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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3화

“소은이 그 계집애랑 사귄 적 있다는 소문은 들었네. 소은이 그 계집애한테 한 방 먹었다면서?”

차성호는 여유만만한 얼굴로 노형원을 아래위로 훑더니 말했다.

아무런 사전 조사도 없이 무작정 이곳에 온 건 아니었다. 노형원에 관해 필요한 정보는 이미 조사를 끝낸 뒤였다.

하지만 노형원과 윤씨 가문의 관계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었다. 노형원이 윤씨 가문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일한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그가 어떻게 그 많은 빚을 탕감하고 재기에 성공했는지는 알지 못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차성호의 관심 밖이었다. 그가 관심 있는 건 노형원이 진짜 자신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자인지 정도였다.

“해외에 오래 머무셨다고 들었는데 국내 소식도 빠삭하시네요.”

노형원이 낮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차성호의 자칫 무례한 발언에도 전혀 기분 나쁜 티를 내지 않았다.

“맞아요. 제가 오늘의 위치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조카분 덕분이죠. 솔직히 사건 사고가 없었으면 차 선생님께 외삼촌이라고 불렀을 수도 있겠네요.”

차성호가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나한테 도움을 주면 앞으로 진짜 가족이 될 수도 있겠지.”

그 말은 노형원이 실질적인 도움만 준다면 앞으로 한소은과 다시 만날 수 있게 돕겠다는 뜻이었다.

노형원이 실소를 터뜨리며 말했다.

“아니요. 오해하셨습니다. 그런 뜻으로 드린 말씀은 아니었어요. 한소은에게 복수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제가 원하는 건 그게 아닙니다. 이번에는 차 선생님이 원하는 걸 이룰 수 있게 전력으로 돕겠습니다. 제가 회사에서 뒷배도 없고 인맥도 좁은 편이라 권력을 잡기 조금 힘드네요. 앞으로 차 선생님께서 저에게 필요한 도움을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아예 대윤 그룹을 집어삼킬 생각인가?”

차성호가 당황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노형원이 야심가인 줄은 어렴풋이 눈치채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욕심이 많은 자일 줄은 몰랐다.

‘배포가 큰 녀석이네!’

대윤 그룹은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대기업이다. 그가 알아본 바로 노형원은 소형 프로젝트의 담당자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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