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지욱은 웃음을 흘렸다.“하하, 두 분 오해하지 마세요. 제가 오늘 남운시에 온 건 며칠 뒤 제 친구 결혼식 때문이에요. 친구 결혼식에 참석하려고 며칠 일찍 온 거예요.”거기까지 말한 뒤 연지욱은 백지연에게 웃으며 말을 건넸다.“백지연 씨, 제가 당돌했습니다. 예전에는 지연 씨와 군주님이 연인 사이인 줄 몰랐어요. 지연 씨가 귀엽고 다정해서 지연 씨와 결혼하여 백년해로할 생각이었는데, 지연 씨가 군주님과 곧 결혼할 사이라는 건 전혀 예상치 못했습니다.”바로 그때, 연지욱의 등 뒤에 서 있던 경호원이 맞장구를 치며 말했다.“맞습니다. 그날 부임식에서 백지연 씨와 군주님이 연인 사이처럼 보이지는 않았거든요. 더욱 중요한 건 그날 두 분 사이에 교류가 많지 않다 보니 다들 연인이 아닌 줄 알았어요!”이태호는 그 말을 듣고 차갑게 웃으며 설명했다.“그날은 부임식이었는데 그렇게 공식적인 자리에서 서로 끌어안고 있겠어? 체통 없이 말이야!”“그리고 우리가 연인이든 아니든 그쪽이랑 무슨 상관이지?”백지연은 연지욱을 흘겨봤다.“연지욱 씨, 전 당신 같은 사람을 좋아할 리 없어요. 제가 태호 오빠와 연인이 아니었다고 해도 전 당신을 좋아하지 않을 거예요. 알겠어요?”연지욱의 입가가 심하게 경련했다. 그는 결국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하하, 백지연 씨. 그렇게 단정 짓는 건 너무 이른 것 같군요. 백지연 씨가 절 좋아하지 않는 건 지금 지연 씨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에요. 백지연 씨가 만약 군주님과 만나지 않았더라면 절 좋아했을 수도 있죠. 그리고 지연 씨가 절 좋아하지 않는 건 절 아직 몰라서예요. 저라는 사람을 알아가면 절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잖아요?”“하하, 제가 당신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나요? 당신은 세력을 등에 업고 약자들을 괴롭히며 여색을 밝히는 사람이죠. 태호 오빠가 아니었다면 아마 당신은 수민 언니를 빼앗으려 했겠죠?”백지연은 코웃음을 쳤다. 그녀는 연지욱이 점점 더 싫어졌다.이태호 역시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연지욱, 착한
연지욱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너희 둘 말이 맞아. 이태호가 바보가 아니라면 저렇게 예쁜 미녀가 곁에 있는데 가만히 두겠어? 인제 보니 진짜 연인인 것 같네. 대장로와 나장로에게 미리 손을 쓰라고 일러야겠어.”말을 마친 뒤 연지욱은 이내 다시 씩씩거리면서 사람들을 데리고 차 안으로 돌아왔다.“백지연이 정말 이태호의 여자친구였어?”연세준은 연지욱이 흐려진 안색으로 돌아오니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연지욱은 고개를 끄덕였다.“아버지, 대장로와 나장로가 빨리 손을 쓰게 하세요. 시간을 끌면 백지연이 정말 이태호와 결혼할지도 몰라요. 전 결혼했던 여자랑 결혼하고 싶지 않아요.”“그래, 알겠어!”연세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뒤에 있던 차로 걸어가서 그 일을 대장로와 나장로에게 알렸고 그들에게 적당한 기회를 노리라고 했다. 그는 최대한 밤에, 이태호가 혼자 외출했을 때 이태호를 죽이라고 했다.이태호와 신수민, 백지연은 잠깐 쇼핑한 뒤 점심을 먹으러 갔고 다음 날 이태호는 홀로 떠났다.“가주님, 좋은 기회예요. 이태호 이 녀석이 혼자 외출했어요!”