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지욱은 웃음을 흘렸다.“하하, 두 분 오해하지 마세요. 제가 오늘 남운시에 온 건 며칠 뒤 제 친구 결혼식 때문이에요. 친구 결혼식에 참석하려고 며칠 일찍 온 거예요.”거기까지 말한 뒤 연지욱은 백지연에게 웃으며 말을 건넸다.“백지연 씨, 제가 당돌했습니다. 예전에는 지연 씨와 군주님이 연인 사이인 줄 몰랐어요. 지연 씨가 귀엽고 다정해서 지연 씨와 결혼하여 백년해로할 생각이었는데, 지연 씨가 군주님과 곧 결혼할 사이라는 건 전혀 예상치 못했습니다.”바로 그때, 연지욱의 등 뒤에 서 있던 경호원이 맞장구를 치며 말했다.“맞습니다. 그날 부임식에서 백지연 씨와 군주님이 연인 사이처럼 보이지는 않았거든요. 더욱 중요한 건 그날 두 분 사이에 교류가 많지 않다 보니 다들 연인이 아닌 줄 알았어요!”이태호는 그 말을 듣고 차갑게 웃으며 설명했다.“그날은 부임식이었는데 그렇게 공식적인 자리에서 서로 끌어안고 있겠어? 체통 없이 말이야!”“그리고 우리가 연인이든 아니든 그쪽이랑 무슨 상관이지?”백지연은 연지욱을 흘겨봤다.“연지욱 씨, 전 당신 같은 사람을 좋아할 리 없어요. 제가 태호 오빠와 연인이 아니었다고 해도 전 당신을 좋아하지 않을 거예요. 알겠어요?”연지욱의 입가가 심하게 경련했다. 그는 결국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하하, 백지연 씨. 그렇게 단정 짓는 건 너무 이른 것 같군요. 백지연 씨가 절 좋아하지 않는 건 지금 지연 씨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에요. 백지연 씨가 만약 군주님과 만나지 않았더라면 절 좋아했을 수도 있죠. 그리고 지연 씨가 절 좋아하지 않는 건 절 아직 몰라서예요. 저라는 사람을 알아가면 절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잖아요?”“하하, 제가 당신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나요? 당신은 세력을 등에 업고 약자들을 괴롭히며 여색을 밝히는 사람이죠. 태호 오빠가 아니었다면 아마 당신은 수민 언니를 빼앗으려 했겠죠?”백지연은 코웃음을 쳤다. 그녀는 연지욱이 점점 더 싫어졌다.이태호 역시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연지욱, 착한
연지욱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너희 둘 말이 맞아. 이태호가 바보가 아니라면 저렇게 예쁜 미녀가 곁에 있는데 가만히 두겠어? 인제 보니 진짜 연인인 것 같네. 대장로와 나장로에게 미리 손을 쓰라고 일러야겠어.”말을 마친 뒤 연지욱은 이내 다시 씩씩거리면서 사람들을 데리고 차 안으로 돌아왔다.“백지연이 정말 이태호의 여자친구였어?”연세준은 연지욱이 흐려진 안색으로 돌아오니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연지욱은 고개를 끄덕였다.“아버지, 대장로와 나장로가 빨리 손을 쓰게 하세요. 시간을 끌면 백지연이 정말 이태호와 결혼할지도 몰라요. 전 결혼했던 여자랑 결혼하고 싶지 않아요.”“그래, 알겠어!”연세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뒤에 있던 차로 걸어가서 그 일을 대장로와 나장로에게 알렸고 그들에게 적당한 기회를 노리라고 했다. 그는 최대한 밤에, 이태호가 혼자 외출했을 때 이태호를 죽이라고 했다.이태호와 신수민, 백지연은 잠깐 쇼핑한 뒤 점심을 먹으러 갔고 다음 날 이태호는 홀로 떠났다.“가주님, 좋은 기회예요. 이태호 이 녀석이 혼자 외출했어요!”대장로와 나장로는 줄곧 몰래 이태호의 뒤를 밟고 있었다. 이태호가 외출하자 그들은 곧바로 연세준에게 연락했다.“그래요? 하하, 잘됐네요. 두 분이 알아서 적당한 기회를 틈타세요.”연세준은 그 말을 듣고 기뻐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대장로와 나장로에게서 다시 전화가 왔다.“어떻게 됐어요?”연세준은 조금 긴장한 상태로 전화를 받자마자 곧바로 물었다.“가주님, 이 녀석 방주시로 향했어요. 뒤를 밟다 보니 공항으로 향하더라고요. 그런데 조사를 해보니 이태호가 방주시로 가는 티켓을 샀어요. 비행기는 이미 떴어요.”전화 건너편에서 연씨 가문의 대장로가 곧바로 보고했다.“좋은 기회네요. 정말 너무 좋은 기회예요.”이태호가 홀로 방주시로 향했다는 걸 안 연세준은 더욱더 흥분됐다.“그러면 두 분도 지금 당장 방주시로 향하세요. 지금 이태호는 혼자니까 사람이 없는 곳에서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이세요. 아무
