 수십만이 쳐들어오면 너희는 항복하고 나라가 망할 때까지 기다릴 건가? 너희는 죽일 용기가 없나 아니면 죽일 힘이 없나? 그들의 나라와 협상하고 있을 때 너희는 나약하고 무능함을 드러내고 있었어! 그들이 사람을 죽이기를 기다려야만 너희는 움직일 건가? 무사가 국경을 침범했는데 너희는 열흘이나 지나도록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그들이 우리 영토에서 함부로 행동하도록 놔두었다니, 너희가 무능하지 않다면 무엇이겠어?”이도현은 가차 없이 이들 모두를 질책했다.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이도현의 말에 얼굴이 붉어졌고 반박하고 싶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주저했다. 이 상황이 분명히 비참한 일이긴 했지만 그들도 어쩔 수 없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이도현은 순간 당황했다. 이 말투가 마치 아는 사람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도현은 동강 해역의 장군을 전혀 알지 못했다.이거 뭐지? 친해지려는 건가? 이도현은 속으로 생각하며 입을 열었다. “양주희 장군, 우리 서로 아는 사이인가요?”“아는 사이냐고? 이 놈아, 나는 네 여섯번째 선배, 양주희다! 나는 계속 이 해역의 일로 바빴어. 네가 산을 내려왔다고 해도 너를 보러 갈 시간이 없었는데 이렇게 첫 대화를 하게 될 줄은 몰랐구나. 이 놈아, 어쩐 일로 나를 찾았니?” 양주희는 웃으며 말했다.“여섯번째 선배?” 이도현은 당황했다! 갑자기 여섯번째 선배라니, 그것도 수십만의 해군을 지휘하는 대단한 여장군이었다.“못 믿겠니? 이 녀석, 네 여섯번째 선배의 신분을 의심하는 거야? 너 두고 보자, 내가 너를 만나면 어떻게 혼내줄지 기대해!” 양주희는 웃으며 꾸짖었다.“아니... 아니에요, 선배. 그런 뜻이 아니에요. 그냥 좀 놀랐을 뿐입니다!” 이도현은 급히 대답했다. 이도현은 이미 몇 명의 선배에게서 그들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체험한 적이 있었다. 그들의 고문은 정말이지 그를 사랑하면서도 두려워하게 만들었고 그 선배들만 봐도 이 여섯번째 선배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이도현은 당분간 그녀를 건드리지 않기로 했다.“말이라도 잘하는구나, 이 녀석아. 말해 봐, 선배한테 무슨 일이니?” 양주희는 웃으며 말했다.이도현은 이어서 말했다. “선배! 우리 동강 지역에 300여 명의 외국 무사들이 있습니다. 다섯번째 선배가 자리에 안 계셔서 용팀 사람들이 저를 찾아와 이 일을 처리해달라고 했어요! 그래서 선배에게 해역에 다른 나라의 군함이 나타났는지 여쭤보려고 합니다! 만약 그렇다면 선배님께서 막아주십시오. 누군가가 침범하려 한다면 선배님께서 알아서 처리해 주시면 됩니다! 어쨌든, 동강 지역의 이 300명을 저는 단 한 명도 놓치지 않을 겁니다. 다섯번째 선배님께서 저에게 일을 맡기셨으니 제대로 처
이도현은 형수가 차린 밥상을 먹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밥을 먹다가 문제라도 생길까 봐 다급하게 말했다.“형수, 저 먹고 왔어요! 번거롭게 차리지 않으셔도 돼요!”이도현은 말을 마치고 급히 노문호에게 눈길을 돌렸다.그는 어쩔 수 없었다. 지금 수유 중인 형수의 가슴이 너무도 풍만하여 이도현은 그녀를 똑바로 바라볼 수가 없었다. 그 기세는 이도현이 침을 놓을 때보다 더 매서웠다.“노 선생, 그동안 잘 계셨나요? 집안에도 별일 없으시죠?”이도현은 급히 화제를 돌렸다.“그럼요, 무탈합니다! 그저 한의원이 너무 바쁠 따름이죠. 게다가 도현 씨의 명성이 자자하여 한동안 많은 사람이 도현 씨의 명성을 듣고 찾아왔다가 없다니까 그냥 돌아갔어요.”“그래도 우리 한의원이 이제 많이 유명해져서 예전보다 훨씬 바빠졌어요. 