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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이동휘와 설예빈은 줄곧 앓는 소리를 내면서 빌었지만 조원섭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호텔에 있는 사람들은 조원섭이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 알고 있었기에 신고도 못 하고 옆에서 보기만 했다.

동기들도 조원섭이 상대하기 쉬운 사람이 아니라고 추측되어 두 사람이 맞는 걸 그냥 눈 뜨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설예빈처럼 오만방자하고 어디 가서든 잘난 척밖에 할 줄 모르는 사람을 동정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녀가 먼저 싸움을 일으키지 않았더라면 지금처럼 맞을 일도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조원섭은 이동휘와 설예빈이 상처투성이가 되도록 두들겨 맞은 걸 보고서야 부하들한테 물러서라고 손짓했다.

동기들은 설예빈의 비참한 모습을 보고 저도 모르게 측은지심이 생겨났다.

최진란은 두 사람의 뺨을 후려갈겼다.

“아까 그 기세는 어디 갔어? 계속해 봐!”

최진란은 계속 두 사람의 뺨을 치면서 씩씩거리며 말했다.

“언니, 제가 잘못했어요. 한 번만 봐주세요.”

설예빈은 최진란을 향해 두 손을 싹싹 비벼가면서 빌었다.

그녀는 동기들 앞에서 잘난 척 한번 해보려다가 이런 봉변을 당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진짜 누님이 원섭이 형 사람이라는 걸 몰랐어요. 알았더라면 제가 무슨 담으로 누님을 때렸겠어요. 오해에요, 다 오해라고요. 제발 용서해 주세요, 네?”

이동휘는 땅에 꿇어앉아 손발이 닳도록 빌었다.

그는 설예빈이 뼈에 사무치도록 미워 났다.

‘저년이 사고를 치지만 않았어도 내가 이런 꼴을 당하지는 않았을 거야!’

아쉽게도 최진란은 손을 멈추지 않았다.

“짝짝짝!”

한 번 두 번...최진란은 쉬임없이 두 사람의 뺨을 내리쳤다. 하지만 이동휘와 설예빈은 아무런 반항도 못 하고 묵묵히 맞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다들 조원섭과 최진란이 화풀이를 다 하고 곧 떠날 거라고 생각하면서 안도하던 그때, 조원섭이 방 안에 있는 사람들을 둘러보더니 신수아와 장서윤을 보고 다시 입을 열었다.

“저 두 여자 데리고 가!”

그 말을 들은 신수아와 장서윤은 너무 놀란 마음에 선 자리에 경직되어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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