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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0 화

한소은은 창문을 부수고 나가려고 시도도 했었다. 하지만 창문에 금도 나지 않았다.

밖에 지키고 있는 경호원도 그녀가 이 창문을 부술 수 없다는 걸 아는지 방에서 아무리 소리가 크게 나도 한번도 들여다 보지 않았다.

온갖 방법을 다 생각해 나가려 애썼지만 모두 헛수고였다.

다행히 방안에는 시계가 있어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정도는 알 수 있었다.

사실 처음에 한소은은 이렇게 조급하지 않았다. 상대방이 먼저 찾아올 거라 확신해 잠자코 기다리려 했지만 벌써 3일이 지났는데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

배 속의 아이들이 불안했는지 태동이 심해진 것 말고는 3일 동안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었다.

방을 나갈 수 없으니 한소은은 방안에서만 활동할 수밖에 없었다. 몸이 점점 무거워지니 행동도 전보다 많이 느려졌다. 만약 이런 시기에 놈들과 싸우게 된다면 이길 자신이 없었다.

“당신들 보스를 만나게 해줘.”

한소은은 문 앞을 지키고 있는 경호원들에게 말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그녀의 말을 듣지 못한 듯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심지어 그녀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다. 이건 한소은이 진작 예상했던 일이다.

보스의 지시를 받은 게 확실했다.

“보스를 만나게 해줘.”

한소은은 한 손으로 배를 부여잡고 미간을 잔뜩 찡그리며 말을 이어갔다.

“아기가 태어날 것 같아.”

말을 마치고 그녀는 문에 몸을 기댔다.

쌍둥이를 임신했기 때문에 산처럼 부푼 배를 끌어잡고 제자리에서 고통스러워했다.

이때가 되어서야, 로봇과도 같았던 경호들이 마침내 고개를 돌려 그녀를 한 번 쓱 바라보았다.

한소은의 얼굴은 창백했고 이마에는 굵은 땀방울이 맺혔다. 고통을 꾹 참고 있는 것처럼보였다.

그 고통스러운 표정은 연기를 하는 것 같지 않았다.

만약 한소은에게 정말 무슨 일이 생긴다면, 그들도 목숨을 부지하지 못할 것이다.

두 사람은 재빨리 서로 눈짓을 주고받았다.

한 사람은 여기에 남고 다른 한 사람은 빠른 걸음으로 보스에게 이 상황을 전하러 떠났다.

사실 한소은도 그들이 어떤 연락 방식으로 서로와 연락할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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