대장로는 말을 마친 뒤 전화를 끊었다.이때 이태호는 이미 비행기에 탄 상태였다.그리고 이태호의 곁에는 섹시한 차림의 미녀가 앉아 있었다.이태호는 여자의 곁에 앉은 뒤 할 일이 없어 눈을 감고 잠시 쉬었다. 그런데 그가 눈을 감자마자 흰색 정장을 입은 부잣집 도련님이 이태호의 앞에 섰다.“어이, 이 자리는 내게 양보해!”그 남자는 이태호가 눈을 감고 있자 발로 이태호를 툭 건드리며 말했다.“내가 2000만 원 줄게, 어때?”이태호는 눈을 뜬 뒤 그를 힐끗 보았다. 그 남자는 말라 보였고 키는 크지 않았으며 고개를 살짝 쳐들고 있어 조금 거만해 보였다.그런데 이태호가 입을 열기도 전에 옆에 있던 미녀가 이태호에게 말했다.“양보하지 말아요. 내가 4000만 원 줄게요!”부잣집 도련님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하 사장, 우리가 비행기에서 마주친 건 인연이에요. 난 단지 하 사장 곁에 잠깐 앉고 싶을 뿐인데 그것도 안 돼요?”그 부잣집 도련님과 이태호 곁에 앉은 하 사장이란 사람은 아는 사이인 듯했다. 어쩌면 남자가 하 사장이라는 여자를 좋아하는 걸지도 몰랐다.하여울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미안하지만 난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랑 앉고 싶지 않거든요. 그리고 여정훈 씨, 내가 몇 번이나 얘기했죠. 당신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라고, 알겠어요?”하여울의 목소리가 작지 않았던 탓에 옆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그 소리를 듣고 그들 쪽으로 시선을 던졌다. 여정훈은 체면을 구겼다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얼굴이 화끈거렸다.“자식, 내게 자리 양보해. 내가 6000만 원 줄게. 어때?”여정훈은 이를 악물고 더욱 높은 가격을 불렀다.“양보하지 마세요. 제가 8000만 원 드릴게요!”하여울은 여정훈이 곁에 앉기를 바라지 않는 건지 더욱 높은 가격을 불렀다.이태호는 웃지도 울지도 못했다. 자리 하나일 뿐인데 두 사람은 서로 값을 부르기 시작했다.“2억 줄게!”여정훈은 화가 난 건지 2억을 불렀다.하여울은 기가 막혀서 여정훈에게 말했다.“여정훈 씨
여정훈의 입가가 심하게 떨렸다. 그는 하여울이 자신과 더는 자리를 다투지 않는데 이태호가 거절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이 자식, 무려 2억이야. 잘 생각해 둬!”여정훈은 안색이 어두워져서 이태호에게 말했다.“그리고 난 겨우 자리 하나를 바꾸기 위해 2억을 줄 수 있어. 그게 뭘 의미하는지 알고 있겠지?”여정훈은 내키지 않는지 이태호를 협박하기 시작했다.하지만 미녀 하여울이 그곳에 있었고 여정훈은 자신의 신사적인 모습을 보여주려고 부하들을 불러 이태호를 혼내줄 수 없었다.이태호를 바라보는 하여울의 눈빛에 경악이 더해졌다. 이태호가 2억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점이 그녀를 놀라게 했다.이태호는 덤덤히 웃으며 말했다.“난 그게 뭘 뜻하는지 모르겠는데? 어쨌든 이건 내 자리고 난 여기에 앉을 생각이야. 난 누구에게서도 돈을 받을 생각이 없다고, 알겠어?”“간이 크네. 두고 보자고!”여정훈은 주먹을 말아쥐고 이태호를 죽어라 노려보다가 돌아서서 비행기 뒤쪽,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하하, 여정훈이 누군지 알아요?”옆에 있던 하여울은 처음으로 옆에 있던 젊은이에게 호기심이 생겨 그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이태호는 웃으며 말했다.“누군지가 중요한가요? 조금 전에 나한테 다가와서 정중하게 얘기했었더라면 동의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저렇게 거만하게 굴면서 건방을 떨고, 또 나한테 발길질까지 했는데 내가 왜 자리를 양보해야 하죠?”“하하!”하여울은 이태호의 말에 웃음이 터져서 그에게 말했다.“저 사람이 말썽을 일으킬까 두렵지 않아요? 여정훈은 방주시 삼류 가문의 도련님이에요. 방주시 같은 곳에서 세가의 도련님이라고 불리는데, 가문의 실력이 어떨지 예상이 가지 않나요?”이태호는 웃으며 말했다.“괜찮아요. 감히 날 때린다면 나도 어쩔 수 없이 반격할 거니까요.”“그렇게 말하는 걸 보니 본인 실력에 자신이 있나 보네요?”하여울은 다시 웃었다.“물론이죠.”이태호는 웃으며 말했다.뒤에 앉아있던 여정훈은 일어나서 앞을 바라봤다. 안 봤다면 몰랐