도현 씨가 오지 않았더라면 이 늙은 몸이 곧 쓰러졌을 거예요.”“좋은 소식이네요. 이건 노 선생의 의술이 뛰어나기에 백성들이 다 믿고 맡긴다는 거잖아요.”이도현이 웃으며 대답했다.“에잇! 놀리지 말아요! 저의 의술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도현 씨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얼른 가서 좀 쉬다가 일하러 와요! 저는 계속 일해야 하니까 이만 가볼게요. 도현 씨가 돌아온 걸 축하할 겸 우리 저녁에 영식이네 집에 모여서 밥 먹어요!”“그... 괜찮을까요? 또 형수를 귀찮게 해야 하는데.”솔직히 말해서, 이도현은 형수 집에 가서 밥 먹고 싶지 않았다. 형수의 요리가 맛없는 것도 아니고, 꽃무늬 이불이 푹신하지 않아서도 아니었다. 그저 형수가 무서울 뿐이었다.“귀찮을 게 뭐 있어요. 도현 씨는 아이의 양아버지이고, 한집안 식구끼리 이런 말을 하면 섭섭하죠! 계속 그런 말을 하면 저희를 무시하는 거로 여길 거예요!”이도현이 거절하려는 기미를 보이자 형수가 다급하게 말했다.이도현은 형수가 다급하게 그런 말까지 하는 것을 보고 더는 거절하지 못했다. 더 거절하면 그가 찔리는 것이 있어서 초대에 응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 있었다.“도현 씨, 현진
“이것 봐! 내가 뭐라고 했어! 내가 방금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했지. 이 젊은이는 부귀의 상이고 걸음걸이도 씩씩한 데다가 온몸에서 은은한 보라색 빛을 반짝이고 있어. 딱 봐도 부귀영화를 누릴 상이지, 절대 그렇게 소질 없는 사람이 아니야! 이제야 믿겠어? 내 말이 맞는다는 거!”제일 먼저 반응한 할아버지께서 나서서 이도현을 가리키며 듣기 좋은 단어만 골라서 칭찬했다.그러나 이도현은 계속 입을 삐죽거렸다. 바로 이 할아버지께서 조금 전까지 그를 파렴치한으로 몰았는데, 지금에 와서 말을 바꾸다니 참으로 낯가죽이 두꺼운 사람이었다.“그러니까! 나도 그랬지. 이 젊은이는 딱 봐도 복이 있고 부귀한 사람이라고. 근데 너희는 귓등으로 듣기만 했어!”다른 사람도 말을 이었다.“그러니까. 이신의, 만나서 반갑네. 난 이춘식이야. 우리 같은 이씨로서 오백 년 전에 한 가족이었을 거야. 넌 정말 우리 이씨 가문에 큰 체면을 세워줬어!”“이신의, 난 김두만이라 하고 나의 외할아버지도 성이 이씨야. 우리도 한 집안이라고 볼 수 있어!”“이신의, 나도 이씨 성을 가진 외할아버지가 있는데, 자네와 똑같이 생겼어!”수염이 새하얗고 이가 싹 빠진 한 할아버지가 말했다.이도현은 그의 말을 듣고 깜짝 놀라서 몸을 파르르 떨었다.‘연세가 이렇게 많으신 분이라면 이분의 외할아버지는 진작에 돌아가셨을 건데, 이렇게 나와 친한 척한다고! 자기 외할아버지더러 날 저승으로 데려가라는 거야 뭐야!’ “퉤! 뻔뻔스럽기는! 고아 주제에 어디 감히 외할아버지가 있다고 이신의와 친한 척하려고 해! 우리 어머니의 외할아버지야말로 이씨야!”뻔뻔한 사람이 또 한 명 나타났다.이도현은 더 이상 들어줄 수가 없었다. 이 어르신들이 너무 무서웠다.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거짓말할뿐더러 그럴듯하게 말하여 진짜인 줄 알았다. 이것도 모종의 경지라고 볼 수 있는 정도였다.이도현은 황급히 한의원 안으로 도망쳤고 그제야 고요함을 되찾았다.“도현 씨, 돌아왔군요! 하하하... 이 자식, 왜 이제야 돌아왔
