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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7화

백서웅의 말을 듣고 이태호는 어떤 반응을 해야 할지 몰라 헛웃음만 나왔다. 아직 하급 4급 단약의 정제를 시작도 안 했는데, 장인 어르신은 벌써부터 그에게 있지도 않은 단약이 탐나는 모양이다. 이태호는 싱글벙글 웃으며 대답했다.

“염려 마세요. 장인 어르신을 제가 빼먹을까 봐요? 그때 되면 최소 열 알은 드리죠. 하하!”

백서웅은 눈알이 튀어나올 만큼 눈을 크게 뜨고 번쩍였다. 목소리까지 격앙되었다.

“뭐라고? 너 네가 한 말 잊으면 안 된다. 아니, 어디 지장이라도 찍어놔야 하는 거 아니야?”

백정연은 아빠의 호들갑이 못마땅하다는 듯이 눈꺼풀을 까뒤집었다.

“아빠, 너무 욕심부리는 거 아니에요? 오빠가 아직 정제를 시작도 안 했는데 왜 벌써 그래요? 고급 3급에서 4급에 오르기가 어디 쉬운 가요, 높은 등급을 돌파하는 일인데? 아마 일반 사람들은 평생 가도 안 될걸요? 오빠가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지만, 그래도 그리 급할 건 없잖아요.”

백서웅도 너무 앞서갔다는 것을 느낀 건지 겸연쩍게 웃었다.

“나도 급해하는 건 아니고, 그저 미리 말해두는 거지. 암튼, 난 이 사위한테 자신 있어. 얼마 안 가서 하급 4급을 돌파해 4급 연단사가 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아.”

그 말에 이태호는 유쾌한 듯 하하 웃었다.

“장인 어르신 말씀대로 되었으면 좋겠네요. 저도 빨리 돌파하고 싶습니다.”

그러자 백정연이 한마디 거들었다.

“오빠가 빨리 돌파하게 아빠도 연단에 쓰일 만한 하급 4급 영초들을 많이 가져다줘요.”

백서웅은 가슴을 툭툭 두드리며 자신감 있게 말했다.

“반드시 그래야지. 있으면 내가 다 줄 거야. 내일이면 바로 제자들한테 임무를 내려서 하급 4급 영초를 찾는 사람한테는 큰 포상을 주겠다고 할 참이었다.”

다들 듣고 기쁜 마음으로 크게 웃었다. 어제 백정연이 이태호를 데려오기 전까지 마음을 졸였던 그들이었다. 단풍종에 꼼짝없이 당해서 멸문의 위기가 닥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에 숨이 턱턱 막혔는데, 이제는 마음에 무거운 돌덩어리 대신 즐거움만 들어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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