스튜어디스는 상황을 확인한 뒤 곧바로 동료에게 부탁해 그 사실을 기장에게 알리도록 하고 다급히 물었다.“이 비행기에 의사 선생님 계시는가요?”이태호는 그 말을 듣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성큼성큼 다가갔다. 그가 말했다.“제가 의삽니다. 제가 살펴볼게요.”“하하, 내 2억을 거절하길래 어느 부잣집 도련님이길래 돈이 부족하지 않은가 했더니, 가난한 의사였네.”여정훈은 구경하러 왔다가 이태호의 말을 듣고 차갑게 코웃음 쳤다.여정훈은 자신의 추측이 맞다고 생각했다. 그는 이태호가 미녀 회장 하여울에게 작업을 걸 생각이라 그 2억을 거절한 것이라 생각했다. 하씨 집안에 딸이라고는 한 명뿐이라 하여울과 결혼한다면 평생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을 테니 말이다.“잘 됐어요. 의사 선생님, 무슨 병에 걸렸는지 알 수 있나요?”스튜어디스는 조금 안도했다.그러나 이태호는 대답하지 않고 우선 아이를 안아 바닥에 눕힌 다음 아이의 머리를 한쪽으로 기울였다.바로 그때 아이가 흰 거품을 토하기 시작했다.여정훈은 그 모습을 보더니 팔짱을 끼며 말했다.“얼굴이 퍼렇고 흰 거품을 뱉는 걸 보니 딱 봐도 중독이네요. 뭐 잘못 먹은 거 아니에요? 난 의사는 아니지만 아이 증상을 보니 비행기가 착륙할 때까지 버티지 못할 것 같네요.”“뭐라고요? 중독이요? 이걸 어쩌지? 재현아, 너 어쩌다가 중독된 거야?”중년 여성은 여정훈의 말을 듣고 너무 놀란 나머지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아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이태호는 고개를 돌려 흐려진 얼굴로 여정훈을 바라봤다.“아무것도 모르면 옆에서 헛소리하지 말지. 이 아이는 간질을 앓고 있는 것뿐이니까!”말을 마친 뒤 이태호는 아이 어머니에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작은 일이에요. 제가 지금 당장 치료해 드릴게요.”“정말요? 감사합니다, 의사 선생님. 혹시 어느 병원의 의사 선생님이신가요? 비행기에서 내리면 병원에 찾아가서 얘기 드릴게요.”중년 여성은 이태호의 말을 듣자 바짝 긴장했다가 한숨 돌렸다.여정훈은 이태호의
아니나 다를까, 여정훈의 말을 들은 중년 여인은 깜짝 놀랐다. 이태호가 아들의 머리에 은침을 꽂으려 하자, 그녀는 놀라서 이태호의 손을 잡고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저기요, 정말 의사세요? 자신이 있어요?”“이 사람도 참, 의사 면허증도 없이 병을 고치려는 데다 은침으로 찌르려 하다니. 허허, 이런 건 또 처음 보네. 이것으로 몇 번 찌른다고 낫겠어요?”한 뚱뚱한 부잣집 여자가 옆에서 하는 말에 다른 사람들도 따라서 수군거리기 시작하자, 그 아이의 어머니는 더욱 자신이 없었다.옆에 있던 여정훈은 팔짱을 끼고 의기양양한 얼굴로 이태호에게 협박했다.“이봐, 잘 생각해 봐, 은침을 꽂고 이 아이가 죽게 되면 나는 비행기에서 내릴 때 경호원에게 당신을 죽이라고 할 거야, 알겠어? 난 말이야, 의리가 많아서 사기꾼을 가장 싫어하거든.”여정훈은 기분이 좋았다. 이것은 분명 이태호가 그에게 기회를 주고 있는 것이다. 그는 간질이 은침으로 아무렇게나 몇 번 찌른다고 고칠 수 있다는 것을 믿지 않았다.“어머님, 저를 믿으세요!”이태호는 진지한 얼굴로 그 중년 여인을 바라보며 말했다.중년 여인은 그제야 손을 놓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뒤에 있는 재벌 2세의 말이 있으니 이태호가 자신이 없으면 침을 놓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게다가, 비행기가 착륙하려면 적어도 두 시간은 더 있어야 하는데, 지금으로서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이태호는 그녀가 허락하자 그제야 은침을 꺼내 아이의 혈을 찌르기 시작했다.시간이 조금씩 흘렀다. 마침내 아이의 얼굴에 혈색이 돌더니 천천히 눈을 뜨며 상황은 호전되기 시작했다.잠시 후, 이태호는 은침을 모두 거두어들이고 나서 웃으면서 말했다.“깨어났네요.”“재현아, 괜찮아? 아직도 괴로워?”아이가 일어서는 걸 본 중년 여인은 감격에 겨워 아들을 안고 물었다.“엄마, 전 괜찮아요!”재현이는 생긋 웃으며 엄마의 머리카락을 만졌다.“재현아, 잘했어. 이 아저씨에게 고맙다고 인사해. 방금 이 아저씨가 널 구했어.”중년 여인은 아들을 끌어