이도현은 더는 말을 하지 못하고 쭈뼛쭈뼛하게 내디딘 걸음을 도로 거두었다. 그는 성급 고수보다 눈앞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더 무섭게 느껴졌다.이도현이 자신이 이곳의 의사라고 설명해야 하나 생각하고 있을 때 노영식이 한 할머니를 부축하면서 걸어 나왔다.“할아버지, 할머니들, 그만 떠드세요! 다 진료해드릴 테니까 새치기하지 말고 줄 서서 기다리세요.”“신의 양반, 우리가 진료 보는 데 방해하려고 떠들어댄 것이 아니라, 반반하게 생긴 도시 사람이 염치없이 새치기하려고 해! 규칙을 어기려고 해!”한 할아버지가 울분을 터뜨리며 말했다.이도현은 이 말을 듣고 얼굴색이 확 어두워졌다.‘이런! 내가 언제 염치없이 굴었어?’“새치기! 누가 새치기했어요?”노영식이 물었다.“이 사람이요!”“바로 저 젊은이예요. 도덕심이라고는 일도 없어요!”“맞아요! 염치가 전혀 없어요! 우리가 온 오전 줄을 서도 새치기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데, 저 사람은 오자마자 새치기했어요. 그러고도 도시 사람이라고! 퉤!”또 한차례의 비난을 받은 이도현은 완전히 어이가 없었다.‘그냥 들어가서 일하려는 것뿐인데,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는데, 잠깐 사이에 벌써 세 번이나 욕을 먹었어. 게다가 한의원에 발을 들이지도 않았는데, 이렇게까지 욕먹을 일인가? 설사 내가 진짜 진료받으러 왔다고 해도, 새치기하면 어때서? 한번 욕하면 그만이지, 끝없이 욕할 줄이야. 시골 사람이 제일 순박하다고 들었건만 왜 이 어르신들은 이렇게 다르지?’“이도현 씨... 돌아왔어요...”노영식은 이도현을 보고 깜짝 놀라더니 기뻐하며 그에게 달려갔다.이도현은 손을 뻗으며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 그는 오늘 운이 안 좋았다.“언제 돌아온 거예요? 미리 전화하지 그랬어요. 저희가 알았으면 마중하러 가는 건데! 어서... 안으로 들어가요... 삼촌이 이도현 씨를 오랫동안 그렸어요... 그리고 저의 아내도 거의 매일 밤 이도현 씨 얘기를 했어요. 도현 씨가 돌아오기만 하면 아이의 양아버지로 모시겠다고!”노영식은 감
조금 거친 섬섬옥수로 능수능란하게 계산기를 눌렀는데 그런 진지한 모습이 여자의 또 다른 아름다움을 선보이는 듯했다.그 여자는 다름 아닌 노영식의 아내, 이도현의 형수였다.한의원이 확실히 아주 바빠 보였다. 그렇지 않다면 아이를 낳은 지 몇 달도 안 되는 형수가 이렇게 나와서 일을 도울 리 없었다.그러나 형수의 얼굴에 행복이 가득한 것을 보아하니 그녀가 이 일에 얼마나 만족하는지 알 수 있었다.하긴 한의원에서 일하면 한 달에 오십만 원의 월급을 받을 수 있고 게다가 지금 월급이 올랐을지도 모른다. 이건 농촌에 있어서 아주 훌륭한 일자리였다.그리고 지금 부부가 모두 한의원에서 일하기에 한 달에 최소 백만 원의 월급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정도는 무조건 농촌에서 고소득이라고 볼 수 있었다.더군다나 부부가 다 저녁에 집에 돌아가서 가정을 돌볼 수 있었다. 일도 지체하지 않고, 돈도 벌 수 있으니, 이 일자리는 그야말로 정부 기관에서 일하는 것 못지않았다.이도현은 이 부부가 하는 일이 마을 사람들의 부러움을 잔뜩 받았을 것으로 생각했다. 어떤 사람들은 이미 질투에 눈이 멀었을지도 모른다.그러나 이 부부도 충분히 빡세게 살고 있었다. 따지고 보면 형수는 아이를 낳은 지 겨우 몇 달밖에 안 되는데 벌써 일하러 나왔다.백성들은 역시나 응석받이로 자라지 않았다. 하지만 도시에서는 아이를 낳으면 1년은 쉬었을 것이었다.물론 도시 사람들의 생활 조건이 좋으니 휴식을 많이 취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돈을 버는 거 아니겠어?이도현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한의원을 향해 걸어갔다. 그러나 겨우 두 발짝 걸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가 그를 불러 세웠다.“에잇! 거기! 앞에 총각! 너 뭐 하는 거야! 양심이 있다면 뒤에 가서 줄을 서라. 이렇게 많은 사람이 줄 서고 있는 게 안 보이냐? 빨리 가서 줄 서!”“맞아! 맞아! 뒤에 가서 줄 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줄을 서는 거 못 봤냐! 어디서 새치기야! 뒤에 가서 얌전히 줄 서! 참! 요
