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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8화

임상언은 이전처럼 큰 소리로 화를 내거나 감정에 치우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오히려 걱정스러울 만큼 침착해 보였다.

“미안해요.”

소은은 그저 이 한 마디만 겨우 내뱉을 수 있었다.

“하...”

임상언은 깊은 곳에서 끌어낸 듯한 한숨을 내쉬더니, 말없이 등을 돌려 집 안으로 들어갔다. 말 한마디, 욕 한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그 짧은 한숨이 소은의 가슴을 아프게 찔렀다.

서진이 소은의 어깨를 감싸며 부드럽게 말했다.

“이건 은이 씨 잘못이 아니에요.”

소은은 그를 바라보며 약간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도 알고 있었다, 이 일이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 떨쳐내기 힘든 죄책감이 느껴졌다.

집 안에 들어오자마자 묘한 정적이 감돌았다.

오랜만의 재회에도 불구하고 기쁨의 소리도, 끊임없는 대화도 없었다. 오히려 분위기는 고요하고, 무거웠다.

“소은 씨, 드디어 자유를 되찾았군요. 축하해요.”

갑자기 임상언이 입을 열어 정적을 깨뜨렸다.

“고마워요.”

소은은 미소를 지어 보이려 했지만, 그 웃음은 어색하게 맺혔다.

“어떻게 나올 수 있었던 거죠? 혹시 Y국 놈들이 당신을 풀어준 건가요?”

임상언이 물었다.

사실, 모두가 궁금했던 질문이었다. 다들 흥분해서 아직 물어보지 못하고 있었는데, 임상언이 먼저 묻자 다른 사람들도 숨죽여 대답을 기다렸다.

“로사 왕자가 도와줬어요.”

소은은 차분히 대답하며 모두의 시선을 마주쳤다.

“로사가?”

원철수가 놀란 눈으로 물었다.

“네.”

소은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동안의 경과를 간략히 설명했다.

“정말 상상도 못했네. 여왕이 그렇게 고집스러울 줄은 몰랐는데, 여전히 자신의 생각을 바꾸지 않으시다니.”

원철수가 고개를 저으며 감탄하듯 말했다. 이에 원청현이 코웃음을 치며 맞장구쳤다.

“그래, 그럴 줄 알았어.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더 고집스러워지기 마련이야. 여왕이 오래 해온 일은 꼭 끝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거든.”

대화는 다시 침묵 속으로 빠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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