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소은은 그가 오랫동안, 이 저택을 떠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오늘은 정말 예외였다.그녀는 차를 세우고 안전벨트를 풀고 내리려고 했지만 원 어르신이 손을 흔들며 말했다."그대로 차를 안으로 몰고 들어가! 밖은 아직 위험해!"그러자 한소은이 할 말을 잃었다."할아버지, 이제 안전해요. 악당들이 도망갔어요."김준은 엄마가 전투에서 이겼다는 사실에 흥분한 채 차 문밖을 내다보았다."좋아, 일단 들어가서 얘기해!"원 어르신은 한소은의 차가 부서진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차가 이렇게까지 손상된 것은 당시의 상황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려주는 것 같았다. 자기 사람들이 제시간에 도착하지 않거나 이 소녀가 무술을 할 줄 몰랐다면, 반응이 그렇게 빠르지 않았다면 그 결과는 상상할 수 없었다.집 안으로 들어온 원 어르신은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그는 김준을 잡고 위아래로 조심스럽게 단 한 곳도 상처가 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다치지 않았으면 다행이야, 무섭지 않았어?"김준은 작은 고개를 흔들며 대답했다."아니요!”"아이고, 이 꼬맹아. 네가 뭘 안다고! 이 늙은이 간 떨어 질뻔했다!"그러면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는 시늉을 했다.아이는 노인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방긋 웃음을 지었다."할아버지는 겁쟁이야!""그래, 그래, 할아버지는 겁쟁이야! 너희 두 사람은 대담해. 어떤 사람을 건드렸길래 총까지 나오는 거야?!" 이렇게 말하면서 그는 한소은을 바라보며 물었다."어떤 사람들인지 짐작 가는 게 있어??"옆에서 차를 마시던 한소은은 고개를 살며시 흔들었다.바로 전에의 상황을 주의 깊게 검토했지만 상황이 너무 이상하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한동안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어쨌든 간에 이 나라에서 총을 들고 누군가를 공격할 수 있는 사람은 결코 쉽게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내가 보기엔, 이 문제는 경찰에 신고해야 해!"원 어르신은 격분하여 말했다. 방금 너무 긴장해서 경찰에 신고하는 것조차 잊어버
원 어르신의 말에 뭔가 수상한 낌새를 느낀 한소은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원철수?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아무것도 아니야, 그놈은 아주 잘 지내고 있어! 이제 대가리가 컸다고 내 전화를 다 끊지 뭐니! 그것도 모자라서 전원까지 꺼놓고. 배짱이 있다면 다시는 내게 찾아오지 말라지!”원 어르신은 이 말을 하면서도 화가 나서 두 뺨이 분노로 부풀어 올랐다.김준은 작은 두 손으로 튀어나온 원 어르신의 뺨을 꼬집고 찌르며 재미있다고 깔깔거렸다."이봐, 꼬맹아! 어떻게 네 엄마처럼 무정할 수 있어?! 넌 방금 삶과 죽음을 겪었는데 어찌 무서워하는 법도 모르는 거야? 아이고…… 내 수염 뽑지 마!"원 어르신은 끙끙거리며 아이와 싸웠다.그러나 한소은은 막연하게 어딘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원철수는 그래도 한동안 함께 일했었기에 그에게 매우 익숙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조금은 안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이다.다른 사람이라면 괜찮을 텐데, 원철수는 원 어르신에게 복종하고 순종적이어서 그가 주도적으로 전화를 끊었을 리가 없다. 그건 말이 안 되었다. 게다가 아직 전원이 꺼져 있다."사부, 원철수가 왜 전화를 끊었나요. 두 사람 혹시 싸웠어요?"그녀는 잠시 생각한 후 원 어르신에게 물었다."싸우긴! 지난번에는 화를 내며 우리 집을 나간 후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어! 나는 너희의 연구소에 하던 실험이 큰 문제라고 생각했지. 그래서 원철수 그놈에게 연구소에 이용당하지 말라고 말했어! 하지만 내가 전화했을 때 그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어! 이게 대가리가 굵어져서 말 안 듣는 게 아니면 뭐야?"그는 말할수록 화가 났고, 원철수를 붙잡아 세게 때리고 싶었다."아무런 말도 안 했다고요? 그럼, 사부는 뭐라고 했어요?"한소은은 점점 더 이상하단 느낌이 들었다. 이건 분명 정상이 아니었다."뭐라고 말하지도 않았어!"원 어르신은 계속해서 화를 내며 투덜거렸다."내가 어떻게 그놈에게 먼저 말 걸겠어? 당연히 그가 먼저 자신이 틀렸