이도현은 이 가족의 감사 인사를 마다하고는 남자에게 앞으로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신앙이 있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너무 지나치지 않는 것이 좋다.어떤 일이든 도가 지나치면 본연의 가치를 잃기도 하는데 좋은 마음에서 출발한 일도 나쁜 일로 만들 수 있었다.특히 이번 일처럼, 만일 가족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혔다면 그것은 신앙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해치는 것이었다.이튿날 아침이 되자마자 남자는 사람을 불러 아내와 아이를 들것에 싣고 산에서 내려왔다. 떠날 때 그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절의 스님을 쳐다보았다.그 표정은 마치 앞으로는 이곳에 두 번 다시 발을 들이지 않을 것이고, 돈을 어디에 쓰든 절대 너희 같은 양심 없는 가짜 스님에게 바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이도현도 떠나갔다. 그는 재물을 탐내고 하마터면 사람까지 죽일 뻔한 이곳에 1분도 더 머물고 싶지 않았다. 조금 더 머무르다가 사람을 죽이고 싶어질까 두려웠다.물론 그는 아무것도 폭로하지 않았다. 마치 하늘과 땅에 밝은 것과 어두운 것이 있는 것처럼, 이 세상에 좋은 사람도 있고 나쁜 사람도 있기 마련이었다. 이것이야말로 천지의 도리를 이루었다.사람도 마찬가지였다. 좋은 사람이 있으면 나쁜 사람도 있는 법이었다. 만약 모두가 좋은 사람이라면 이 세상은 완전하지 못할 것이었다.만물이 존재하는 데는 그만한 도리가 있는 법이고, 하물며 나쁜 사람은 그들보다 한층 더 나쁜 사람에게 응징받을 것이기에 이도현은 쓸데없는 일에 참견할 필요가 없었다.게다가 이도현이 보기에는 이 스님들이 구제 불능한 정도로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어젯밤 이도현이 그 자리에 있지 않았더라면 임산부는 결국 죽음을 맞이했을 것이었다. 게다가 스님이 이 모든 것을 초래한 것도 아니었다. 따지고 보면, 결국은 여자의 남편이 너무 미신을 믿어서 출산을 앞둔 아내를 데리고 부처님께 예배드리러 왔다가 이런 일이 생겼던 것이었다.누가 옳은지 그른지, 또 누구의 책임인지 분명히 따질 수 없었다. 다행
이게 그들이 말한 보호란 말인가! 보호해 준다고 해놓고, 아내는 이 절에서 죽을 뻔했다니.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그 남자는 정말 후회스러웠다. 과거의 자신이 그저 미련한 바보 같았다. 자신의 월급 절반을 절에 바치고 돈을 그렇게 냈는데, 결과가 이 모양이었다. 바로 그때, 막 정신을 차린 여자가 배를 움켜잡고 비명을 질렀다. “여보. 나 배가 너무 아파. 아마 곧 낳을 것 같아. 여보 나 좀 살려줘.” 이도현은 그 말을 듣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어휴. 하느님! 당신이 나를 이렇게 시험에 들게 하시나요!” 그는 미칠 것만 같았다. 의술은 자신 있지만, 출산 경험은 전혀 없었다. 게다가 그는 남자다. 그러나 여기에서 의사라곤 그 혼자뿐이었다. 발가락으로 생각해도 이 일은 그의 몫이었다. “세상에 대체 어떻게 이 타이밍에 애를 낳겠다는 거야? 조금만 더 참아서 내일 병원에서 낳으면 안 되나? 이 시점에서 출산이라니, 너무 사람을 힘들게 하는 거 아니야?” 이도현은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건 단순한 치료가 아니다. 그는 해본 적도 없는 출산을 도와야 했다. “신의여! 