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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7화

그 둘은 한소은 일행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하고 흩어져서 각자 갈 길을 갔다.

한소은은 멍한 표정으로 그들이 떠난 텅 빈 공터를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주먹에 힘이 들어가고 어깨가 가늘게 떨렸다.

김서진은 그녀의 어깨를 꽉 감싸 안으며 위로하듯 말했다.

“소은 씨가 당했던 거 천천히 되갚아 주면 돼요!”

관망대에서 내려오자 언제 돌아온 건지 서한도 차에 돌아와서 대기하고 있었다. 그들이 차에 오르자 서한이 말했다.

“대표님, 지시하신 일은 잘 처리했습니다.”

“그래.”

김서진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한소은은 그 지시한 일이란 것이 뭔지 생각할 여유도 없이 자신만의 생각에 사로잡혔다.

그들이 향초로 일을 벌인다면 그녀가 반박하지 못할 그럴싸한 증거를 내밀 것이다. 아마 레시피와 제작 방법 모든 면에서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완벽한 모조품을 내놓을 게 분명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가짜는 가짜, 허점은 분명 있을 것이다.

“환아 소성 지사에 조향 재료와 설비가 있나요?”

그녀가 물었다.

핸드폰으로 자료를 검색하던 김서진은 그녀의 질문에 잠시 멈칫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있긴 있죠. 하지만 설립한지 얼마 되지 않은 회사라 강성처럼 설비가 구전하지는 않아요.”

“그렇게 구전할 필요는 없어요! 지금 그쪽으로 갈 수 있을까요?”

“가능하긴 한데 시간이 충분하겠어요?”

그녀가 뭘 하려는지는 모르지만 아마 차성호의 주장을 반박할 무언가를 만드는 일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충분해요.”

한소은은 자신 있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시간을 확인했다.

“이미 나왔는데 일은 하고 가야죠. 돌아가서 사람들을 실망시킬 필요는 없잖아요.”

그녀의 자신감 넘치는 표정에 김서진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서한에게 눈짓했다.

“네, 대표님!”

서한은 바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차를 돌려 환아 소성 지사로 향했다.

거처로 돌아간 차성호는 자신의 방으로 가서 방문을 걸어 잠그고 커튼을 쳤다. 그러고는 컴퓨터 앞에 마주 앉아 USB를 꽂고 기대에 찬 표정으로 양손을 비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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