“그놈이 어디 감히!"원 어르신은 무의식적으로 중얼거렸다.하지만 그 말을 한 후 한소은을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졌다. 원 어르신도 실제로 뭔가 잘못되었다고 느꼈다.처음에는 분노에 휩싸여 원철수 이놈이 감히 자신의 전화를 끊고 전화의 전원까지 끈 것에 대해 많이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방금 한소은의 설명을 듣고 갑자기 일이 이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걸 느꼈다."그럼……."원 어르신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물었다."왜 그랬을까?""원철수 부모님께 전화해서 지난 이틀 동안 그가 왜 휴대전화를 꺼놓았는지 물어보셨나요?"한소은이 물었다.그러자 원 어르신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아니, 아니. 전화는 무슨! 벌써 몇 년 동안 서로 연락하지 않고 살았는데 그런 걸 왜 물어봐! 나와 상관없는 일이야. 그놈이 전화를 껐으면 그럴만한 일이 있겠지. 나야 조용하고 좋지!”"아니, 정말 사고를 당했거나 무슨 일이 일어났으면요? 몰랐으면 그만이지만 알 수 있었는데도 모른 척척 할 거에요?? 그럼, 양심에 찔리지 않으세요?”그녀가 너무 예민한 것이 아니라 최근에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났기 때문에 이런저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게다가 방금 그런 일까지 당하고 나니 모든 일이 기괴했고, 서로 피할 수 없는 연관성이 있는 것 같았다."그게……"망설이던 원 어르신은 여전히 큰 소리로 말했다."양심에 찔리기는! 나랑 무슨 상관이야. 내가 해친 것도 아닌데.""정말 맘 편히 잘 지낼 수 있다면 마음대로 해요. 마음 따로 말 따로 하는 게 아니었으면 좋겠네요!"한소은은 고개를 끄덕이며 김준을 데리고 방을 고르러 갔다."김준, 가서 방을 둘러보고 너한테 맞는 방을 고르자!""아니고, 나는 ……."원 어르신은 반항하며 소리를 지르려고 했지만 두 사람이 그를 무시하며 어느 방이 더 좋고 편한지 토론하는 것을 보았다.‘내가 정말 못살아!’이 두 모자는 방금전까지 신분이 불명확한 사람에게 쫓기고 있던 사람이 아닌 듯 너무도 평온한 모습이었다.그러나 원 어르신은
원 어르신에게 난데없는 꾸지람을 받은 원철수의 아버지가 입을 열었다."아마도 연구소에서 실험 중일 거예요. 실험하는 동안 휴대전화를 꺼놓을 수도 있는 거죠."생각에 잠긴 그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혹시 철수가 무슨 잘못을 했나요?"원 어르신이 그다지 기쁘지 않다는 걸 알아들은 원계명은 더욱 조심스럽게 물었다."실험한다고? 실험을 얼마나 오래 한 거지? 아니…… 네 아들인데 아들에게 연락도 안 해봤어?"원 어르신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투덜거렸다.원계명은 부드러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아니, 둘째 삼촌, 그런 게 아니에요! 철수는 항상 독단적이고 자기의 생각이 있어요. 어떤 면에서 보면 당신과 닮았어요. 일을 할 때는 매우 집중하죠. 전에 전화한 적도 있었는데 실험 중이거나 밖에 있을 때는 시간이 없어서 돌아오지 못한다고 했어요. 시간이 나면 먼저 연락하겠죠.""우리 부부는 벌써 철수의 이런 일상에 익숙해져서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주동적으로 전화를 걸지 않아요."원 어르신이 화나고 불안한 말투를 들으며 원계명은 이어서 말했다."그러면 이렇게 해요. 제가 대신 전할 말이 있나요? 아니면 철수가 돌아오면 바로 둘째 삼촌 집으로 가서 사죄하라고 할까요?""사죄하긴 무슨, 내가 언제 그놈이 잘못했다고 했어?"원 어르신은 언짢은 말투로 말했다."됐어, 너희들에게 물어본 내가 바보지! 너희는 부모라는 사람이 어떻게 자기 아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거야!”"둘째 삼촌, 철수는 다 컸어요. 어린애가 아니라 성인이에요. 너무 많이 통제하는 것은 좋지 않아요!"원계명은 상냥한 목소리로 천천히 설명했다."알았어, 알았어. 더 이상 너희들과 얘기하는 건 그냥 시간 낭비야!"그렇게 말한 후 원 어르신은 퉁명스럽게 전화를 끊었다.난데없이 원 어르신에게 혼난 원계명은 휴대전화를 보며 힘없이 고개를 저었다.그제야 옆에 있던 원 부인이 감히 소리 내 그에게 물었다."둘째 삼촌?""응."원계명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웬일이래? 그 양반이 철수
