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993화

사실 이것들은 모두 한소은의 추측일 뿐이었다. 이 사람들이 하는 일은 정말 갈피를 잡지 못하게 했고 무엇을 하려는 건지 예측조차 할 수 없게 했다.

이 점에 대해선 임상언이 한 말이 틀리지 않았다. 이 조직의 배후 세력은 그들이 생각한 것처럼 그렇게 간단하지 않았고 그들이 쉽게 손댈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대항하기 어렵고 적이 너무 강하다고 해서 손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반항과 몸부림을 포기하고 이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결코 한소은의 성격이 아니다. 개미가 아무리 작아도 힘을 합치면 둑을 무너뜨릴 수 있다.

알렉스는 손가락으로 지팡이를 탁탁 치며 고개를 비스듬히 돌려 한소은을 바라보았다. 그러면서 조금도 급하지 않은지 입을 꾹 다물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순간, 한소은은 자신이 너무 조급했던 것은 아닌지, 후회되었다.

원래, 그녀는 이렇게 조급해하지 말았어야 했었다.

다만 3일간의 감금 같은 생활은 한소은의 인내심을 점점 잃게 했고, 평소의 냉정함을 잃게 했다.

게다가 하루하루가 지나면서 외부에 대한 소식은 조금도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초조하고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한소은은 입술을 오므리고 더 이상 따져 묻지 않았다.

대신 앞의 탁자 위에 놓인 컵을 들고 물을 한 모금 마셨다.

두 사람은 침묵했다.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마치 누가 더 오래 버틸 수 있는지 겨루어 보는 것 같았다.

그렇게 십여 분이 더 지나서야 알렉스는 지팡이를 잡고 있던 손을 풀고, 몸을 자연스럽게 뒤로 기댄 채 천천히 입을 열었다.

“한소은 씨, 사실 저는 당신과 오래전부터 약속을 잡았었어요. 다만 당신이 약속을 미루고 또 미루었죠. 그러니 당신이 여기에서 이틀을 더 기다린 것도 공평한 셈이에요.”

한소은은 뭔가 이상하다 싶어 눈썹을 찌푸렸다. 그녀는 알렉스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듯했다.

만약 그녀의 기억이 맞다면 이것은 그들의 첫 만남이다.

그녀는 알렉스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했다.

편한 자세로 소파에 앉아 웃는 듯 마는 듯 옅은 미소를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