대장로와 나장로는 줄곧 몰래 이태호의 뒤를 밟고 있었다. 이태호가 외출하자 그들은 곧바로 연세준에게 연락했다.“그래요? 하하, 잘됐네요. 두 분이 알아서 적당한 기회를 틈타세요.”연세준은 그 말을 듣고 기뻐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대장로와 나장로에게서 다시 전화가 왔다.“어떻게 됐어요?”연세준은 조금 긴장한 상태로 전화를 받자마자 곧바로 물었다.“가주님, 이 녀석 방주시로 향했어요. 뒤를 밟다 보니 공항으로 향하더라고요. 그런데 조사를 해보니 이태호가 방주시로 가는 티켓을 샀어요. 비행기는 이미 떴어요.”전화 건너편에서 연씨 가문의 대장로가 곧바로 보고했다.“좋은 기회네요. 정말 너무 좋은 기회예요.”이태호가 홀로 방주시로 향했다는 걸 안 연세준은 더욱더 흥분됐다.“그러면 두 분도 지금 당장 방주시로 향하세요. 지금 이태호는 혼자니까 사람이 없는 곳에서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이세요. 아무
대장로는 말을 마친 뒤 전화를 끊었다.이때 이태호는 이미 비행기에 탄 상태였다.그리고 이태호의 곁에는 섹시한 차림의 미녀가 앉아 있었다.이태호는 여자의 곁에 앉은 뒤 할 일이 없어 눈을 감고 잠시 쉬었다. 그런데 그가 눈을 감자마자 흰색 정장을 입은 부잣집 도련님이 이태호의 앞에 섰다.“어이, 이 자리는 내게 양보해!”그 남자는 이태호가 눈을 감고 있자 발로 이태호를 툭 건드리며 말했다.“내가 2000만 원 줄게, 어때?”이태호는 눈을 뜬 뒤 그를 힐끗 보았다. 그 남자는 말라 보였고 키는 크지 않았으며 고개를 살짝 쳐들고 있어 조금 거만해 보였다.그런데 이태호가 입을 열기도 전에 옆에 있던 미녀가 이태호에게 말했다.“양보하지 말아요. 내가 4000만 원 줄게요!”부잣집 도련님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하 사장, 우리가 비행기에서 마주친 건 인연이에요. 난 단지 하 사장 곁에 잠깐 앉고 싶을 뿐인데 그것도 안 돼요?”그 부잣집 도련님과 이태호 곁에 앉은 하 사장이란 사람은 아는 사이인 듯했다. 어쩌면 남자가 하 사장이라는 여자를 좋아하는 걸지도 몰랐다.하여울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미안하지만 난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랑 앉고 싶지 않거든요. 그리고 여정훈 씨, 내가 몇 번이나 얘기했죠. 당신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라고, 알겠어요?”하여울의 목소리가 작지 않았던 탓에 옆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그 소리를 듣고 그들 쪽으로 시선을 던졌다. 여정훈은 체면을 구겼다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얼굴이 화끈거렸다.“자식, 내게 자리 양보해. 내가 6000만 원 줄게. 어때?”여정훈은 이를 악물고 더욱 높은 가격을 불렀다.“양보하지 마세요. 제가 8000만 원 드릴게요!”하여울은 여정훈이 곁에 앉기를 바라지 않는 건지 더욱 높은 가격을 불렀다.이태호는 웃지도 울지도 못했다. 자리 하나일 뿐인데 두 사람은 서로 값을 부르기 시작했다.“2억 줄게!”여정훈은 화가 난 건지 2억을 불렀다.하여울은 기가 막혀서 여정훈에게 말했다.“여정훈 씨