제발 제 아내를 구해주세요! 그녀가 곧 아이를 낳아요!” 남자는 이도현 앞에 달려와 애원했다. “어서 뜨거운 물을 다시 준비해라. 정말 너희 집안에 큰 빚을 져서 갚는 것 같은 기분이다! 너는 남고 나머지는 다 나가라!” 이도현은 한숨 섞인 목소리로 외쳤다. “네.” 다른 사람들은 더 이상 말을 못 하고 급히 방을 나갔고, 겁먹은 동생만 남았다. “뭐 하려고 멀뚱히 서 있어! 얼른 산모의 바지를 내려! 안 내리면 입으로 애를 낳게 하려는 거야? 아이고! 너도 여자이면서 아무것도 모르냐?” 이도현은 짜증을 내며 그녀를 나무랐다. 당황한 여자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언니의 바지를 내렸다.그 후 이도현의 지시에 따라 침대 시트로 여인의 하체를 가렸다. 그는 여인에게 침을 놓으며 기를 돌게 했다. 정신없이 손을 움직인 지 약 30분
어떤 것들은 정말 믿을 수밖에 없다. 특히 여러 번 그런 경험을 한 이도현은 지금은 깊이 믿게 되었다. 이런 것들은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 존재를 부정할 수는 없다. 다행히 이도현은 얼마 전 주씨의 아내와 그의 장인과 관련된 일을 겪고 나서, 미리 대비해 몇 가지 부적을 더 준비해 두었다. 음양탑에 보관해 두면 급하게 필요할 때 주사와 황지를 찾아다녀야 했다. 주사는 약국이나 특수한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만이 집에 비축해 둘 법한 물건이다. 그러니 대비하는 것이 낫지 않은가? 지금처럼 바로 쓸 수 있게 말이다. 이도현은 임산부의 동생을 돌려세우고 그녀를 방에서 잠시 나가게 한 후, 황색 부적 한 장을 꺼내 임산부의 몸에 대고 몇 번 그리며 주문을 중얼거렸다. 임산부의 기운이 변하기 시작하는 것이 느껴지자, 그는 비로소 멈췄다. 이 과정을 거친 그는 상당히 지쳤다. 몇십 분 동안 정신과 체력이 크게 소모되어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제 언니는 어떤가요? 왜 아직 깨어나지 않는 거죠?” 여동생은 이도현의 치료가 끝나자 조급히 물었다. “나는 의사이지, 신선이 아니야. 모든 일에는 과정이 있는 법이야. 가서 그녀의 남편을 불러 몸을 따뜻한 물로 닦아 주게 해.” 이도현은 피곤한 얼굴로 답했다. 그의 의술은 뛰어났지만, 이 여인의 상태는 이미 의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이것은 억지로 생명을 구하는 것이었고, 마치 염라대왕과 생명을 놓고 다투는 것과 같았다. 만약 그렇게 빨리 효과가 난다면, 그는 진정 신선이 된 것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여동생은 무언가 할 말이 있었지만, 방금 이도현이 보인 위엄을 떠올리며 입을 다물고 언니의 남편을 불러왔다. 두 사람은 이도현의 지시에 따라 여인의 몸을 따뜻한 물로 닦기 시작했다. 뜨거운 물 덕분에 여인의 미약했던 숨소리가 점차 강해지더니, 마침내 여인이 신음하며 눈을 떴다. “살았다! 내 아내가 살아났어. 그녀가 죽지 않았어.” 남자의 격한 말에 밖에서 기다리던 사람
곧 이도현의 차가운 시선이 절 안의 스님들에게 향했다. 그는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사람을 살리는 동안 방해라도 한다면, 즉시 지옥으로 보내주겠다!”“내가 할 말은 여기까지다. 너희들이 듣든 말든 상관없지만, 감히 방해하려 한다면, 그 순간 너희의 마지막이 될 거다!”이도현은 말을 마치며 손을 휘저어 은침 하나를 던졌다. 은침은 대전 앞에 서 있는 돌사자를 명중했다.쿵!큰 소리와 함께, 거대한 돌사자가 순식간에 산산이 부서져 버렸다. 이 광경을 본 절의 스님들은 입을 벌린 채 멍하니 서 있다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방금까지 하고 있던 생각들은 한순간에 머리 속에서 사라지고, 마치 귀신을 본 듯한 얼굴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뒤로 물러섰다.