원계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지금으로서는 그럴 수밖에!"반면에 원 어르신은 전화를 끊고 더욱 화가 나 씩씩거렸다.그는 이 전화를 걸지 말았어야 했다고 후회했다.‘이 두 멍청이에게 묻지 말았어야 했는데!’얼마 지나지 않아 한소은은 김준의 손을 잡고 안쪽에서 걸어 나왔다.두 사람은 화가 나서 씩씩거리는 원 어르신을 바라보며 이런 반응일 거라는 것 예상이라도 한 것처럼 웃으며 그에게 말했다."연락이 되지 않았나요?""엄마 아빠라는 사람들이 뭐 하는 건지! 자기 아들이 며칠 동안 집에 안 들어오는데도 전혀 걱정하지 않으니, 정말 매정한 건 지 아버지랑 똑같아! "원 어르신은 그의 친형도 함께 꾸짖으며 투덜거렸다."원철수가 며칠째 집에 안 들어왔다고요?"한소은은 단번에 말의 요점을 발견하고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아챘다."그래."원 어르신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래도 어린 김준의 모습을 보면서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그는 빙그레 웃으며 다시 김준을 품에 안기 위해 몸을 웅크렸다."원철수가 며칠 동안 집에 들어가지 않았는데 그의 부모님은 걱정하지 않나요?""걱정하기는 무슨!"원 어르신은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두 사람은 흔한 일이라며 다 큰 사람을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말했어. 됐어! 제 부모도 신경 쓰지 않는데 내가 뭐라고 신경 쓰는지, 원!"원 어르신은 원철수가 연구소에서 하는 실험이기 때문에 그가 아무리 연락이 되지 않아도 그냥 내버려 두기로 했다.그러나 한소은은 조금 의문이 생겼다.연구소에서의 실험은 실제로 매우 바쁘고 집중력이 필요했다.다른 일에 신경 쓸 수 있는 겨를이 없어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이 자주 있는 일이지만 그래도 실험을 멈출 시간이 있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결과를 관찰하고 기다릴 시간이 있으니 분명 핸드폰을 확인 할 것이다.며칠 동안 전화를 켜지 않고, 집에 들어가지도 않고, 누구에게도 연락하지 않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원철수 전화로 다시 전화해 보세요."곰곰이 생각한 후 한소은이 말했다.
바로 이때 한소은의 휴대전화가 울렸다.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잠시 침묵하다 한소은이 걸려 온 전화번호를 확인했다.그녀에게 전화를 건 사람은 바로 이 교수였다. 그것을 확인한 두 사람은 깜짝 놀랐다.방금 연구소에 이상한 점이 있다고 언급했는데 이때 이 교수의 전화가 걸려 왔다. 한소은이 연구소를 떠난 이후로 두 사람은 더 이상 연락하지 않았다. 그녀가 연구소를 떠날 때 데이터를 파괴해 서로 좋지 않게 끝이 났다.‘이 교수가 지금 전화를 건 것은 무슨 일일까?’그 생각과 함께 한소은은 통화 버튼을 누르고 입을 열었다."이 교수님.""한소은 씨, 시간 있어요? 직접 만나서 얘기할 게 있어요!"이 교수의 목소리는 낮았고 조금의 소음도 함께 들렸다. 아마 연구소에서 전화를 건 게 아닐 것이다."언제요?"한소은도 낮은 목소리로 되물었다."지금 시간 있나요?"한소은은 이 교수가 이렇게 서두를 줄 몰랐다.게다가 지금 바로 직접 만나서 얘기하자는 것이니 상황이 생각한 것만큼 간단하지 않은 것 같다."무슨 일인데요?"곰곰이 생각한 후 한소은이 물었다."그게……."망설이던 이 교수는 뭔가 말하기 어려운 것이 있는 듯 말을 얼버무렸다."직접 만나서 말해요. 전화로는 설명하기 어려워요. 연구소…… 그 실험에 대한 일이에요. 당신이 도와주셨으면 좋겠어요!"그가 애원하듯 말하자 한소은은 얼른 대답했다."알았어요, 장소만 알려주세요, 바로 갈게요."원 어르신이 필사적으로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드는 것을 완전히 무시하고 그녀는 직설적으로 말했다."당신 집에서 만나요. 지금 운전해서 가고 있으니 오래 걸리지 않을 거예요."그러면서 이 교수는 한마디 덧붙였다."아무 데도 가지 말고 집에서 기다려요. 알았죠?""하지만 난 지금 집이 아니에요."약간 놀란 한소은은 무의식적으로 원 어르신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벌써 출발했나요? 지금 서둘러 돌아갈게요. 우리 집에 도착하는 데 얼마나 걸리나요? 최대한 빨리 갈게요!""알았어요. 내가 먼저 도착하면