여정훈의 입가가 심하게 떨렸다. 그는 하여울이 자신과 더는 자리를 다투지 않는데 이태호가 거절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이 자식, 무려 2억이야. 잘 생각해 둬!”여정훈은 안색이 어두워져서 이태호에게 말했다.“그리고 난 겨우 자리 하나를 바꾸기 위해 2억을 줄 수 있어. 그게 뭘 의미하는지 알고 있겠지?”여정훈은 내키지 않는지 이태호를 협박하기 시작했다.하지만 미녀 하여울이 그곳에 있었고 여정훈은 자신의 신사적인 모습을 보여주려고 부하들을 불러 이태호를 혼내줄 수 없었다.이태호를 바라보는 하여울의 눈빛에 경악이 더해졌다. 이태호가 2억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점이 그녀를 놀라게 했다.이태호는 덤덤히 웃으며 말했다.“난 그게 뭘 뜻하는지 모르겠는데? 어쨌든 이건 내 자리고 난 여기에 앉을 생각이야. 난 누구에게서도 돈을 받을 생각이 없다고, 알겠어?”“간이 크네. 두고 보자고!”여정훈은 주먹을 말아쥐고 이태호를 죽어라 노려보다가 돌아서서 비행기 뒤쪽,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하하, 여정훈이 누군지 알아요?”옆에 있던 하여울은 처음으로 옆에 있던 젊은이에게 호기심이 생겨 그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이태호는 웃으며 말했다.“누군지가 중요한가요? 조금 전에 나한테 다가와서 정중하게 얘기했었더라면 동의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저렇게 거만하게 굴면서 건방을 떨고, 또 나한테 발길질까지 했는데 내가 왜 자리를 양보해야 하죠?”“하하!”하여울은 이태호의 말에 웃음이 터져서 그에게 말했다.“저 사람이 말썽을 일으킬까 두렵지 않아요? 여정훈은 방주시 삼류 가문의 도련님이에요. 방주시 같은 곳에서 세가의 도련님이라고 불리는데, 가문의 실력이 어떨지 예상이 가지 않나요?”이태호는 웃으며 말했다.“괜찮아요. 감히 날 때린다면 나도 어쩔 수 없이 반격할 거니까요.”“그렇게 말하는 걸 보니 본인 실력에 자신이 있나 보네요?”하여울은 다시 웃었다.“물론이죠.”이태호는 웃으며 말했다.뒤에 앉아있던 여정훈은 일어나서 앞을 바라봤다. 안 봤다면 몰랐
스튜어디스는 상황을 확인한 뒤 곧바로 동료에게 부탁해 그 사실을 기장에게 알리도록 하고 다급히 물었다.“이 비행기에 의사 선생님 계시는가요?”이태호는 그 말을 듣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성큼성큼 다가갔다. 그가 말했다.“제가 의삽니다. 제가 살펴볼게요.”“하하, 내 2억을 거절하길래 어느 부잣집 도련님이길래 돈이 부족하지 않은가 했더니, 가난한 의사였네.”여정훈은 구경하러 왔다가 이태호의 말을 듣고 차갑게 코웃음 쳤다.여정훈은 자신의 추측이 맞다고 생각했다. 그는 이태호가 미녀 회장 하여울에게 작업을 걸 생각이라 그 2억을 거절한 것이라 생각했다. 하씨 집안에 딸이라고는 한 명뿐이라 하여울과 결혼한다면 평생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을 테니 말이다.“잘 됐어요. 의사 선생님, 무슨 병에 걸렸는지 알 수 있나요?”스튜어디스는 조금 안도했다.그러나 이태호는 대답하지 않고 우선 아이를 안아 바닥에 눕힌 다음 아이의 머리를 한쪽으로 기울였다.바로 그때 아이가 흰 거품을 토하기 시작했다.여정훈은 그 모습을 보더니 팔짱을 끼며 말했다.“얼굴이 퍼렇고 흰 거품을 뱉는 걸 보니 딱 봐도 중독이네요. 뭐 잘못 먹은 거 아니에요? 난 의사는 아니지만 아이 증상을 보니 비행기가 착륙할 때까지 버티지 못할 것 같네요.”“뭐라고요? 중독이요? 이걸 어쩌지? 재현아, 너 어쩌다가 중독된 거야?”중년 여성은 여정훈의 말을 듣고 너무 놀란 나머지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아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이태호는 고개를 돌려 흐려진 얼굴로 여정훈을 바라봤다.