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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9 화

김서진의 차는 곧 진씨 저택의 입구에 도착했다. 굳게 닫힌 대문을 보며 김서진은 침울하게 한숨을 쉬었다. 그는 오랫동안 차에서 내리지 않았다.

그는 차 안에 앉아 손가락으로 창문을 탁탁 쳤다. 마치 무언가를 기다리는 것처럼 보였다.

이윽고 휴대폰이 두 번 울렸다. 문자를 확인한 김서진은 손으로 휴대폰 화면을 가볍게 터치했다. 그는 여전히 골똘히 생각에 잠긴 듯했다.

임상언은 겉으로는 주효영의 말에 승낙했지만, 결코 그녀에 대해 완전히 경계심을 내려놓지는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럴 수 없었다.

주효영의 교활함에 대해 그도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가 자신에게 경계심을 내려놓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

모두 서로를 이용하는 관계에 지나지 않았다.

다만, 주효영이 말하는 비장의 카드가 무엇인지, 왜 그렇게 자신만만할 수 있는지 궁금했다.

임상언은 그게 ‘보스’의 시험 품이라는 말을 믿지 않았다.

이틀 동안 정보를 수집하고 연구소를 안정시키는 것 외에 임상언은 주효영을 미행했다. 그녀가 도대체 무얼 하려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아무런 단서도 정보도 얻지 못했다. 그제서야 임상언은 주효영의 수단이 얼마나 악랄한지를 알게 되었다.

이틀 동안 주효영은 실험실에 가는 것 말고는 밀실로 들어가 ‘보스’를 괴롭혔다.

비록 그녀를 따라가지 않아 그 장면을 직접 볼 수 없었지만, 그 안에서 흘러나오는 비명만 들어도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유한성의 비명은 등골에 소름이 돋게 했다. 어떤 장면이었는지 상상하기조차 어려웠다.

물론, 그는 유한성을 절대 동정하지 않았다. 심지어 그때도 그를 심하게 때린 적이 있었다.

그러나 단지 때리기만 했을 뿐, 결코 그를 괴롭히지 않았다. 사람을 괴롭히는 일은 도저히 할 수 없었다.

주효영은 달랐다. 그는 주효영이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어떻게 살아있는 사람을 실험용으로 사용하는지 직접 본 적이 있었다.

그녀의 눈에 유한성은 아마 실험용 동물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에게 있어서 그 누구든 이용할만한 가치만 있을 뿐이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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