여정훈이 버럭 소리를 지르자 경호원 네 명이 달려들어 이태호를 에워쌌다.이태호는 돌아서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여정훈을 바라보며 말했다.“여정훈 도련님, 무슨 일로 나를 찾는 거지? 벌써 비행기에서 내렸는데, 설마 2억을 주려고 쫓아온 건 아닐 테고?”여정훈은 입꼬리를 씰룩이더니 그제야 이태호를 향해 말했다.“자식. 아직 덜 깬 거야? 방금 하여울 아가씨 앞에서 체면을 구겼는데 왜 2억을 주겠어? 꿈 꾸는 거야?”말을 마친 여정훈은 잠시 뜸을 들이다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하지만, 난 널 한바탕 혼내 줄 수는 있어. 너의 그 의술이 너 자신을 치료할 수 있는지 한 번 봐야지. 하하!”“자식, 미안하지만 우리 도련님에게 미움을 사면 이런 꼴이 되는 거야!”경호원 중 7급 기사의 내공을 지닌 한 사람이 기분 나쁘게 웃으며 말했다.그들의 눈에는 이태호가 평범한 사람이었는데 내공이 있더라도 그들만큼 대단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이 자식은 얼굴이 낯선데, 방주시에서 그들이 미움을 사면 안 되는 그런 가문의 자제일 리가 없다고 판단했다.그뿐만 아니라 이태호의 옆에 경호원이 없으므로 이태호는 돈도 없고 힘도 없는 놈이니 그들에게 괴롭힘을 당해도 마땅하다고 생각했다.“휴, 내 미움을 사도 편하지는 않을 텐데.”이태호는 기사 내공을 지닌 경호원 네 명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그래? 그럼 네가 무슨 능력이 있는지 좀 보자!”7급 기사의 내공을 수련한 경호원이 주먹을 쥐자 그 위에 영기가 솟구쳐 올랐다. 그는 그런 주먹으로 이태호를 향해 힘껏 내리쳤다.“흥, 너 따위가?”이태호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더니, 직접 주먹으로 상대방과 맞닥뜨렸다.곧, 상대방은 바로 날아가서 땅에 세게 떨어졌고, 피를 토하더니 얼굴빛도 순식간에 창백해졌다.“덤벼, 셋 다 같이 덤벼!”여정훈은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다른 세 명의 경호원을 향해 소리쳤다.안타깝게도, 그 세 경호원은 내공은 낮지 않지만 겨우 기사에 불과했고, 이태호의 눈에는 개미처럼 보잘것없었다.‘턱
“내가 호의당을 왜 찾든 상관하지 마, 어쨌든 그들을 찾을 일이 있어서 그래.”이태호가 담담하게 웃으며 말하자 여정훈이 잠시 고민하다가 대답했다.“물론 호의당을 알고 있어. 용서해 준다면 지금 당장 호의당으로 안내해주지.”“그래? 그럼 더 좋고!”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상대방을 향해 말했다.여정훈은 식은땀을 닦고 나서 경호원들을 일으켜 세우는 척 다가갔다.“너희들 많이 다쳤어?”경호원을 일으키고 난 여정훈이 조용히 물었다.“도련님, 저 자식은 매우 강해요, 무왕 정도로 보이는데 적어도 일급 무왕일 거예요.”그중 한 사람이 말하자 다른 한 경호원도 말을 보탰다.“도련님, 호의당을 아세요? 저는 왜 들어본 적이 없죠? 방주시가 크고 세력도 많지만 호의당은 별로 들어본 적이 없으니 아마 작은 세력일 거예요.”여정훈은 멀지 않은 곳에 서서 한가롭게 담배를 피우고 있는 이태호를 돌아보며 다시 목소리를 낮추었다.“내가 어떻게 알아, 너희들 바보 아니야? 내가 지금 저 자식에게 거짓말한 거잖아. 잠시 후 우리는 차를 몰고 바로 우리 여씨 가문으로 갈 거야. 저 자식이 여씨 가문에 도착하면 우리 구역에 들어온 거니, 나는 그 자식이 용이라 하더라도 꽈리를 틀고 있게 만들 거야.”경호원들은 그 말을 듣고 서로 눈빛을 마주치며 기뻐했다. 그들은 모두 두들겨 맞았다. 상처가 그리 심하지 않아 며칠 후에 회복될 수 있을 정도였지만, 이 분을 삼킬 수 없었다.“거기서 뭘 수군거리고 있어? 이제 가도 되겠어?”이태호는 여정훈과 경호원들을 향해 말했다.그러자 여정훈이 웃으며 대답했다.“물론 가도 되지. 참, 이봐, 당신 이름이 뭐지? 우리도 이 정도면 아는 사이라 할 수 있는 거 아닌가?”상대방의 웃는 모습을 보고, 이태호는 쌀쌀하게 웃다가 담담하게 대답했다.“나는 이태호다.”“이태호, 괜찮은 이름이군, 패기 넘치네.”여정훈은 웃으며 또 이태호에게 물었다.“이태호 씨, 궁금해서 그러는데 방금 비행기에 서 2억까지 제시했으니, 자리를 양보하기만 하
이태호가 구유이화를 정복한 후 제자리에서 잠시 쉬었다.정력을 회복하고 정신을 가다듬은 후, 그는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동부의 다른 곳을 계속 살펴보았다.조광학의 설명에 따르면 이 동부에 이태호가 알고 있는 구유이화 외에 혼돈 마수도 있다.이태호에게 이 혼돈 마수는 소용이 없지만 가치가 높은 물건이었다. 유명과 황천 두 성지의 천교 제자들이 마구(魔軀)를 수련해 내야만 혼돈 마수를 형성할 수 있었다.이것을 가질 수 있다면 나중에 팔아도 일부 7급 영약, 심지어 8급 영약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이태호는 당연히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그가 하늘로 올라간 후 신식을 방출해서 주변을 샅샅이 살펴보았다.동시에 그는 손바닥을 뒤집고 다섯 손가락을 오므리자 크기가 머리만 한 불덩어리가 손바닥에 나타났다.