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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9화

원청현은 다시 혼수상태에 빠졌다.

이틀 전처럼 깊은 잠에 빠져 깨어나지 않았다.

원철수는 원청현이 잠든 사이 그의 맥박을 짚어보았다. 맥박은 여전히 약했다. 하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적어도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원철수의 마음은 복잡했고 괴로웠다. 여기서 이렇게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다가도 아픈 사람들을 내버려두고 떠날 수도 없었다.

여기서 원철수만이 아픈 사람들을 돌볼 수 있다. 만약 그가 떠난다면 원청현, 김준, 그리고 가사도우미들의 상태를 봐줄 사람이 없게 된다.

잠시 생각한 후, 원철수는 벌떡 일어서서 발코니로 가서 아래층을 내려다보았다.

큰 정원은 마치 쥐 죽은 듯 고요했다. 전에는 생기발랄한 나무와 꽃들로 가득했는데 지금은 온통 회색 세상으로 뒤덮여 있는 것 같았다.

가사 도우미들은 모두 각자 방에서 쉬고 있었고 그가 정원을 지나갈 때는 간간이 기침 소리와 가벼운 신음 소리가 들렸다.

그들은 자신이 어떤 병을 앓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그저 모두가 독감에 걸린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원청현이 밖으로 나가지 말라고 지시를 내렸기 때문에 어디 가지 않고 정원에 남아 자기의 방에만 있었다.

원래부터 이 정원 밖으로 나가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외진 곳이기도 했고 음식 또한 정기적으로 공급하는 업체가 있었다.

게다가 사람들이 하나 둘 씩 아프기 시작하면서부터 김서진의 사람들이 밖에서 지키고 있고 생필품을 정기적으로 가져오기 때문에 생활에 아무런 지장은 없었다.

짧은 시간 동안 이런 폐쇄된 환경에서 지내는 건 괜찮았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 아무도 견딜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이 바이러스가 어떻게 변이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원철수는 몸을 돌려 원청현을 한번 쓱 보았다. 그래도 편안한 모습으로 잠에 든 것 같아 조금 마음이 놓였다.

원철수는 조심스럽게 방문을 닫고 정원으로 향했다. 정원에는 온통 한약 냄새로 가득했다.

무슨 바이러스인지는 모르지만, 마냥 손 놓고 지켜볼 수만은 없었기 때문에 원철수는 되는 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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