“아무것도 모르면 옆에서 헛소리하지 말지. 이 아이는 간질을 앓고 있는 것뿐이니까!”말을 마친 뒤 이태호는 아이 어머니에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작은 일이에요. 제가 지금 당장 치료해 드릴게요.”“정말요? 감사합니다, 의사 선생님. 혹시 어느 병원의 의사 선생님이신가요? 비행기에서 내리면 병원에 찾아가서 얘기 드릴게요.”중년 여성은 이태호의 말을 듣자 바짝 긴장했다가 한숨 돌렸다.여정훈은 이태호의
아니나 다를까, 여정훈의 말을 들은 중년 여인은 깜짝 놀랐다. 이태호가 아들의 머리에 은침을 꽂으려 하자, 그녀는 놀라서 이태호의 손을 잡고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저기요, 정말 의사세요? 자신이 있어요?”“이 사람도 참, 의사 면허증도 없이 병을 고치려는 데다 은침으로 찌르려 하다니. 허허, 이런 건 또 처음 보네. 이것으로 몇 번 찌른다고 낫겠어요?”한 뚱뚱한 부잣집 여자가 옆에서 하는 말에 다른 사람들도 따라서 수군거리기 시작하자, 그 아이의 어머니는 더욱 자신이 없었다.옆에 있던 여정훈은 팔짱을 끼고 의기양양한 얼굴로 이태호에게 협박했다.“이봐, 잘 생각해 봐, 은침을 꽂고 이 아이가 죽게 되면 나는 비행기에서 내릴 때 경호원에게 당신을 죽이라고 할 거야, 알겠어? 난 말이야, 의리가 많아서 사기꾼을 가장 싫어하거든.”여정훈은 기분이 좋았다. 이것은 분명 이태호가 그에게 기회를 주고 있는 것이다. 그는 간질이 은침으로 아무렇게나 몇 번 찌른다고 고칠 수 있다는 것을 믿지 않았다.“어머님, 저를 믿으세요!”이태호는 진지한 얼굴로 그 중년 여인을 바라보며 말했다.중년 여인은 그제야 손을 놓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뒤에 있는 재벌 2세의 말이 있으니 이태호가 자신이 없으면 침을 놓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게다가, 비행기가 착륙하려면 적어도 두 시간은 더 있어야 하는데, 지금으로서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이태호는 그녀가 허락하자 그제야 은침을 꺼내 아이의 혈을 찌르기 시작했다.시간이 조금씩 흘렀다. 마침내 아이의 얼굴에 혈색이 돌더니 천천히 눈을 뜨며 상황은 호전되기 시작했다.잠시 후, 이태호는 은침을 모두 거두어들이고 나서 웃으면서 말했다.“깨어났네요.”“재현아, 괜찮아? 아직도 괴로워?”아이가 일어서는 걸 본 중년 여인은 감격에 겨워 아들을 안고 물었다.“엄마, 전 괜찮아요!”재현이는 생긋 웃으며 엄마의 머리카락을 만졌다.“재현아, 잘했어. 이 아저씨에게 고맙다고 인사해. 방금 이 아저씨가 널 구했어.”중년 여인은 아들을 끌어
여정훈이 버럭 소리를 지르자 경호원 네 명이 달려들어 이태호를 에워쌌다.이태호는 돌아서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여정훈을 바라보며 말했다.“여정훈 도련님, 무슨 일로 나를 찾는 거지? 벌써 비행기에서 내렸는데, 설마 2억을 주려고 쫓아온 건 아닐 테고?”여정훈은 입꼬리를 씰룩이더니 그제야 이태호를 향해 말했다.“자식. 아직 덜 깬 거야? 방금 하여울 아가씨 앞에서 체면을 구겼는데 왜 2억을 주겠어? 꿈 꾸는 거야?”말을 마친 여정훈은 잠시 뜸을 들이다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하지만, 난 널 한바탕 혼내 줄 수는 있어. 너의 그 의술이 너 자신을 치료할 수 있는지 한 번 봐야지. 하하!”