밝은 불빛을 빌어서 주변의 어두움을 천천히 몰아냈고 이태호는 동부를 점점 똑똑하게 볼 수 있었다.이 동부는 웅장하고 거대하며 약 수 리나 되는 공간을 차지했다.그의 발밑에 있는 검은 제단 외에 주변에 10여 개의 대전이 있는데 ‘품(品)’ 자 모양으로 제단을 겹겹이 감싸고 있었다.이태호는 신식으로 이 대전들을 차례대로 탐색하였다.이윽고 그의 신식은 수 리 밖에 떨어진 한 대전 앞에서 방해를 받았다.금제 진법의 존재를 느낀 이태호는 속으로 기뻐했다.대전에 진법의 방어가 있다는 것은 필연코 무슨 보물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니까.여기에 매장한 마수 구상수는 나주 마문 성지인 유명 성지의 천교 성자(聖子)로서 죽을 때 7급이나 8급의 성자 경지에 이르는 내공을 갖고 있었다.이런 성자급 천교가 죽은 후에 사물 반지에 보관한 보물들은 일반 수사들이 눈독을 들이기에 충분했다.방금 이태호가 구상수의 유골 옆에서 살펴보았을 때 사물 반지와 같은 공간 영보를 발견하지 못했다.다시 말하면, 구상수가 죽기 전에 가치 있는 보물과 영물들을 다른 곳에 보관했다는 것이다.이태호는 정신을 가다듬고 그 대전을 향해 빠르게 날아갔다.그 대전의 문 앞에 이르자 문득 연한 파
진선(眞仙)이 인간계에 내려와서 천마 해체를 직접 시전해서 몸이 10억의 혈자(血子)로 변하면 환생해서 다시 수련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이태호가 수련한 태허진해보전이나 태일보서는 이 유명마경에 비하면 크게 뒤떨어졌다.그리고 유명마경의 기록에 따르면 자질이 없는 일반인이라도 소성에 이르면 영체 등급에 도달할 수 있고, 대성에 이르면 신체(神體) 체질을 가진 천교에 필적할 수 있다.이태호는 유명마경의 내용을 다 읽은 후 다급히 옥간을 사물 반지에 넣었다.너무나 기괴하고 사악한 공법이었다.입문이 간단하고 수련 속도가 빠르며 목숨을 구할 방법도 많으며 적을 상대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사악한 신통들도 많이 있다.이태호는 읽다가 저도 모르게 수련하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다행히 그의 신혼이 강대해서 이 충동적인 느낌을 가까스로 억제할 수 있었다.마공이 좋지만 이태호는 그 속에 빠지면 필연코 주화입마(走火入魔)하게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정신을 차리고 나서 그는 황급히 검은 대전에서 물러 나왔고 멀리 있는 제단 쪽으로 걸어갔다.미션궁에서 그 제자가 보고한 정보에 따르면 구유이화가 바로 제단의 중심부에 있었다.아니나 다를까.그가 제단에 올라간 후 엄지손가락만 하고 연한 파란색의 불꽃이 반짝이면서 타오르고 있었다. 구유이화가 바로 코앞에 있는 것을 본 이태호는 만면에 희색을 띠었다.불꽃이 엄지손가락만 하지만 오직 천지 유명의 기운이 그윽한 곳에서만 탄생할 수 있고 신혼에 대해 강력한 억제 효과가 있다.일반 수사의 신혼, 특히 아직 성자 경지에 이르지 못한 수사들의 원신은 아직 양신으로 탈바꿈하지 못했기에 신혼은 공격받기 매우 쉬웠다.구유이화가 신혼에 대한 억제 효과는 풍씨 가문의 천교 풍민국의 서혼정보다 더욱 뛰어났다.이태호는 천천히 제단에 올라갔고 손을 살며시 휘젓자 온몸에서 천지의 힘을 뿜어냈다.그의 온몸에 있는 세포들은 순식간에 모두 성스러운 빛을 내뿜었고 천지의 힘을 삼키고 내쉬었다.그가 손을 들자 수많은 영기는 손바닥 형태를
검은 대전 문 앞.이태호는 발걸음을 멈추고 신식을 방출해서 조심스레 탐색하였다.그는 대전 안에 해골 한 구만 있고 다른 위험한 요소를 발견하지 못하였다.아무런 잠재적 위험이 없음을 발견한 이태호는 바로 문을 밀고 들어갔다.대전 안에 자금색 줄이 있는 검은 장포를 입은 해골이 가부좌 자세로 방석에 앉아 있었다.오랜 시간이 흘러서 그런지 황금색 해골은 이미 부패되어 있었다.“성자, 성왕 경지 등 강대한 수사의 죽은 육신일지라도 세월의 침식을 이길 수 없군.”이태호는 탄식하면서 앞으로 걸어갔다.그는 신식으로 해골의 구석구석을 훑어보았다. 드디어 그의 허리춤에서 현금색의 영패를 발견했다.영패는 손바닥만 하고 정면에는 해골 머리가 새겨져 있으며 뒷면에는 웅건한 필체로 ‘유명(幽冥)’이라는 두 글자가 쓰여 있다.이에 이태호는 속으로 매우 놀랐다.‘아... 유명 성지의 사람이었군!’유명 성지는 나주의 마도 성지로써 삼만 가지의 술법이 있다고 한다.유명 성지는 나주의 황천과 함께 마도의 양대 성지로 불렸다.이 성지의 제자들은 모두 마수(魔修)이다. 천지의 영기를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요상한 사술들을 수련하였다.일반 수사들이 연시(煉尸), 연혼(煉魂) 등 사술들을 연마한 마수들을 만나면 거의 막을 수 없다고 할 수 있다.마수의 수행은 자질을 안 본다. 자질이 가장 낮은 수사라도 수천수만 명의 제자 중에서 두각을 드러내기만 하면 천교 성자로 될 수 있다.이 두 성지는 주로 이단적인 공법을 수련하고 또 제자들에 대해 방목식 관리를 진행해서 기타 지역의 수사들은 이 두 성지 출신 수사들을 배척하였다.만 년 전에 천남에서 정도 수사와 마수 간에 대전이 일어났는데 태일종은 바로 이 대전을 통해 천남 지역에 우뚝 설 수 있게 되었다.이태호는 이 해골에서 시선을 거둔 후 그 검은 그림자의 괴물이 무엇인지 뒤늦게 알았다.동부 밖에 있는 수사들의 해골을 떠올리며 그는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마도 수사들은 정말 악독하군. 수사의 신
