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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1화

“네가 오해한 거야. 널 배신해서 나한테 좋을 일이 뭐가 있어? 예전에 이미 얘기가 다 됐었잖아.”

차성호의 매서운 추궁에도 차국동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말했다.

“조급한 네 마음은 이해해. 하지만 기다린 세월이 있는데 며칠을 더 못 기다려? 내가 이 나이에 슬하에 자식도 없는데 어차피 내가 가진 건 전부 네가 물려받을 거잖아.”

차성호는 음침한 눈빛으로 차국동을 노려보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냉랭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걸 아시면 됐어요. 둘째 삼촌, 제가 감히 충고 한 말씀 드리자면 이상한 생각하지 않으시는 게 좋을 거예요. 제가 비록 영감한테 내쳐져서 폐인이 된 신세지만 제가 데려온 사람들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아요. 차씨 가문은 조용한 걸 좋아하잖아요? 정말 의견이 맞지 않아 서로 대립하게 된다면 저도 가족을 다치게 하고 싶지도 않고요.”

차국동은 그를 잠시 바라보다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너는 무슨 말을 그렇게 하냐. 그래도 가족인데 왜 싸울 생각부터 해.”

그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다시 말했다.

“하지만 약속한 시간이 곧 다가오니 사람들을 설득할 만한 증거를 내놓아야 하지 않겠니. 어르신들이야 집안일에 거의 간섭하지 않는다만 어쨌든 형식적인 절차라도 필요하잖아.”

“그건 둘째 삼촌께서 대답한 일이니까 둘째 삼촌이 해결하셔야죠.”

차성호는 차국동을 도울 마음이 전혀 없다는 듯이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한 가문의 수장 노릇이 그렇게 쉬운 줄 알았어요?”

말을 마친 그는 뒤돌아서 방을 나갔다.

“휴….”

차국동은 뭔가 더 할 얘기가 있는 듯했지만 차성호는 이미 방을 나선 뒤였다.

그는 씁쓸한 눈빛으로 텅 빈 문가를 바라보았다.

차국동의 저택을 나온 차성호는 바로 차를 운전해 어딘가로 향했다. 만나야 할 사람이 있었다.

물론 차국동 몰래 만나야 할 사람이었다. 밖에서 방랑 생활을 오래하다 보니 히든카드를 무조건 쥐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차국동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지도 않았다.

차는 황폐한 길을 질주했다. 이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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