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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8화

이 말을 들은 이태호는 미간을 좁혔다.

“어릴 때부터 알았다고? 그럼 육명준이 어린 나이에 벌써 너희 종문 제자로 될 자격을 갖췄다는 거야?”

그러자 백정연이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건 아니고, 아빠가 밖에서 데려왔어요. 오지에 보물 찾으러 갔었는데, 길에서 마침 육명준 일가가 누구한테 죽임을 당하는 걸 목격하고 육명준을 구했대요. 그때 12살밖에 안 됐는데, 불쌍하기도 하고 신체적 소질도 괜찮은 거 같아서 산에 데리고 왔어요. 그러니까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낸 셈이죠.”

염설아가 듣더니 매우 분에 겨워했다.

“뭐예요, 그럼 백 종주님이 그 자식 생명의 은인이라는 거잖아요. 그것도 모자라 재워주고 입혀주고 먹여줘서 오늘의 무황 내공을 가진 고수까지 만들어놨는데, 배신을 했다는 거네요? 와, 그거 완전 쓰레기네요. 고작 호법에서 장로가 되기 위해 그랬단 말이에요?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라더니, 배은망덕한 놈이네요, 그놈.”

한참 잠자코 있던 백지연이 이때 염설아에게 설명을 보탰다.

“그 이유뿐만은 아닐 거예요. 주로는 그가 정연이를 좋아해서 그랬을 거예요. 사랑 끝에 원한을 품은 거죠.”

그제야 염설아는 깨달았다. 그런 사정이 있을 줄 몰랐던 그녀는 짧게 탄식하며 말했다.

“흐음... 그래도 사람 감정이라는 게 억지부린다고 되는 일도 아니고, 너무 어리석었어요. 게다가 상대가 우리 스승님처럼 대단한 실력을 갖춘 사람이면 부끄러워서라도 저절로 물러나야지, 안 그래요?”

신수민도 생각을 얘기했다.

“가끔 그런 사람들이 있어. 자기가 가지지 못하는 건 다른 사람한테도 빼앗기기 싫어하는. 그래서 풍월종을 배신한 거겠지. 하지만 그도 태호 씨가 3급 존자의 내공에 도달했다는 건 몰랐을 거야. 장로들이 고급 3급 단약으로 내공을 끌어올렸을 거라는 건 더 상상도 못 했을 거고.”

이러한 토론 속에서 백정연은 씁쓸하게 웃으며 끝내 입을 열었다.

“됐어요, 이제 그 자식 얘기는 그만 해요. 나도 그냥 좀 뜻밖이라서 놀랐을 뿐이에요. 우리 이제 열심히 구경이나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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