이 해골들의 입에서 귀에 거슬리고 등골이 오싹오싹할 만 기괴망측한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낄낄낄...”적소검의 검기는 곧바로 괴물의 몸을 꿰뚫고 뒤에 있는 벽에 부딪혔다.적소검의 공격이 소용이 없는 것을 본 이태호의 안색이 굳어졌다.‘역시 수상한 곳이야!’이렇게 생각한 그는 영보 현황종을 꺼내고 머리 위로 띄우면서 방어를 진행했다.괴물들은 이태호를 본 순간 입에서 듣기 싫은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면서 이태호를 향해 몰려왔다.부패한 시신이 썩은 냄새는 공기를 따라서 이태호의 콧속으로 파고들어 그는 토할 뻔했다.기괴한 괴물들이 모여오자 이태호는 성자급 기운을 뿜어냈고 주먹을 날렸다.그의 주먹은 한순간에 태양처럼 눈부신 금빛을 발산하였다.그가 사용한 무기(武技)가 바로 대일진권(大日眞拳)이었다. 이태호가 매섭게 주먹을 날리자 공간이 산산조각으로 부서졌고 음폭을 터뜨리면서 엄청나게 강한 힘을 지니고 날아갔다.“우르릉!”대지가 뒤흔들면서 대일진권에 맞은 기괴한 괴물들은 갑자기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면서 녹아버렸다.대일진권이 효과가 있는 것을 보자 이태호는 속으로 무척 기뻤다.그는 눈앞에 있는 이 무리의 괴물들이 햇빛을 두려워한다는 것을 추측했다.자신의 대일진권은 마침 아침노을의 자주색 기운을 흡수하였고 대일진화(大日眞火)를 삼켜서 수련한 것이었다.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는 다시 주먹을 던졌다. 대일진권은 햇빛처럼 눈부시게 빛났고 온 동부의 공간을 밝게 비추었다.“으아악...”대일진권에 맞은 괴물의 검은 그림자는 극히 고통스러운 소리를 내면서 마지막에 녹아서 사라졌다.기타 괴물의 검은 그림자도 겁에 질려 바로 옆에 있는 해골 속으로 들어갔다.순식간에 거대한 해골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이태호를 향해 덤볐다.“어? 영지(靈智)가 생긴 건가?”검은 그림자가 피할 줄 아는 것을 보자 이태호는 깜짝 놀랐다.그러나 그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천지의 힘을 손에 들고 있는 적소검에 주입한 다음 해골들을 향해 달려들었다.날카로운 검빛이 번쩍이더니 예
산골짜기로 돌아온 이태호는 조광학 등의 죽음으로 조씨 가문이 아수라장이 될 줄은 몰랐다.그는 푸른색과 파란색이 섞인 독장을 지나서 조심스레 산골짜기의 깊숙한 곳으로 날아갔다.산골짜기는 아주 광활했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주변의 독장도 점점 많아졌다.산골짜기의 밑에 내려온 후 이태호는 절벽에서 1장 높은 입구를 발견했다.입구는 누가 뚫어놓은 것처럼 생겼고, 겉에는 풍화된 후 생긴 울퉁불퉁한 흔적으로 가득 찼다.이를 본 이태호는 바로 신식을 방출해서 입구를 통해 안으로 들어가서 살펴보았다.그의 신식이 수십 장 거리까지 간 후 뜻밖에 금제 진법에 가로막혔다.이태호는 눈썹을 찌푸리면서 속으로 생각했다.‘안에 뭔가 있는 것 같군.’그는 팔을 들고 영기를 운행하자 손바닥에서 주먹만 한 불덩어리가 나타났다.그러고 나서 그는 조심스레 안으로 들어가니 통로 양쪽에 여러 구의 인간 해골이 놓여 있었고 불빛 아래서 반짝 빛나고 있었다.여러 구의 해골은 산화되어 수정처럼 투명해졌다.심지어 이태호는 그중에서 온통 황금빛을 발산한 해골 두 구를 발견했다.이것은 틀림없이 성자급 수사의 해골이었다. 성자급 수사는 육신을 단련할 때 온몸의 혈액을 수은처럼 제련했고 육신을 금신무구(金身無垢)로 전환한다. 온몸의 뼈와 혈액이 범인의 영역을 벗어나 성인의 경지로 들어간 후에야 이런 특별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었다. 이태호는 뼈의 풍화 흔적을 통해 이 해골들은 적어도 수천 년 전에 생긴 것으로 추정했다.그는 감히 소홀히 하지 않고 다급히 경계 자세를 취하고 신식을 방출해서 주변을 살펴보았다.수십 걸음을 걸은 후 이태호는 한 금제 진법 앞에 도착했다. 그가 자세히 관찰하니 해제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이 금제는 이미 만년 이상 운행했기에 위력이 많이 약해졌다.순식간에 이태호는 몸에서 성자급의 내공을 뿜어내면서 손을 들고 금제를 향해 내리쳤다.“쾅!”금제가 흔들리면서 얼마 후에 영광의 조각으로 되어 흩어졌으며 어두컴컴한 동부를 드러냈다.눈앞의 동부를
