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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9화

원철수는 고개를 들어 길게 탄식하며 웃었다. 자신의 어리석음에 웃었고 자신의 천진함에 웃었고 또 자신의 잘난 척에 웃었다.

잠시 웃다가 손가락으로 그 병을 쥐고 막힌 뚜껑을 열고 다가가 가볍게 냄새를 맡았다.

가슴속에 스며드는 맛, 은은하고 그윽한 향기, 조급하던 마음도 좀 안정된 것 같이 그렇게 초조하지 않다. 이것은 그의 실험 성과이지만 자신의 몸에 쓰일 줄은 몰랐다.

심신을 안정시키고 정신을 평온하게 하고 통증도 많이 나아졌지만 다른 작용은 없었다. 그래도 그는 늘 이 오일을 물을 대신해서 마실 수 없었다!

다시 뚜껑을 덮자 그의 눈속의 빛이 조금씩 암담해졌다.

바로 이때 문이 다시 열렸지만, 하이힐 소리는 아니었다. 일부러 가벼운 발걸음을 하며 재빨리 그의 곁으로 다가왔다.

원철수는 등을 벽에 바짝 붙이고 실눈을 떴지만 잘 보이지 않았다.

“누구야?!”

“쉿!”

빠른 걸음으로 그의 앞에 도착하자 원철수는 그제야 똑똑히 보았다.

“이 교수님?”

“철수야, 배고프지? 내가 너에게 먹을 것과 물을 좀 가져왔어. 너 먼저 좀 먹어.”

이 교수는 낮은 소리로 말하면서 빵 한 조각과 물 한 병을 꺼내 그에게 건넸다.

“교수님?”

분명히 목이 말라죽을 지경인데, 지금은 감히 마시지 못하고 의심스럽게 그를 바라봤다. 필경, 그도 그 사람들과도 한패이니 말이다.

“저는…….”

그의 염려를 알아차리고 이 교수는 어쩔 수 없는 한숨을 내쉬더니,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고 뚜껑을 열고 스스로 먼저 물을 한 모금 마시고 그에게 건넸다.

“자!”

그의 의사 표현을 보고 원철수도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았다. 정말 너무 갈증이 나서 병을 받아 들고 고개를 젖혀 꿀꺽꿀꺽 마셨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물 한 병이 바닥을 드러냈고, 그의 말라서 불이 날것 같던 목은 마침내 좀 좋아졌지만 여전히 갈증이 났다.

하지만, 이 물 한 병으로 그의 불편함을 완화시켰고 몸도 약간의 힘을 되찾았다.

“좀 먹어.”

또 그에게 빵 하나를 건넸고 원철수는 이번에는 더 이상 의심 없이 게걸스럽게 뜯어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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