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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6화

한소은은 그 사람이 움직이자 저도 모르게 목을 움츠렸다.

“이 거리에서는 상대가 우리를 볼 수 없어요.”

침착하게 자리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김서진이 웃으며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한소은은 그를 힐끗 보고는 뾰로통한 말투로 말했다.

“이렇게 먼 곳에서 무슨 연극을 구경해요? 제 시력을 시험하는 것도 아니고!”

김서진의 얼굴에서 미소가 짙어지더니 그녀에게 무언가를 건넸다.

“인간의 시력은 한계가 있지만 인간은 도구를 쓸 수 있잖아요.”

고개를 숙여 보니 고배율 망원경이었다. 이미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준비해 온 것이 틀림없었다!

한소은은 왜 진작 얘기하지 않았는지 투덜거릴 틈도 없이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망원경을 집어 들었다.

고배율 망원경을 사용하니 상대의 얼굴까지 똑똑히 보였다. 상대를 알아본 한소은이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노형원?”

‘저 인간이 왜 소성에 왔지? 실종된 거 아니었나?’

하지만 나중에 도착한 차량에서는 사람이 내리지 않아 얼굴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한소은이 온갖 생각을 하는 사이, 드디어 그 사람이 차에서 내렸다.

둘은 싸우는 건지 표정이 좋지 않았다. 한소은도 둘의 얼굴을 똑똑히 알아보았다.

차성호!

김서진이 말했던 대로 재미난 연극이 아닐 수 없었다!

직접 두 눈으로 보지 않았다면 이 두 사람이 은밀히 만났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웠을 것이다.

“차성호는 나한테 죄를 뒤집어씌우기 위해 노형원과 손을 잡으려는 거죠? 나한테 복수하려고?”

한소은은 충격에 빠진 표정으로 중얼거리다가 이내 말을 바꾸었다.

“아니! 만약 차씨 가문을 차지하려는 게 목적이라면 노형원에게는 차성호를 도울 능력이 없어요.”

“무슨 목적으로 둘이 손을 잡았는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둘이 접선했다는 사실을 안다는 것만으로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되겠죠.”

담담하게 말을 마친 김서진은 그녀의 손에서 망원경을 건네받아 멀리 내다보고는 다시 말했다.

“내 예상이 맞다면 아마 소은 씨가 만든 향초에 독이 들었다고 주장할 것 같아요.”

“레시피를 안다고 해도 똑같이 만들어낼 수는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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