“우리 조씨 가문의 가주가 고적을 찾아보다가 이 백수산맥에 상고 마수의 유적이 있고 혼돈 마수가 있다는 기록을 봤어.”조광학은 마음이 칼로 도려내듯이 아팠지만 혼돈 마수에 대해 말할 수밖에 없었다.“날 살려준다면 혼돈 마수는 바로 네 것이야!”이에 이태호는 미간을 찌푸렸다.백수산맥에 상고 마수의 유적이 있다는 사실을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구유영화가 바로 그 유적에서 탄생했으니까.그러나 혼돈 마수도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가 알고 있는 바에 의하면 혼돈 마수는 마문 성지에 있는 최고의 공법이다. 혼돈 마수를 수련해 내면 타인의 자질과 근골을 뺏을 수 있어서 지극히 난폭하고 사악한 공법이라 할 수 있다.‘보아하니 이 산골짜기의 마수 유적은 범상치 않은 것 같군...’이태호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영력을 운행하였고 적소검은 검의를 내뿜으면서 검빛으로 변해서 날아갔다.“이태호, 내가 비밀을 알려줬는데 어찌 약속을 지키지 않을 수 있어?!”검빛이 덮쳐온 것을 본 조광학은 소스라쳐 놀랐다. 그는 다급히 방어 영보를 꺼내서 검빛의 공격을 피하면서 이태호를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이태호는 귀를 후벼 파면서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살려준다고 약속한 적이 없는데?”이태호의 말에 조광학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방금 자신이 너무 황급히 말해서 이태호가 약속했는지 안 했는지 신경을 쓰지 못한 것을 인지했다.“네놈...”그는 계속 이태호와 거래하려고 했는데 곧 안색이 변했다.적소검이 어느새 그의 등 뒤로 날아왔고 날카로운 검빛은 무시무시한 위세를 지니고 등 뒤에서 그의 몸을 꿰뚫었다.그의 오장육부와 원신은 모두 공포스러운 검빛에 의해 파멸되었다.숨이 끊어진 조광학을 보고 이태호는 그제야 가볍게 손을 휘젓고 적소검을 소환했다.동시에 그는 잊지 않고 조광학의 사물 반지를 챙겼다.그가 신식으로 주변 수십 리를 훑어본 후 조씨 가문의 제자들이 누구도 탈출하지 못한 것을 확인한 후 바로 왔던 길로 돌아갔다....이와 동시에.백수산맥
“안 돼!!!”조명곤의 한이 맺힌 노성이 한순간에 딱 멈추었다.그의 몸이 산산조각으로 부서졌고 피안개로 되어 허공에서 사라졌다.이화 현황봉이 멈추지 않고 계속 떨어지면서 대지에 세게 내리쳤다.순식간에 발밑에 있는 대지는 대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쉴 새 없이 흔들렸고 갈라졌으며 수많은 골짜기를 형성하였고 갈라진 틈새로 용암과 검은 연기가 나왔다.마지막으로 조명곤이 원래 있었던 자리에 깊이를 알 수 없고 지름이 10리나 되는 큰 구덩이가 생겼다.큰 구덩이의 위에는 웅장한 불후의 신산과 같은 이화 현황봉이 우뚝 서 있다.이태호는 신식으로 조명곤의 기운이 완전히 사라진 것을 감지한 후 냉소를 머금고 이화 현황봉을 거두었다.그가 방금 조명곤과 잔소리를 많이 한 것은 조명곤과 무슨 옛정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몰래 최상급 영보 이화 현황봉을 발동하기 위해서였다.조명곤 등을 모두 떠나지 못하게 하려면 이태호는 일격에 격살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했다.이제 가장 강한 조명곤이 죽었고 나머지 조씨 가문의 제자들도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이미 수십 리 밖으로 도망친 조광학 등을 보자 이태호는 두 손으로 결인을 하면서 곧바로 추격하였다.그의 비행 속도가 지극히 빨라서 눈 깜짝할 사이에 조광학 등을 따라잡았다.점점 가까이 다가온 이태호를 보자 미친 듯이 도망치고 있는 조광학의 공포심이 극에 달하였다. 그는 체내의 정혈을 불태워서 비행 속도를 순식간에 높였다. 그는 마치 화살처럼 날아갔고 지나가는 곳마다 공기에서 음폭이 터졌다.이를 본 이태호는 코웃음을 쳤다.“정녕 도망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9급 존황 경지에 불과한 조광학이 온몸의 정혈을 다 불태워도 그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조광학과의 거리가 충분히 가까워진 것을 보자 이태호의 앞에서 맴돌던 적소검이 번쩍이더니 수십 가닥의 검빛이 허공을 가르면서 날아가서 조광학 양측에 있는 조씨 가문의 제자들을 모두 격살했다.조광학은 옆에 있는 동문 제자들이 하나둘씩 날개가 부러진 새처럼
