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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2화

노형원은 예의 바른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 상대가 텃세를 부릴 거라 이미 예상했기 때문이었다.

그를 힐끗 바라본 차성호는 노형원의 얼굴에 담배 연기를 내뿜었다.

담배 연기를 정통으로 맞은 노형원은 기침을 하며 뒤로 한걸음 물러섰다. 귓가에 오만하고 여유 넘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신이었어?”

연신 기침을 한 노형원은 힘겹게 고개를 돌리고 말했다.

“네, 접니다! 차 선생님은 제가 온 게 별로 마음에 안 드시나 보죠? 그렇다면 제가 가진 것도 흥미가 없겠네요. 실례 많았습니다. 그럼 저는 먼저 가볼게요.”

말을 마친 노형원이 뒤돌아서려는 순간.

“거기 서!”

차성호의 불쾌한 목소리가 등 뒤에서 울렸다. 차성호는 상대가 일부러 밀당을 한다고 생각해서 불쾌했지만 노형원이 미련 없이 돌아서서 차에 시동을 걸자 재빨리 안전벨트를 풀고 차에서 내렸다.

그는 성큼성큼 다가가서 노형원의 차를 가로막고 소리쳤다.

“멈춰!”

끼익!

급브레이크를 밟는 소리와 함께 차가 멈춰서자 차를 가로막고 있던 차성호가 살짝 비틀거렸다.

차성호는 잔뜩 똥 씹은 표정으로 운전석의 노형원을 쏘아보았다.

노형원이 냉소를 머금고 물었다.

“다른 볼일이라도 있으신 겁니까?”

“나랑 거래를 하러 왔으면 허세 그만 부리고 내려서 이야기하지!”

차성호가 불쾌한 얼굴로 말했다.

그러자 노형원이 대수롭지 않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제가 먼저 성의를 보였는데 차 선생님께서 제 성의를 거절하셨잖아요. 서로 볼 일도 없는 것 같아서 가보려고 했습니다만. 지금 어떻게든 확실한 증거를 잡아서 가문의 대권을 차지하려는 사람은 제가 아니라 차 선생님이잖습니까?”

차성호는 노형원을 뚫어지게 쏘아보며 차갑게 물었다.

“지금 나 협박하는 거야?”

“협박까지는 아니고 그냥 충고 한 말씀 드리자면 어차피 거래를 하러 나온 이상 우리는 평등한 관계라는 겁니다. 하지만 차 선생님은 오히려 저한테 허세를 부린다고 모함하셨죠. 저는 차 선생님한테 그에 맞는 예의를 취했으니 차 선생님께서도 저한테 최소한의 존중은 보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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