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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4화

한소은은 더 이상 이런 무의미한 잡담에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사실 마음속으로는 대충 짐작이 갔다.

그러나 짐작은 짐작일 뿐 아직 확답을 받지 못했으니, 그건 정확한 사실이 아니었다.

알렉스는 가볍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사실, 전 당신의 총명함과 재능을 높이 평가해요. 다만 너무 아쉬워요.”

그는 고개를 저으며 무슨 말이 생각난 듯 말했다.

“그래도 너무 아쉽지는 않아요. 당신은 더 큰 역할을 발휘할 수 있을 거예요. 한소은 씨, 나중에 당신이 세상을 위해 얼마나 큰 공헌을 했는지 알게 될 거예요. 이것에 대해 자랑스럽다고 생각하셔야 해요. 모든 사람이 이런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거든요.”

알렉스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아직 모르지만, 한소은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녀는 알렉스를 비웃으며 말했다.

“그렇게 자랑스러운 일이라면, 이 기회를 당신에게 양보할게요. 당신이 완성하는 건 어때요? 제 생각에 당신이 더욱 자랑스럽다 느낄 것 같은데.”

그녀가 이렇게 말해도 알렉스는 감정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고 오히려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만약 제가 그럴 수만 있다면 더없이 제 자신이 자랑스럽다 느꼈을 거예요. 하지만 아쉽게도 전 조건에 부합되지 않죠. 그러니 그러고 싶어도 전 할 수 없어요. 한소은 씨, 당신은 하늘의 선택을 받은 사람이에요. 하늘이 당신을 우리에게 보내 이 영광스러운 사명을 다하게 한 거라고요.”

알렉스의 모습에 한소은은 문득 소름이 돋았다. 마치 어떤 신앙을 향한 경건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 마치 신앙에 온몸과 마음을 다 바친 신도 같기도 했다.

한소은은 순간 모든 일이, 그녀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끔찍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당신들 도대체 정체가 뭐예요? 무슨 신도 같은 거예요?”

한소은은 그의 말을 듣고 그들이 하는 일이 종교와 어떠한 연관이 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알렉스의 반응은 세뇌당한 신도 같아 보였다.

“신도?”

알렉스는 한소은의 말이 재밌다는 듯 옅게 미소를 짓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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