이 정도로 강한 사람은 처음이었다. 작은 침 하나를 사용했을 뿐인데 돌사자가 산산이 부서져 버리다니, 이게 그들의 몸에 닿기라도 한다면 무사할 리 없었다.아무리 그들이 뚱뚱하다 해도 이런 강한 힘을 버틸 수는 없었다.“뭘 멍하니 서 있느냐! 빨리 방을 찾아서 이 사람을 안으로 옮겨!” 이도현은 차가운 목소리로 소리쳤다.이도현의 위압적인 분위기 아래, 스님 몇 명이 거의 숨이 끊어질 듯한 여인을 한 방으로 옮겨놓았다.“모두 나가라! 그리고 따뜻한 물을 준비해라. 내 허락 없이 누구도 들어오면 안 돼!”“너는 따라 들어와라!” 이도현은 사람들 가운데 있는 한 여인을 가리켰다. 아마도 이 부부의 친척일 터였다.“저요?” 여인은 자신을 가리키며 놀란 듯 물었다.“들어와! 내가 하는 말 잘 듣고 따라 해! 산모와 어떤 사이냐?” 이도현의 목소리가 한결 부드러워졌다.“그녀는 제 언니예요.” 여인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방금 돌사자를 산산조각 내는 이도현의 모습을 보고 겁에 질려 몸을 떨고 있었다.대답을 들은 이도현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여인을 한 번 더 보고, 남편을 보며 더욱 할 말을 잃었다.아내가 이 지경인데,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아내와 처제를 데리고 산속으로 오다니, 대체
“스님. 제 아내는 아직 죽지 않았어요! 심장이 뛰고 있어요! 제발 그녀를 살려주세요...”남자는 거의 무너질 듯한 목소리로 떨며 외쳤다.보아하니, 아내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 같았다. 그런데 왜 이 사람은 이런 스님들을 믿는 걸까? 그리고 아내가 이렇게 배가 부른데, 병원이 아닌 이 산으로 온 이유는 뭘까?요즘 같은 시대에 아이를 낳으면서 병원에 안 가는 경우가 있을까? 산간 마을이라고 해도 최소한 마을 의사나 경험 많은 산파나 어르신을 부르기라도 할 것이다.이 남자는 참으로 용감한 건지 무모한 건지, 아내를 데리고 이 깊은 산속에 와서 아이를 낳으려 하다니. 대체 무슨 생각을 한 걸까.“아미타불! 시주님, 이 여 시주는 이미 세상을 떠났습니다. 마음을 편히 하세요. 이번 생의 죄업은 이미 갚았고, 업보도 끝났으니, 다음 생엔 반드시 큰 부귀와 건강을 누릴 것입니다!”“시주님, 이제 길을 비켜주세요. 이 썩은 껍데기를 태워버리게 해주세요. 아미타불, 꽃이 피고 지고, 사람이 나고 죽고, 해가 뜨고 지는 것처럼 생로병사는 모두 정해진 법입니다. 이 모두가 전생의 업이고 현세의 결과입니다. 시주님, 왜 그리 집착하십니까?”스님은 두 손을 합장하고 눈을 감고선 진지한 표정으로 계속 중얼거렸다. 이를 본 이도현은 속이 끓어올랐다. 대체 이게 무슨 허튼소리인가.스님의 신호를 받고, 젊고 힘센 스님 몇 명이 무릎을 꿇고 울고 있는 남자를 억지로 끌어올렸다. 그리고는 여인을 다른 곳으로 옮겨 불태우려는 참이었다.이쯤 되자, 이도현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이건 두 생명이 달린 일인데, 이렇게 두고 볼 수는 없었다.“멈춰!” 이도현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치며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단번에 여인을 태우려는 스님들을 발로 차며 막아섰다.“뭐 하는 거에요!” 여인을 태우려던 스님이 분노하며 소리쳤다.“뭐 하는 거냐고? 사람을 구하려는 거지. 저 여인은 아직 죽지 않았는데도 네가 사람을 태우려 하니, 정말 출가한 사람 맞는 거냐? 출가한 자는 자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