“사부 인제 그만 해요! 나 정말 가봐야 해요. 바쁘다고요!"이 교수가 아직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에 한소은은 서둘러 돌아가야 했다.그녀는 머릿속의 의문을 풀기 위해 조금도 기다릴 수 없었다.한소은은 이 교수가 이번에 찾아와서 말하고자 하는 것이 원철수에게 일어난 일과 연구실의 비밀과 분명히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그 생각과 함께 그녀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졌다."아니, 차키! 차키 들고 가라고!"원 어르신은 손에 든 물건을 흔들며 한소은에게 소리쳤다."네 차가 저렇게 망가졌는데 어떻게 운전할 수 있어! 내 차 가져가!”자동차 열쇠를 받은 한소은은 감동이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사부님……""됐어! 어서 가! 이 고집불통 계집애야! 어쨌든 지금 네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으면 돼! 네가 얼마나 대단하든, 얼마나 잘 싸우든 넌 이제 엄마라는 걸 잊지 마!! 준이든 네 배 속에 있는 아이든 엄마가 없이는 안 되니까! 내가 키워줄 거란 생각은 조금도 하지 말란 말이야!”원 어르신은 모질게 말했지만, 그녀에 대한 걱정은 조금도 숨길 수 없었다."걱정하지 마세요, 머리카락 한 올도 안 떨어지고 돌아올게요!"한소은은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는듯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은 듯 가볍게 농담을 던졌다."늙은 나한테만 이런 말을 하지!"원 어르신은 근엄한 얼굴로 버럭 소리 질렀다."어서 가!"이제 그녀가 지겨운 듯 손을 흔들었지만, 그의 눈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한소은이 원 어르신의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사고 없이 평화롭고 순조로웠다.추락한 곳을 지날 때 일부러 속도를 늦추고 두 번 더 살펴봤는데, 전문가가 청소한 것처럼 잔해와 브레이크 자국 등 현장의 흔적들이 놀라울 정도로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다.정말 기괴한 일이다!이건 절대로 고속도로 관리자나 경찰이 나서서 청소한 건 아니다. 지나가는 마을 사람들이 자국들을 모두 정리했을 리도 없다. 그렇다는 건 자기를 해치려는 사람이 살인 시도의 흔적을 지웠다는 것이다.‘
한소은은 재빨리 대학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결국에는 한발 늦었다.그녀가 도착했을 때 이 교수는 사망 판정을 받았고,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다.이 교수의 얼굴은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고 얼굴은 너덜너덜해졌지만, 원래의 모습을 알아볼 수 있었다.그는 눈을 지그시 감은 채 더 이상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고, 더 이상 그녀와 실험 데이터를 두고 실랑이를 할 수 없었다."이 교수님 ……"한소은의 목소리는 약간 떨렸고 살짝 떨리는 손을 내밀었다."이분 가족이십니까?"의사가 하얀 천을 천천히 그의 얼굴 위로 끌어당기며 물었다.한소은은 고개를 저으며 문득 물었다."이분 가족은 아직 안 왔나요?""핸드폰이 없어서 연락이 안 되는데 이분 가족과 아는 사이세요? 연락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겠어요?"의사는 환자를 구하느라 바빴다. 이 교수의 몸에서 운전 면허증 말고는 가족에게 연락할 수 있는 것을 찾을 수 없었다. 드디어 이 교수를 아는 사람을 만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녀에게 물었다."저는 그의 가족을 몰라요."한소은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이 교수의 가족을 모른다고 대답했다. 그녀는 단 한 번도 이 교수의 가족을 만난 적 없었다.그녀는 주로 실험하기 위해 연구소에 왔고, 이 교수의 가족에 대해 알아본 적이 없었다. 게다가 그녀는 다른 사람의 가족과 사생활에 관해 물어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지금 의사가 그의 가족에게 연락하는 걸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누구에게 연락해야 할지 몰랐다.응급실에서 나오면서 한소은은 조금 전까지 자신과 통화하던 이 교수가 이제 다시는 눈을 뜰 수 없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금 혼란스러웠다.인간의 생명은 정말 연약하다. 언제 사고가 일어날지 모른다.우연…… 정말 우연일까?"이성 씨를 아세요?"경찰이 책과 펜을 들고 다가와 한소은을 바라보며 물었다.한소은은 피곤한 눈을 들며 경찰의 물음에 대답했다."알아요.""그 사람과는 어떤 관계입니까?"경찰이 다시 물었다."동료……라고, 해두죠."한 연구실에서 한동안 함께