조명곤은 말을 마치고 나서 참새처럼 깜짝 놀란 제자들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이를 악물고 단전에서 한 영보를 꺼냈다. 영보는 자금색 원환으로 눈부신 영광을 발산했고 도운이 짙으며 강한 기운과 위압을 내뿜었다.자금환(紫金環)이라는 이 영보는 조명곤의 본명 영보로서 품질은 최상급 영보 못지않았고 위력도 상급 영보 중에서 최정상 수준이었다.쐐애액.자금환은 허공을 가르고 거침없이 이태호를 향해 달려갔다.스쳐 지나가는 공간이 산산조각이 났고 천지 만물은 모두 찢어졌으며 무시무시한 기운이 천지를 변색시켰고 대지가 영보의 웅장한 기운을 감당할 수 없듯이 거미줄 같은 균열을 드러냈다.이태호는 이를 보고 눈썹을 치켜세우면서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죽음을 자초하는군!”그가 들고 있는 적소검은 빠르게 날아갔다. 마치 별똥별이 하늘에서 스쳐 지나가는 것처럼 지극히 빨랐다.“펑!”검빛이 자금환과 부딪히면서 번쩍이더니 자금환을 날려 보냈다.순식간에 하늘에 이태호와 조명곤만 남았다. 두 사람은 허공에 서서 성자 경지의 기운을 내뿜었고 두 사람의 머리카락이 휘날리게 하였다.한편, 조명곤이 일격에 이태호를 때리지 못하자 그는 자금환을 다시 잡았다. 그는 굳은 표정으로 이태호를 바라보면서 말했다.“젊은이, 전에 내가 무모하게 행동한 것을 용서해 주면 안 되겠어?”그는 시간을 최대한 끌어서 조광학 등이 안전한 곳으로 탈출한 후 가문을 향해 도움을 청하기를 바랐다. 그러면 조씨 가문에서 대능력자를 파견할 것이다.그때 되면 이태호가 아무리 강해도 순순히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한 조명곤의 눈에 감지하기 어려운 차가운 빛이 스쳐 지나갔다.“흥. 지금 사과한다고? 늦었어!”이태호는 이것은 조명곤이 조씨 가문의 기타 제자들이 가문에게 통보할 수 있도록 시간을 끌기 위한 꿍꿍이라는 것을 모를까?이태호에게 아무 말도 먹히지 않는 것을 보자 조명곤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는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다.“이보게, 넌 정말 우리 조씨 가문과 척지려는 거야? 조씨
지금 조명곤은 머리털이 쭈뼛 곤두서는 공포를 느꼈고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그와 내공의 경지가 같은 조해룡은 이태호의 일격도 받지 못하고 바로 격살되었다.조해룡의 내공은 2급 성자 초기 경지이지만 어쨌든 조씨 가문의 장로이고 또 영보의 도움이 있어서 같은 경지의 수사라도 그를 격살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수사의 경지가 높을수록 생명력도 더욱 강해지기 때문이었다.절대로 무왕이나 무황 경지의 수사처럼 썩은 나무를 꺾듯이 쉽게 격살할 수 없었다.그러나 지금 이태호가 해냈다.2급 성자 경지를 가진 조해룡이 개미처럼 쉽게 짓밟혀 죽었다.이 광경을 본 조명곤이 어찌 아연실색하고 공포에 질린 표정을 짓지 않을 수 있겠는가?조명곤이 정신을 차린 후 이태호가 맨손으로 잡은 영보를 아랑곳하지 않고 바로 영보를 폭파하려고 하였다.이 틈을 타서 그는 몸을 돌려 조광학 등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그는 소매를 뿌리치고 조광학 등을 휘감고 백수산맥의 외곽으로 도망쳤다.조명곤은 이태호가 한순간에 2급 성자 초기 경지의 수사인 조해룡을 격살할 수 있기에 자신의 실력으로 대항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일반 수사라면 2급 성자 경지의 내공을 가지고 있어도 조명곤은 막아낼 자신이 있었다.그러나 눈앞의 이태호는 일반 수사가 아니라 천남에 이름을 떨친 천교였다.천교라고 불릴 수 있는 자라면 같은 경지에서 적수가 없고 자신의 경지보다 높은 상대와 싸울 수 있었다.조명곤은 자신이 이태호를 이길 수 있는 자신이 없어서 차라리 자신의 영보를 폭파시켜서 잠시나마 조씨 가문의 제자들이 도망칠 시간을 쟁취하려고 하였다.“펑!”영보가 자폭한 순간, 이태호는 재빨리 영기를 운행하고 보호막을 만들어서 충격파를 막아냈다.그의 반응이 충분히 빨랐지만 여전히 영보가 자폭한 충격파에 의해 상처를 입었고 수십 장밖으로 날아갔다. 그의 머리는 어지러웠고 귀에 윙윙거리는 소리가 났다.그가 몸을 안정시킨 후 조명곤이 이미 조광학 등을 데리고 백수산맥 밖으로 도망쳤다는 것을 알았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