“자식, 미안하지만 우리 도련님에게 미움을 사면 이런 꼴이 되는 거야!”경호원 중 7급 기사의 내공을 지닌 한 사람이 기분 나쁘게 웃으며 말했다.그들의 눈에는 이태호가 평범한 사람이었는데 내공이 있더라도 그들만큼 대단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이 자식은 얼굴이 낯선데, 방주시에서 그들이 미움을 사면 안 되는 그런 가문의 자제일 리가 없다고 판단했다.그뿐만 아니라 이태호의 옆에 경호원이 없으므로 이태호는 돈도 없고 힘도 없는 놈이니 그들에게 괴롭힘을 당해도 마땅하다고 생각했다.“휴, 내 미움을 사도 편하지는 않을 텐데.”이태호는 기사 내공을 지닌 경호원 네 명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그래? 그럼 네가 무슨 능력이 있는지 좀 보자!”7급 기사의 내공을 수련한 경호원이 주먹을 쥐자 그 위에 영기가 솟구쳐 올랐다. 그는 그런 주먹으로 이태호를 향해 힘껏 내리쳤다.“흥, 너 따위가?”이태호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더니, 직접 주먹으로 상대방과 맞닥뜨렸다.곧, 상대방은 바로 날아가서 땅에 세게 떨어졌고, 피를 토하더니 얼굴빛도 순식간에 창백해졌다.“덤벼, 셋 다 같이 덤벼!”여정훈은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다른 세 명의 경호원을 향해 소리쳤다.안타깝게도, 그 세 경호원은 내공은 낮지 않지만 겨우 기사에 불과했고, 이태호의 눈에는 개미처럼 보잘것없었다.‘턱
“내가 호의당을 왜 찾든 상관하지 마, 어쨌든 그들을 찾을 일이 있어서 그래.”이태호가 담담하게 웃으며 말하자 여정훈이 잠시 고민하다가 대답했다.“물론 호의당을 알고 있어. 용서해 준다면 지금 당장 호의당으로 안내해주지.”“그래? 그럼 더 좋고!”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상대방을 향해 말했다.여정훈은 식은땀을 닦고 나서 경호원들을 일으켜 세우는 척 다가갔다.“너희들 많이 다쳤어?”경호원을 일으키고 난 여정훈이 조용히 물었다.“도련님, 저 자식은 매우 강해요, 무왕 정도로 보이는데 적어도 일급 무왕일 거예요.”그중 한 사람이 말하자 다른 한 경호원도 말을 보탰다.“도련님, 호의당을 아세요? 저는 왜 들어본 적이 없죠? 방주시가 크고 세력도 많지만 호의당은 별로 들어본 적이 없으니 아마 작은 세력일 거예요.”여정훈은 멀지 않은 곳에 서서 한가롭게 담배를 피우고 있는 이태호를 돌아보며 다시 목소리를 낮추었다.“내가 어떻게 알아, 너희들 바보 아니야? 내가 지금 저 자식에게 거짓말한 거잖아. 잠시 후 우리는 차를 몰고 바로 우리 여씨 가문으로 갈 거야. 저 자식이 여씨 가문에 도착하면 우리 구역에 들어온 거니, 나는 그 자식이 용이라 하더라도 꽈리를 틀고 있게 만들 거야.”경호원들은 그 말을 듣고 서로 눈빛을 마주치며 기뻐했다. 그들은 모두 두들겨 맞았다. 상처가 그리 심하지 않아 며칠 후에 회복될 수 있을 정도였지만, 이 분을 삼킬 수 없었다.“거기서 뭘 수군거리고 있어? 이제 가도 되겠어?”이태호는 여정훈과 경호원들을 향해 말했다.그러자 여정훈이 웃으며 대답했다.“물론 가도 되지. 참, 이봐, 당신 이름이 뭐지? 우리도 이 정도면 아는 사이라 할 수 있는 거 아닌가?”상대방의 웃는 모습을 보고, 이태호는 쌀쌀하게 웃다가 담담하게 대답했다.“나는 이태호다.”“이태호, 괜찮은 이름이군, 패기 넘치네.”여정훈은 웃으며 또 이태호에게 물었다.“이태호 씨, 궁금해서 그러는데 방금 비행기에 서 2억까지 제시했으니, 자리를 양보하기만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