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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5화

주효정은 메시지 창에 가득한 긴 문장을 보자마자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녀는 더이상 메시지를 읽고 싶지 않았다.

위로 스크롤하며 유해나가 보낸 말을 하나하나 읽을 필요조차 느끼지 못했다.

가장 최근의 메시지만 눈으로 훑었다.

어제 유해나가 보낸 메시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효정아, 정말 보고 싶어. 왜 아직도 돌아오지 않니? 집도, 모든 것도 사라졌지만, 네가 돌아오기만 하면 엄마는 언제까지라도 기다릴 거야.]

주효정은 입꼬리를 삐죽거리며 메시지를 닫아버렸다. 그녀는 짜증과 함께 묘한 감정이 스쳤다.

사실 주효영은 늘 유해나의 관심을 원했었다. 어릴 적부터 따뜻한 말을 기대했지만, 그 기대는 한 번도 충족되지 않았다.

주효영이 아무리 기쁜 소식을 전해도 유해나의 관심은 언제나 딴 데로 향했다. 그리고 그 관심의 대상은 늘 진가연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주효정은 침묵에 익숙해졌다. 어차피 유해나가 신경 쓰지 않는다면, 자신도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점차, 주효영은 어떤 것도 나눌 필요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렇게 그녀는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지냈고, 이제는 그 삶에 익숙해졌다.

그런데 이제 와서 유해나가 모성애를 갑자기 터뜨리며 다가오다니, 이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잃어버린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이 그녀의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다.

주효정은 마음이 불편해졌고, 휴대폰을 내팽개치듯 던져버렸다. 그리고 다시 실험에 몰두했다.

실험만이 주효영에게 즐거움과 성취감을 안겨주었다. 그녀는 누구의 기다림도, 그리움도 필요 없었다. 오직 성공만이 필요했다.

성공만이 주효영의 이름을 세상에 알리고, 사람들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 것이다.

실험실은 다시 고요해졌다.

주효정의 실험과 액체가 떨어지는 소리만이 공간을 가득 채웠다. 책상 위에 놓인 휴대폰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한편, 김씨 집안에는 몇 명의 남자들이 다시 테이블에 둘러앉아 있었다.

그들 앞에는 한 대의 장치가 놓여 있었고, 방 안의 공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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